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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정책소통단] "어렵게 내야 하는 평가 왜곡의 현실...교사들, "변별 중심 평가에서 성취 중심 평가로"

작성자김수영1|작성시간26.06.13|조회수50 목록 댓글 0
지난 5월 27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교사정책소통단의 5월 정기 모임이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모임에서는 ▲왜곡된 교육-평가의 정상화를 주제로 현장 교사들의 경험과 인식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구본창 소장, “변별로 왜곡된 평가, 교육과정의 목표 성취수준 스스로 부정해”


먼저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구본창 정책대안연구소장은, 수능의 상대평가 변별경쟁으로 인해 모의고사, 고교 내신 전반이 심하게 왜곡되어, 성취기준 달성보다 문제풀이 위주의 교육에 갇히고, 교육과정을 이해해도 각종 시험에서 40-50점을 받게 되는 구조에 대해 지적하였습니다.


비록 각종 시험의 목적‧기능이 다르다고는 하나, 교육 당국에서 주관, 관리하는 시험들은 모두 똑같이 국가 교육과정의 목표 성취수준을 기준으로 시행되는 시험들입니다. 따라서 같은 학생의 성취수준은 시험 간에 대체로 일관되게 나타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그러나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분석에 따르면, 교육 당국이 시행하는 주요 평가 가운데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는 교육과정 성취기준 중심으로 출제되는 반면, 일부 학교에서의 내신 평가 전국연합학력평가, 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 수능시험은 변별력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교육과정의 취지와 수준을 넘어서는 고난도 문항이 상당수 포함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에 따르면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에서 최고 수준인 4수준은 “교육과정 성취기준의 거의 모든 부분을 이해하고 수행하는 수준”입니다. 즉, 4수준 학생들은 교육과정이 요구하는 학습 목표를 충분히 달성한 학생들로 볼 수 있고, 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전체 학생들의 30% 정도가 4수준에 해당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학생들조차 변별 중심으로 운영되는 내신과 수능 등 각종 평가에서는 중하위 등급인 4~6등급 수준의 성적을 받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교육과정 성취 여부보다 학생 간 서열화와 변별이 우선되는 현실을 보여주며, 국가의 평가 체제가 국가 교육과정이 제시한 성취 기준을 스스로 부정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드러냅니다.


고교 교사들, “문제인 줄 알면서도, 고난도 변별 출제 압력 느껴”


한 중학교 교사는 이에 대해, 수능의 난이도가 “잠재적 교육과정”처럼 흐르며, 수능이 이 정도로 고난도니까 대비하려면 고1 때 이 정도는 해 둬야 된다든지, 상위권 학생들을 변별하기 위해, 그리고 학생들이 이후에 충격을 받지 않게 공부‧대비시켜야 한다는 생각에 교사들이 난처해하면서도 국가수준 교육과정을 어기는 공범이 되고 있다며, 다른 교사들의 마음과 생각은 어떤지 질문했습니다.


모임에 참여한 한 고교 교사는 “교사들이 어렵게 내야한다는 강박에 시달린다”며, 그 이유로 교육과정 내로 출제하면 너무 쉽게 낸다며 동료교사들이나 학원가로부터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기에 인정받고 싶은 마음을 꼽았습니다. 또, 변별하기 좋다고 여겨져 학교에서 빈출되는 문법문항이 학원에서 분석‧대비하기 쉬운 문제인 점도 언급했습니다. 교육과정을 어기는 출제형태에 대해 교사로서 “양심선언”을 해볼 생각도 해봤지만, 법적문제가 따르고 좋은 변화보다 생각하지 못한 더 어려운 상황만 부딪치게 될까봐 저지르지 못했던 “굉장히 복잡한 문제”라고도 하였습니다.


다만, 22개정 교육과정에서 내신 성적이 9등급에서 5등급으로 바뀌고 최상위권인 1등급이 상위 4%에서 10%로 확대되면서, 변별에 대한 강박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과거보다 나아진 것을 체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학부모와 교사들 사이에 “변별은 학교가 해줘야하고, 그래야 입시를 믿을 수 있다”는 의식이 여전히 강하고, 거기에는 “내가 가르친 아이들을 좋은 학교에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짙게 깔려있는 거 같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고교 교사는 고교에서 어렵게 내는 이유에 대해 “중간석차제도”를 꼽았습니다. 특히, 1, 2, 3등급 구간에 있는 우수한 학생들 간에 동점자가 많이 발생할 경우 “등급 공백Blank 현상”(상대평가 하에서 동점자 과다로 특정 등급 취득자가 사라지는 현상)으로 등급이 하향조정 되는 등 그들에게 불리하게 작용될 수 있어, 진학담당 부장 선생님 등으로부터 “변별 압력”을 받고, 실제로 동점자 발생시 교사들은 문책조치를 당한다고 설명하였습니다.


그리고, 본인이 시찰단으로써 미국 동서부 초중고 및 대학교의 교사, 교수, 교민들에게 변별문제와 관련하여 질문했을 때 하나같이 “초‧중‧고‧대학교 모두 역할이 다를 뿐, 무게는 동등하다”, “대학이 학생 선발이라는 자기 이익을 위해 스스로 감당해야 할 몫을 다른 학교급에 강요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며, 고교 교육의 본질과 역할은 대입을 위해 학생들을 줄 세우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성취수준을 정확히 평가하여, 학생들이 최고 수준에 도달하게 도우는 것”이라고 역설하였습니다. 또, 상대평가는 남과의 관계지 학생들의 진정한 실력이 아니기 때문에 “평가라고 할 수 없다”며 강하게 비판하였습니다.


대안으로서의 서‧논술형, “형식적인 수준에 머물러”


이렇게 왜곡된 평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 고교 교사는 본인의 출제 경험을 공유하며, 서‧논술형의 문제를 20%로 의무화하는 등 사교육에서 접근하기 어려운 문제를 출제할 것을 제안하였습니다.


또, 한 중학교 교사는, 중학교의 경우, 고교와 달리 절대평가를 적용하기 때문에 변별에 대한 압박이 적고, 본인이 속한 교육청에서는 서‧논술형 50% 이상 출제가 의무로 규정되어 있지만, 일관적인 기준을 갖고 공정하게 출제했는지 민원이 들어오는 게 두렵다고도 했습니다. 평가부장 선생님이 가이드라인을 줘도, “단답형 같은 서술형”, 객관적이고 채점하기 쉬운 서술형을 출제하라는 안내에 그치는 등 형식적인 평가개선에 그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그럼에도 취지를 살리기 위해 채점기준표를 만들고 인정답안을 고민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점을 공유하였습니다.


다른 중학교 교사도 서‧논술형 평가를 미래형 평가로 보면서도, 현재는 공정성 시비, 변별 시비에 대한 우려로 취지대로 운영되지 못하여 “구멍 뚫기식(빈칸 채우기), 키워드형이 대부분”이고, 이는 “오히려 고도의 암기문제일 뿐”이라고 지적하면서, IB(국제 바칼로레아)학교의 내신시험 검증처럼 제도적으로 공정성을 확보하고, 공정성 시비를 제도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안 도입이 시급하다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정부 및 시도교육청 차원의 일관되고 체계적인 교사 전문성 관리와 제도적 평가검증 시스템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었습니다.


한 중학교 교사는 “특정 고등학교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이 사교육을 받고 수업시간에 학원문제집을 푸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문제들도 기계적 암기와 시험대비 위주”라며, 보다 좋은 교육과 평가를 위한 노력들이 여전히 미래교육과는 맞지 않는 방향으로 맞춰지고 있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들어냈습니다.


절대평가 안착, “방향전환 위한 아이디어 시험지 공개 평가 검증제도 필요”


절대평가와 관련해서도 아직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공통적이었습니다. 한 중학교 교사는 지금 시행되고 있는 성취평가제는 절대평가라고 볼 수 없고, 해당 등급의 점수를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유명무실하고 “절대평가의 탈을 쓴 상대평가”라고 꼬집으면서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아 유지는 되고 있으나 상당히 부정적이라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한 고교 교사도, 교사들 사이에서 “이젠 우리나라에서도 학생의 평가지원을 위해 절대평가를 할 시기가 왔다”고 보는 입장과, “민원 문제, 도농 학교 간 학력격차 문제로 운영하기 어렵다”고 보는 입장으로 나눠지고, 평가문항 유형에 있어서 “수능 이외에 다른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없어 머릿속에 아이디어가 없다”고 하면서, 이런 문제들을 타개하기 위해 “안돼요”만 하는 게 아니라, “이런 문제 되게 좋지 않나요?”라는 식으로 아이디어를 주는 긍정적인 대중운동을 제안했습니다.


또, 학원에서는 내신 시험지를 아이들에게서 돈을 주고 입수하고, 학원들끼리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각 학교 교사들의 출제 스타일을 공유하여 분석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학원에 가야 기출문제를 받아볼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되어 있다면서, 내신 시험지를 학교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것을 강력히 제안했습니다.


이에 대해 다른 중학교 교사는, 이미 많은 학교에서 내신 문항을 공개하지만, 학교 도서관에 출력물로 비치를 하다 보니 아이들이 많이 찾아보지 않고, 이에 학교 홈페이지에 시험 전 기한을 정해서 공지를 하는 분위기이지만, 학교가 정하기 나름이라 다 제각각이라며, 학교의 시험지를 공개함으로써 평가의 투명성과 접근성을 높이는 일은 당장이라도 할 수 있겠다고 긍정적인 지지를 보였고, 허브역할을 할 플랫폼을 만들 것을 제안했습니다. 다만, 이에 대해 선생님들끼리 공개한 문제지를 누군가가 빼돌려 사기업에 팔아서 자신의 학생도 그것을 다운로드 받아 공부하고 있다며, 우려를 보인 교사도 있었습니다.


또 다른 고교 교사는 참고할 만한 해외 사례로, 먼저 IBDP(국제 바칼로레아 고교과정)를 예로 들며, 학교 내신시험 채점지를 지역센터에서 무작위 샘플링하고, 이를 IBO(국제 바칼로레아 헤드쿼터)나 지역평가센터, 또는 다른 학교 교사들이 교차채점을 해서, 성적 부풀리기가 의심되거나 증명이 되면 그 교사가 한 모든 채점이 무효화되기 때문에 쉽게 부풀리지 못하는 점을 공유했습니다. 또,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의 저서 <삶을 위한 수업>에서 덴마크의 내신 출제는 해당 학교에서 해도, 채점을 다른 학교에서 하는 사례를 소개하며, 절대평가가 취지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부풀리기를 막는 이런 외국 제도들을 충분히 확인하여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과감하게 도입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또, 성취평가제에 대한 교사들, 대중들이 잘못 이해하고 있는 부분들에 대해, 사교육 기관들이 이용하지 못하도록 오해를 푸는 것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변화의 가능성, “우리가 좌절하면 학생들은 어떡하나요”, AI 활용 학교의 친절한 평가


이러한 평가 개선안들에 대해서, “그 동안 여러 대안이 나왔지만 바뀐데 아무것도 없는 것 같다”, 외국 사례를 도입해도 우리나라와 베이스가 달라 문제가 생기고, “이 구조 속에서는 뭘 하던 간에 다 실패할 거 같다”며, 구조적 접근이 핵심임을 강조하며, 현실적 한계에 대한 우울함과 답답함을 토로한 교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를 방치해버리면 아이들은 어떻게 되냐며, 그래도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보자는 의견으로 모아졌습니다.


학교에서 내신 문제지 공개 시, 학원처럼 답과 문제해설도 같이 업로드 하는 등, 학생들에게 더 친절해질 필요가 있다는 의견에 대해, 한 고교 교사는 이에 동의하면서, 동시에 AI 활용의 증가로 학생들이 스스로 궁금증을 해결하고 공부할 수 있는 길이 열려, 학원에 의지하던 부분들이 줄어들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내다보았습니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평가의 변화가 교육의 변화로 연결된 긍정적 사례로, 일제고사 폐지를 들었습니다. 예전에 부임했던 시골학교에서 2000년도 후반까지 일제고사가 있었고, 교사 혼자 9, 10과목을 출제할 수 없어 외부에서 시험문제를 구입해 치르다보니 안 가르친 내용이 시험에 포함되는 일이 흔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일제고사를 폐지하자, 시험 준비를 위해 교과서에만 매이던 수업방식에서 벗어나, 수행평가 등 활동중심의 보다 자유로운 교육과정을 진행할 수 있게 전환되었다고 합니다. 즉, 교사가 평가권을 가지고 수능‧대입에 매이지 않는 평가를 해야 교육과정이 정상화 될 수 있다고 발언했습니다.


또, 학생의 성장을 돕기 위한 초등학교 성적표 개선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생활기록부(이하 ‘생기부’)가 대입을 위한 기록으로 여겨져 자세하고 적나라한 피드백을 주기가 어렵다보니, 학생의 학교생활에 대해 원활히 공유, 소통하는데 걸림돌이 된다고 했습니다. 이에, 학년말에 전달하는 생기부와는 별도로, 학기말에 “배움과 성장”이라는 생활통지표를 발급하여, 발음, 가위질 등 초등교육 특성과 맞는 피드백을 제공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다른 고교 교사는, 학교에서 평가 뿐 아니라, 모든 활동에 있어서도 더 정보제공이 필요하다며, 교사들도 보고서를 쓰라고 할 때 예시를 주지 않으면 화내듯이, “학습자 주도성”은 알아서 하라는 게 아니고, “예시 자료를 많이 줘야” 된다고 했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활동가 및 연구원들은 비관적 상황에 공감하면서도 △각자가 처한 자리에서 작은 변화를 모색하는 노력, △구체적 방법론을 넘어서는 거시적 철학 합의, △유아교육의 전인적 성장지원이라는 지향점을 초‧중‧고 급에서도 적용, 청소년을 변별의 대상이 아닌 가능성을 지닌 주체로 볼 것, △중고교 교육의 올바른 상 세우기, △선생님들의 양심선언 캠페인, △킬러문항 분석 및 교과과정 준수 사례집 제작, △전국 출제 문제 클라우드형 업로드 및 공개 운동을 통한 평가문화 개선, △상대평가 헌법소원운동 재개 및 청구인 모집을 통한 대중운동 등을 제언하였습니다.


종합 시사점


이번 논의를 통해 알 수 있었던 점은, 공교육 현장에서 ‘왜곡된 평가가 바뀌어야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구조적인 인센티브 및 정보부족 등으로 인해 형식적 개선에 머물고 있다’는 점입니다. ‘좋은 교육은 순전히 서열이 높은 학교에 진학하는 것이고, 평가는 이를 위한 변별‘이라 여기던 낡은 통념에서 벗어나,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도 각자의 소질과 적성이 극대화 된 행복한 사회인을 길러내기 위한 교육과 평가가 무엇인지 더 많은 고민과 실천이 필요해 보입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번 논의를 바탕으로 평가제도 개선에 대한 후속 연구와 정책 제안, 대중운동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향후 이어질 교사정책소통단 모임과 정책 대안 운동에 교육의 변화를 바라는 시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2026. 06. 02.
(사)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신소영, 나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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