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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우물선교

소말리아-에티오피아: 가뭄과 강제 이주로 벼랑 끝에 내몰린 주민들

작성자김수영1|작성시간26.06.13|조회수28 목록 댓글 0

네 차례의 우기 동안 충분한 비가 오지 않으면서 소말리아 전역에 심각한 가뭄 위기가 닥쳤다. 이로 인해 수백만 명이 급성 식량 불안을 겪고 있으며 그보다 더 많은 수의 사람들이 삶의 터전을 떠나야 했다. 인도적 재원이 줄어드는 가운데 마지막 남은 생명줄마저 끊길 위험에 처했다.

 

2025년 11월 소말리아 연방정부는 국가 가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통합식량안보단계분류(IPC)에 따르면 현재 650만 명 이상, 즉 소말리아 주민 약 4명 중 1명이 높은 수준의 급성 식량 불안에 직면해 있다. 200만 명 이상은 극심한 식량 부족과 영양실조 및 사망 위험이 높은 IPC 4단계에 놓여 있다. 또한 2026년 소말리아에서는 5세 미만 아동 184만 명 이상이 급성 영양실조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는 가뭄 때문에 집을 떠났습니다. 물을 받기는 하지만 충분하지가 않아요. 하루에 물통 두 개 분량의 물로 목욕, 조리, 식수를 해결해야 하죠. 물통 다섯 개로도 부족할 겁니다. 배고픔을 견디는 게 너무 힘들어요. 배고픔 때문에 집을 떠났지만 지금 있는 곳에서도 여전히 충분하지 않습니다.”_레가이 알리(Regay Ali) / 소말리아 남서부 바이도아에서 약 160킬로미터 떨어진 웰벨릴 출신 실향민

 

레가이는 바이도아 소재 실향민 캠프에 도착하기 위해 이웃에게 돈을 빌려야 했다.

바이도아 실향민 캠프에서 지내고 있는 레가이 알리가 물통에 담긴 물을 퍼내고 있다. 2026년 4월. ©Yahya Mohammed/MSF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소말리아 전역에 레가이와 같은 국내 실향민이 약 330만 명에 이르며 이들은 가뭄과 분쟁으로 집을 떠났다. 물과 지원을 찾아 에티오피아로 넘어간 사람도 5만 명이 넘는다. 바이도아와 갈카요 주변 실향민 거주지는 빠르게 포화되고 있으며 물 가격은 대부분의 가정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올랐다. 수원이 제한적이고 때로는 안전하지 않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함께 사용하면서 수인성 질병 위험도 커지고 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UNOCHA)에 따르면 갈카요가 위치한 푼틀란드에서는 2025년 12월 기준 약 170개의 시추공과 얕은 우물이 제기능을 잃어 이미 극심한 압박을 받고 있는 지역사회가 안전한 물에 접근하는 데 큰 제약을 받고 있다.

 

바이도아 소재 국경없는의사회 시설에서 기록된 중증 영양실조 아동 수가 이미 우려스러운 수준이며 병원은 수용 한계를 넘어 과부하 상태로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식량 부족기(lean season)가 시작되는 시점부터 나타난 이러한 급격한 증가세는 앞으로 몇 달 동안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우기에 강수량이 충분하지 않았던 여파가 소말리아 국경 너머까지 확산되고 있다. 2025년 에티오피아 소말리 지역 우기 계절별 수요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강수량 부족이 목축민 지역사회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면서 해당 지역에서도 유사한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소말리아 국경 인근 건조한 저지대인 에티오피아 소말리 지역 남부의 아프데르존(Afder Zone)과 셰벨레존(Shebelle Zone)에서는 반복된 강수 부족으로 가축 손실, 심각한 물 부족, 식량 불안 증가가 이어지고 있다. 목축민 지역사회는 생계 기반을 잃었고 부족한 수자원을 둘러싼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식수위생 담당자가 수질 검사를 위해 셰벨레강의 물을 뜨고 있다. 2026년 4월. ©Roza Bekele/MSF

“이 지역 주민 대부분은 가축을 키우며 살았습니다. 그게 우리 생계였죠. 하지만 비가 오지 않아 가축을 잃었고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 물을 찾을 수 있는 곳으로 떠났습니다. 의지할 것이 아무것도 없어 삶이 너무 힘듭니다. 강에서 물을 길어오려면 한 시간 이상 걸어야 하고 그렇게 길어온 물은 가축과 함께 써야 합니다. 사람들이 설사와 영양실조에 걸리고 있어요.”_이사크 이브라힘 모하메드(Isaq Ibrahim Mohamed) / 아프데르존 바레이 지역 주민

소말리아 무두그 지역 갈카요에서 한 주민이 자신이 키우는 낙타들 사이에 서 있다. 2026년 4월. ©Mohamed Said Barkhadle/MSF

 

에티오피아 소말리 지역 보건국이 국경없는의사회와 협력해 에티오피아 소말리 지역의 아프데르존과 셰벨레존에서 조사를 진행한 결과, 현지 보건 역량이 한계에 달한 가운데 물과 영양 서비스의 긴급한 공백이 확인됐다. 재원 부족으로 의료·인도적 구호 단체가 계속해서 철수하고 중동 지역 갈등 격화와 이로 인한 연료 가격 상승 및 제한적인 공급망 이동이 인도적 대응에 더욱 제약을 가하면서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지역 보건국과 함께 조사한 지역에서 기존 시설의 영양실조 환자 입원 환자 수가 높은 것을 확인했습니다. 또한 우리는 현장에서 환자들이 이전에 받던 서비스가 줄어드는 상황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인 재원 삭감 및 부족으로 파트너 단체들이 활동을 축소하면서 기존 시스템에 큰 부담이 생겼습니다.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것은 식수위생 프로그램입니다.”_압둘라히 모하마드 압디(Abdullahi Mohammad Abdi) / 국경없는의사회 에티오피아 의료 부책임자

 

국경없는의사회는 에티오피아 아프데르존 바레이 지역에서 현지 보건당국과 협력해 영양 및 식수위생 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셰벨레존으로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소말리아에서 2025년 12월부터 가뭄 비상 대응을 이어오고 있다. 바이도아에서는 17개 실향민 거주지에서 2만1,000명 이상에게 3,000만 리터 이상의 안전한 물을 배급했다. 무두그에서는 갈카요 인근 약 1만1,000명에게 300만 리터의 식수와 위생 지원을 제공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시추공 복구와 위생키트 배포가 포함된다.

 

그러나 수요가 증가하는 바로 그 시점에 전 세계 재원은 급감했다. UNOCHA에 따르면 소말리아의 2026년 인도적 수요 및 대응 계획에는 필요한 재원의 10.9%만 확보된 상태다. 세계식량계획(WFP)은 긴급 식량 지원 대상을 200만 명 이상에서 60만 명 조금 넘는 수준으로 줄였다. 현재 식량 지원이 필요한 소말리아 주민 7명 중 1명만이 지원을 받고 있다. 이러한 재원 부족의 직접적인 결과로 30만 명 이상이 안전한 물에 대한 접근을 잃었고 푼틀란드에서는 70개 이상의 의료시설이 폐쇄됐다.

“우리가 실향민 거주지 전역에서 목격하는 수요의 규모는 어느 한 단체가 홀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매일 실향민이 유입되고 있는데, 자원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충분히 예방 가능한 원인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기 전에 국제사회와 각국 정부가 즉시 지속적이고 유연한 재원으로 대응을 강화할 것을 촉구합니다.”_모하메드 오마르(Mohammed Omar) / 국경없는의사회 소말리아 프로그램 책임자

 

네 차례 연속 우기에 충분한 비가 오지 않아 수백만 명이 생존의 벼랑 끝에 내몰린 소말리아와 에티오피아 소말리 지역 전반의 인도적 대응을 위해 국경없는의사회는 공여 단체들이 재원을 즉각 복원하고 확대할 것을 촉구한다. 지금 이 순간 지원을 철회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 아니다. 그것은 선택이며, 그 선택이 생명을 앗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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