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이 영화를 위해 예약을 해 준 게 지난 설날이다. 그런데 .....
설날 전날, 아들 부부와 맛있는 저녁을 먹고 반주로 당진 면천의 진달래주 2잔을 마셨다. (이 술은 문재인과 정은이가 만찬에서 건배주로 사용한 술이다)
갑자기 왼쪽 옆구리가 살살 아파 오더니 칼로 쑤시듯 아파왔다. 덜컥 겁이 났다. 2016년에 요로 결석으로 엄청 고생했었는데, 또 도진 것 같다. 아들이 운전해 수원 의료원에 도착, 진통제를 맞으며 CT를 찍고 집에 왔는데 도저히 진통이 가라앉지 않아 밤새 앓다가 아침에 비뇨기과로 가서 결석 파쇄를 하고 돌아왔다. (올 설날은 그렇게 허무하게 지나갔다)
일주일 후, '왕사남'을 아들이 예약해 줘서 일요일에 마느님과 보기로 했는데, 금요일 밤에 다시 옆구리 통증이 와서 토욜 아침에 비뇨기과에서 나머지 결석을 제거하는 결석 파쇄를 하고 돌아 오는 관계로 이번에도 '왕사남'을 보지 못했다.
또 일주일 후, 오랫만에 마느님과 외식으로 한식집에 마주 앉아 식사를 주문하고 반찬을 집어 먹는데 이번엔 오른쪽 옆구리가 아파오더니 칼로 베듯한 통증이 온다. (비뇨기과 의사가 CT영상을 보여주며 오른 쪽에도 결석이 신장에 있는데 사이즈가 작아서 물을 많이 마시면 저절로 빠질거라 했었다)
할 수 없이 집에 두고온 진통제를 가지러 가서 차에서 내려 계단을 오르는데 조금 아픔이 덜해지고 있다. 집에서 진통제를 먹고 나오니 통증이 언제 그랬냐는 듯 씻은 듯이 나았다. (이게 결석이 빠져서 나은 건지 아님 진통제 덕인지 헷갈린다)
다행히 주말이나 휴일에만 아파서 노가다를 하는데는 큰 지장이 없어서 다행이었다.^^
그리고 또 다시 일주일이 가고 주말이 왔다. 아들이 세번째 예약을 해 주었다. 그래서 마눌과 극장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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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부는 단종이 왜 '청령포'로 오게 됐는지를 그려 냈는데 기획이 탁월했다.
근처 시골 골짜기의 한 마을이 잘먹고 잘 사는 이유가, 과거 세도가인 형조판서가 유배를 왔다가 복권이 돼 엄청난 예물이 도달하고, 사대부가 거주하는 동안에 시골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쳐 과거 시험에 장원급제를 하는 경사를 겪었기 때문이다.
엄홍도는 이 사실에 놀라는데, 마침 한양에서 역모 사건이 발생해 또 다른 권력가가 유배를 오는데 엄홍도가 이 유배자를 유치하기 위해, 유배지를 사전 답사하러 온 한명회에게 청령포를 적극 추천해 이뤄진다는 설정이 도입부다.
그런데 유배자가 어린 사람임을 알고 실망하는데 ... 이 분이 왕임을 알고 모두 놀란다. 이후의 스토리는 엄홍도 역의 유해진의 코믹 연기로 채워 나간다.
그러나 영화를 보는 내내 유해진의 연기력에 놀라면서도, 좀 지나친 표정 연기가 거슬렀다. 조금만 표정에서 힘을 뺐다면 좋았을 뻔 했다는 생각이 든다.
결말 부분은 숙부인 금성대군의 모의에 가담하기 위해 가다가 한명회 일당에게 잡혀 사약을 받게 되는데 ... 이를 거부하고 엄홍도에 의지해 자결을 택하는 장면으로 마무리 된다. (이 영화가 거의 끝물에 다다른 관계로 이 부분을 얘기하는 게 스포일러는 아닐거라는 생각에 글을 올림)
가슴이 아려온다. 너무 어려서 권력을 이어받은 관계로 정치적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숙부인 수양대군의 희생 제물로 바쳐진 단종 이홍위의 비련에, 영화가 끝났음에도 선듯 일어서지 못하게 한다.
난 2년 전에 강원도 정선을 거쳐 고한읍으로 여름 휴가를 갈 때 영월의 청령포 전망대에서 맞은편 청령포를 구경한 경험이 있어 더 실감나게 영화에 집중할 수 있었다.
사족 : 감독은 영화의 재미를 위해 코믹한 장면을 도입하는데, 자칫 영화를 가볍게 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억지로 웃기려는 의도는 영화에 대한 집중력을 떨어 뜨린다. 난 우리나라 영화를 볼 때마다 이 부분이 늘 눈에 거슬린다. "코믹하되 억지스럽지 않음" ... 영화의 질을 높이는 비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