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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잔과 시

얼룩/김기택

작성자김수영1|작성시간26.06.08|조회수21 목록 댓글 1

얼룩/김기택


달팽이 지나간 자리에 긴 분비물의 길이 나 있다

얇아서 아슬아슬한 갑각 아래 느리고 미끌미끌하고 부드러운 길

슬픔이 흘러나온 자국처럼 격렬한 욕정이 지나간 자국처럼

길은 곧 지워지고 희미한 흔적이 남는다

물렁물렁한 힘이 조금씩 제 몸을 녹이고 건조한 곳들을 적셔 길을 냈던 자리, 얼룩

한때 축축했던 기억으로 바싹 마른 자리를 견디고 있다


ㅡ 시집『소』(문학과지성사,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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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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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윤미선 | 작성시간 26.06.09 한때 축축했던 기억으로 견디는 삶..

    그나저나 우리반에서 키우던 아기 달팽이 '문어' 는 애석하게도 무지개다리를 건너고 말았어요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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