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니아(Bunia) 공항에서 국경없는의사회 캄팔라 지원부서로부터 화물 항공편으로 도착한 긴급 대응 물품을 트럭에 싣고 있다. 이번 수송 화물에는 에볼라 대응을 위한 개인보호장비(PPE) 3,000개와 의료 물품이 포함되어 있다. 2026년 5월. ©Anna SCHÖNHOFER/MSF
지난 5월 15일 콩고민주공화국 정부는 남동부 이투리 주의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증 유행을 공식 선언했다. 이어 5월 17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이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콩고민주공화국 보건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의심 환자는 536명, 사망자는 134명에 달한다. 1976년 에볼라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이래 콩고민주공화국에서 기록된 17번째 에볼라 유행이다.
과거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발생한 대부분의 에볼라 유행과 달리, 이번 유행은 ‘분디부교(Bundibugyo)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했다. 앞서 발생한 두 차례의 분디부교 바이러스 유행 데이터를 보면 치명률 자체는 가장 흔하고 치명적인 에볼라 바이러스(자이르형)보다는 낮지만 이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것은 더욱 까다롭다. 일반적인 에볼라 바이러스와 달리 현재 승인된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기 때문이다.
진단 역시 큰 난제다. 진단에 사용되는 PCR 검사는 질병 자체가 아니라 바이러스를 감지하는 것이기 때문에 각 바이러스 고유의 특성에 맞는 진단 키트가 필요한데, 현재 분디부교 바이러스용 진단 키트는 공급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환자 확진이 크게 지연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접촉자 추적과 환자 격리 조치도 늦어지고 있다.
5월 18일 기준 콩고민주공화국 정부가 공식 보고한 누적 수치는 의심 환자 536명(의심 사망 134명), 확진 환자 34명(확진 사망 8명)이다. 현재 유행은 두 개 주로 확산되었으며, 아직까지 이투리 주가 핵심 진원지이다. 주도인 고마(Goma)를 포함한 북키부 주에서도 여러 건의 확진 사례가 보고되었다. 콩고민주공화국 정부 관계자와 세계보건기구의 보건 전문가는 현재 상황에서 환자 보고 누락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이 수치를 주의해서 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마에 위치한 국립의학연구소 입구. 에볼라 의심 환자의 샘플을 검사하는 시설에 들어가기 전 감염 예방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2026년 5월. ©Daniel Buuma
이 바이러스가 다른 두 변종(에볼라 및 수단)에 비해 치명률이 낮더라도 확산을 차단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더욱이 이번 유행은 지속적인 무력 분쟁으로 고통받는 지역에서 발생했다. 이미 수백만 명의 실향민이 발생했고, 인근 국가인 우간다 등으로 국경을 넘어 대규모 인구 이동이 일어나고 있다. 이투리와 북키부 모두 인구 이동이 많은 지역이지만 보건 의료 역량은 매우 제한적이고 자원이 부족하여 환자를 식별, 추적, 격리하는 일이 더욱 복잡하다.
이번 에볼라 유행에 대응하려면 여러 난관을 극복해야 하며, 모든 이해관계자가 분디부교 바이러스의 특수한 맥락에 맞춘 접근 방식을 설계해야 한다. 하지만 과거 에볼라 대응을 통해 얻은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질병의 역학적 추세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몇 가지 요인이 있다. 유행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려면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철저한 접촉자 추적, 신속한 의심 환자 격리, 지역사회의 신뢰와 참여, 엄격한 감염 예방 및 통제 조치, 효과적인 보건 증진 활동, 에볼라 외의 질병에 대한 치료를 포함한 신속한 의료 서비스 접근성 등이 포함된다. 과거 에볼라 유행을 통해 얻은 중요한 교훈 중 하나는 말라리아 치료, 홍역 예방접종, 성·생식 보건 의료 등 일반적인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반드시 보장해야 한다는 점이다. 에볼라 대응은 6개의 축(환자 치료 및 격리, 환자 접촉자 추적 및 후속 관리, 예방법 및 진료처 안내 등 지역사회 인식 제고, 안전한 시신 매장, 신규 환자 선제적 발견, 기존 보건 의료 체계 지원)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며, 국경없는의사회가 어느 분야를 지원하는 것이 가장 큰 효과를 낼 수 있을지 보건 당국 긴밀히 논의하고 있다.
이러한 감염병 유행에 대응할 현지 및 국제적 전문성은 이미 갖춰져 있다. 콩고민주공화국은 1976년 이후 16차례의 에볼라 유행을 겪으며 오랜 시간 이 질병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전문성과 경험을 쌓아왔다. 보건 당국, 현지 의료진, 연구원과 지역사회는 극도로 어려운 환경 에서도 복잡한 에볼라 대응의 최전선을 지켜온 경험이 많다. 콩고민주공화국이 아무런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에볼라 대응을 시작하는 것이 아님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경없는의사회 또한 에볼라 대응에 있어 광범위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콩고민주공화국 당국을 지원하고 이들과 협력하기 위해 대규모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2007년 우간다 사례와 2012년 분디부교 바이러스 유행을 포함해 수많은 에볼라 대응에 적극적인 파트너로 참여해 왔다. 현재 보건 당국과 협력해 콩고민주공화국 내 대규모 대응을 신속하게 준비하고 있다. 의료 및 물류 긴급 구호 인력을 배치하고 있으며, 필수 의료 물품과 장비를 킨샤사, 우간다, 유럽 등에서 피해 지역에 수송하고 있다.
부니아(Bunia) 공항에서 국경없는의사회 캄팔라 지원부서로부터 화물 항공편으로 도착한 긴급 대응 물품을 트럭에 싣고 있다. 이번 수송 화물에는 에볼라 대응을 위한 개인보호장비(PPE) 3,000개와 의료 물품이 포함되어 있다. 2026년 5월. ©Anna SCHÖNHOFER/MSF
현재 에볼라 유행에 대한 국경없는의사회의 질의응답
현재 콩고민주공화국과 우간다의 역학적 상황은 어떻게 평가되나요?
이미 몇 주 전부터 유행이 시작되었으며, 현재의 역학적 상황은 불확실한 가운데 매우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진단 역량이 부족한 것과 보고 누락으로 인해 현장의 전체적인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이 지역은 지속적인 무력 분쟁과 광산 활동, 무역 등으로 우간다와 남수단 국경을 넘나드는 인구 이동이 많고 치안이 매우 불안정합니다. 이러한 요인들은 바이러스 전파를 가속화하고 확산 방지 조치를 방해할 수 있습니다. 현지 의료 시설은 이미 과부하가 걸려있고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감염 예방 및 통제 조치가 에볼라 환자를 감당하기에 역부족인 상황입니다.
현재 국경없는의사회의 가장 시급한 우선순위는 무엇인가요?
국경없는의사회는 세계보건기구를 비롯한 협력기관 및 콩고민주공화국 보건 당국과 협력하여 대규모 대응을 준비하기 위해 24시간 체제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현재 바이러스성 출혈열 치료 경험이 많은 의료 및 물류 전문 인력을 집결시키고 있습니다. 필수 의료 물품과 장비는 킨샤사와 우간다 캄팔라에 있는 국경없는의사회의 물류 허브를 통해 피해지역으로 운송되고 있습니다.
정확한 활동 방향은 당국과 함께 조율해 나가야 하겠지만, 전형적인 에볼라 대응은 6개의 축(치료 및 격리, 접촉자 추적, 지역사회 인식 제고, 안전한 시신 매장, 선제적 환자 발견, 기존 의료 체계 지원)을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또한 기존에 운영하던 프로젝트 내에 엄격한 감염 예방 조치를 도입하여 환자와 직원을 보호하고, 주민들이 안전하게 의료 서비스를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특히 지역사회의 참여가 핵심적입니다. 주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그 어떤 노력도 소용이 없습니다. 백신, 진단 검사, 치료 병동, 접촉자 추적 등은 모두 주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해야만 효과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 에볼라 유행에서 얻은 또 다른 교훈은 에볼라 대응 중에도 말라리아 치료, 홍역 백신 접종, 성·생식 보건 등 일반 의료 서비스의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유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에볼라가 콩고민주공화국의 유일한 보건 위기 요인이 아닙니다. 콩고민주공화국 동부 지역의 주요 사망 원인은 여전히 말라리아나 홍역처럼 ‘예방 가능한 질병’입니다. 특히 동부 지역은 복합적인 인도적 위기를 겪고 있기 때문에 주민들이 필요할 때 필수적인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기존 의료 활동을 중단 없이 지속하는 것이 국경없는의사회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입니다.
이와 같은 유행병에 대응할 때 마주하는 어려움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이미 심각한 인도적 위기와 무력 분쟁이 지속되고 있는 콩고민주공화국 동부, 특히 이투리주와 북키부주 상황을 고려할 때 대규모 에볼라 유행에 대응하는 것은 극도로 어려운 일입니다. 현재 감염 지역에서는 불안정한 치안, 열악한 인프라, 복잡한 거버넌스, 만성적 빈곤, 극심한 인구 이동, 의료 시설의 심각한 과부하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모든 요인이 효과적인 대응의 핵심 요소인 질병 감시와 접촉자 추적, 시기적절한 치료를 가로막고 있습니다. 현재 북키부, 남키부, 이투리주에 집중된 국내 실향민이 500만 명이 넘으며, 이들 중 96%가 폭력으로 인해 피난한 사람들입니다.
특히 이투리주에서는 비국가 무장 단체와 정부군 간의 치열한 전투가 격화되면서 약 100만 명의 실향민이 발생했습니다. 2026년 1월부터 3월 사이 이투리주에서만 10만 명 이상의 실향민이 추가로 발생했습니다. 북키부주에서는 콩고 정부군과 M23/AFC 연합 세력 간의 전투가 치열해지면서 약 120만 명의 실향민이 발생했습니다. 2025년 초부터 적대 행위가 전례 없는 수준으로 증가하며 고마, 사케(Sake), 미노바(Minova) 지역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었고, 수천 가구가 여러 차례 피난을 거듭해야 했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현지 수용 가정과 함께 생활하며 물조차 구하기 힘든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습니다. 주요 농업 및 경작 지역에서 전투와 피난이 이어지며 많은 가정이 생계 수단인 농경지에 접근하지 못하게 되었고, 결국 식량과 의료비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