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마(李濟馬;1838∼1900)가 1894년(광무 31년) 《동의수세보원 東醫壽世保元》에서 처음으로 창안 발표한 체질에 관한 의학 이론. 본래 “사상(四象)”은 《주역》에서 ‘태극(太極)은 음양을 낳고, 음양은 사상을 낳는다’고 한 데서 유래된 것으로 태양, 태음, 소양, 소음을 말한다. 그러나 사상의학에서 말하는 사상인은 인간의 체질적 차등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으로 구분하여 각기 그 체질에 따른 성격, 심리상태 및 내장기 기능에 따른 생리, 병리, 약리를 설명하고 양생법과 체질, 음식을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다. 사람은 생리적으로 네 가지 체형의 범주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반드시 내장기의 기능적 대소에 따라 태양인은 폐가 크고 간(肝)이 작은 체질이요, 소양인은 비(脾)가 크고 신(腎)이 작은 체질이요, 태음인은 간이 크고 폐가 작은 체질이요, 소음인은 신이 크고 비가 작은 체질이라 하였다. 사람의 심성에는 인의예지(仁義禮智)의 성(性)과 희노애락(喜怒哀樂)의 정(情)이 있는데 선천적인 장부의 대소는 성정의 기능에 따라 이루어지고 한번 결정된 체질은 평생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 사상체질론의 요체이다.
이제마가 사상체질을 발견하게 된 것은 그의 유학철학서인 《격치고 格致藁》의 독행편(獨行篇)에서 비롯되었다. 독행편에서는 인간의 비박탐라(鄙薄貪懦)의 차등적 심욕을 제시하고 인간이 인의예지의 성의 상태에서는 정심(正心)의 중용을 지킬 수 있으나 심욕에 빠지면 중(中)을 버리고 편(偏)·의(倚)·과(過)·불급(不及)의 상태로 변하게 된다고 하였다. 따라서 지인(知人)을 하기 위해서는 심욕의 상태를 이용하여 사람을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여 체질적 지인방법을 제시하였다. 즉 태양인은 예(禮)를 버리고 과(過)쪽으로 치우친 비심(鄙心)의 심욕이 생기고, 소음인은 의(義)를 버리고 불급(不及)한 쪽으로 치우친 나심(懦心)이 생기고, 소양인은 지(智)를 버리고 편(偏)쪽으로 치우친 박심(薄心)이 생기고, 태음인은 인(仁)을 버리고 의(倚)쪽으로 치우친 탐심(貪心)이 생긴다고 하여 사상인의 심욕(心欲)이 서로 다름을 지적하였다.
이제마는 사상인의 특징을 안으로는 장리(臟理)와 심욕을 통하여 설명하고 밖으로는 외형적 특징인 체형기상(體形氣象)을 통하여 설명하여 체질적 변증방법으로 삼고 있다. 즉, 태양인은 머리나 목부위의 기운이 왕성해 보이나 허리부위의 기운은 빈약해 보이고, 태음인은 이와 반대의 모습을 취하며, 소양인은 어깨나 가슴부위의 기운은 왕성해 보이나 엉덩이나 하지의 기운은 빈약해 보이고, 소음인은 이와 반대의 모습을 취한다고 하였다. 기리형표(氣裏形表) 정신에 입각하여 내면적 심성과 외형적 체형의 관계는 서로 불가분의 상관성이 있다고 보고 육체와 심성의 특징을 동시에 취상변증(取象辨證)하는 것이 사상의학의 형상의학적(形象醫學的) 요약정신이다.
또한 사상인의 성정의 특징에서 태양인은 항상 크게 노하는 일을 경계하고, 소양인은 항상 깊이 슬퍼하는 일을 경계하고, 태음인은 항상 도락에 빠지는 일을 경계하고, 소음인은 항상 지나치게 기뻐하는 일을 경계해야 한다고 하였다. 그 이유는 애노(哀怒)의 기운은 위로 올라가는 본질이 있기 때문에 폭로심애(暴怒深哀)하게 되면 하초(下焦)인 간신(肝腎)이 상하게 되고, 희락(喜樂)의 기운은 아래로 내려가는 본성이 있어 낭락심희(浪樂深喜)하게 되면 상초인 폐비가 상하게 된다. 이와같이 음양의 상승과 하강의 균형이 무너졌을 때에 병리현상이 나타나게 되므로 또한 체질에 따라 성정의 조화를 이룸이 중요한 건강관리의 첩경이 되는 것이다.
사상의학을 창안하기 이전에 그의 유학철학서인 《격치고》에서 사원구조적(四元構造的) 본체론을 제시하고 있는데 즉, 태극을 심이라 하고 양의(兩儀)를 심신(心身)이라 하며, 사상을 사물심신(事物心身)이라 하여 그의 본체론적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주역》에서 사상의 의미는 팔괘(八卦)로 나누어지게 되는 중간자에 지나지 않지만 이제마의 사상은 더 나누어질 수 없는 실체적 개념으로 사심신물(事心身物)을 말하고 있다. 이 사심신물은 우주의 구성적 요소, 발생변화적 요소, 자체 조화적 요소, 물상(物象)으로서의 표상적 요소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모든 물상현상은 사심신물로 귀납 설명되고 있고 우주현상, 사회현상, 인체생리현상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도 사심신물의 요약정신으로 설명되고 있다. 우주의 사원구조를 천(天)·인(人)·성(性)·명(命)으로 설명하고 있고, 사회현상의 사원구조도 혜각(慧覺) 현상인 인의예지와 충효우제(忠孝友悌) 및 자업(資業) 현상인 사농공상과 전택방국(田宅邦國)으로 설명하고 있다. 인체의 사원구조도 이목구비, 폐비간신, 두견요둔(頭肩腰臀), 함억제복(함臆臍腹)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사심신물이 단독으로 독립해서 존재할 수 없고 반드시 태극의 심과 양의(兩儀)의 심신이 내면적으로 뒷받침하여야 사상인 사물심신이 표형(表形)되어 나타나게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이제마의 본체론이다. 이와같이 본체론적 인식체계는 기존의 횡적인 심신이분법적 인식체계에서 사심신물의 사분법적 인식체계로 세분화하여 설명하였고, 종적인 기리형표(氣裡形表)의 두 단계적 설명방법에서 태극·양의·사상의 3단계적 설명방법으로 바뀌었다. 따라서 이와같은 종적·횡적 인식체계의 결합은 서로 보완관계로서 입체적인 형상변증체계(形象辨證體係)를 가능하게 만들어 어떠한 현상이라도 분석 설명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본체론적 인식방법은 사상의학에서 체질증과 체질변증의 성립과정 및 변증정신에 중요한 골격이 되고 사상의학을 형상의학으로 설명할 수 있는 배경이 된다.
또한 이제마는 《동의수세보원》 성명론(性命論)에서 천인관계를 논하고, 이를 사원구조적 원리로 설명하여 사상의학의 기본정신으로 삼고 있다. 인간을 하나의 우주로 간주하여 천기(天機)와 인사(人事)를 강목(綱目)의 관계로 보고 천기에는 지방(地方)·인륜(人倫)·세회(世會)·천시(天時)가 있다고 하여 인간이 살아가는 데 자연환경적 요소인 지방·천시와 사회환경적 요소인 인륜·세회가 있음을 말하였고, 인사에는 거처(居處)·당여(黨與)·교우(交遇)·사무(事務)가 있어 인간이 살아가는 데 수행되는 일들과 조건을 말하였다. 첫째 거처가 있어야 하고, 둘째 혈연·비혈연의 인간관계인 당여가 있어야 하고, 셋째 사회적 집단인 교우가 있어야 하고, 넷째 각자 생활할 수 있는 여건인 사무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대자연의 자연환경적 요소와 사회환경적 요소를 감지하는 데는 이목구비의 감성적 기능에 의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귀로 천시를 듣고, 눈으로 세회의 변천을 보고, 코로 인륜의 냄새를 맡으며, 입으로는 지방의 모든 것을 맛본다고 하였으니, 귀로 천시를 듣는다는 것은 자연의 이치 즉 진리를 깨닫는다는 뜻이 되고, 눈으로 세회를 본다는 것은 세상을 보는 눈이라는 뜻이요, 코로 인륜의 냄새를 맡는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느껴지는 낌새를 의미하고, 지방을 맛본다는 것은 세상을 살아가는 맛을 의미한다.
또 사람이 살아가는 데 절대 필요한 여건인 거처, 당여, 교우, 사무의 인사는 폐비간신(肺脾肝腎)과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어 사무는 폐의 활동기능에 의하여 통달되고, 교우는 비의 소도작용(消導作用)에 의해 취합(聚合)하고, 당여는 간의 흡수작용에 의해 정립(整立)하고, 거처는 신(腎)의 장정(藏精)과 배설작용에 의해 안정한다고 하였다. 이렇게 보면 천기와 인사는 다같이 인체의 생리기능과 직결됨을 알 수 있다. 이목구비는 자연을 관찰하고 폐비간신은 사람의 자세를 바로 세운다고 함은 내외 혹은 표리관계에 상응하며, 전자는 향외적 기능의 표출이요, 후자는 향내적 기능의 함축이니 사무는 잘 가다듬어야 하고, 교우는 잘 이루어져야 하며, 당여는 잘 정립되어야 하고, 거처는 잘 다스려져야 한다고 하였다. 이와같이 천인관계는 필연적으로 이루어진 강목관계인 것이다.
사람의 본성에는 호선(好善)과 오악(惡惡)의 도덕심이 잠재해 있으나 또한 심욕에는 사심(邪心)과 태행(怠行)이 있어 성인과 범인의 차이를 낳는 것이다. 성인은 욕심이 없으니 이는 사람의 수양에 따라 이루어진다. 사람이 동물과 다른 것은 향천입지(向天立地)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직립할 수 있는 점으로 위에서부터 폐·비·간·신의 장기가 순위를 종립(縱立)해 있다. 이에따라 인체의 전면은 함(함)·억(臆)·제(臍)·복(腹)으로 나누고, 후면은 두(頭)·견(肩)·요(腰)·둔(臀)으로 구분하였다. 인체의 사원구조에서 이목구비와 폐비간신은 내외의 관계로 즉, 천기와 인사의 관계로 보고 함억제복과 두견요둔은 전후관계로, 성과 명으로, 또는 지(知)와 행(行)의 관계로 설명하고 있는데, 이로써 인체 전면의 함억제복은 천기의 인간화를 설명한 것이요, 인체 후면의 두견요둔은 인사의 내면성을 구체화하여 천인성명(天人性命)의 사대골격을 수립한 것이다. 턱에는 이해득실을 헤아리는 꾀(籌策)가 있으나 잘못하면 교만하기 쉽고, 가슴에는 조직적인 계획을 세우는 경륜이 있으나 잘못하면 스스로 잘난 체하여 자랑하기 쉽고, 배꼽에는 절도있는 행검(行檢)이 있으나 잘못하면 뽐내거나 자긍하기 쉽고, 배에는 포용력이 있는 도량(度量)이 있으나 잘못하면 과장하기 쉽다. 또 머리에는 지식과 문견이 있으나 잘못하면 남의 것을 탈취하게 되고, 어깨에는 위엄이 있으나 잘못하면 사치에 흐르기 쉽고, 허리에는 재간(才幹)이 있으나 게으르기 쉽고, 볼기에는 방략(方略)이 있으나, 잘못하면 도적질하기 쉽다. 그러므로 함억제복은 항상 슬기(知)를 실천에 옮기는 것이어야 하고, 두견요둔은 항상 행업(行)을 실행하는 것이어야 한다. 이것이 이제마의 지행론(知行論)이다. 지행이 쌓이면 도덕이요, 도덕이 이루어지면 그것이 인성(仁聖)이니 도덕이 다름아닌 지행이요 성명이 다름아닌 지행이라고 하였다.
이제마는 《의원론 醫源論》에서 사상의학이 나오게 된 배경과 의학적 고찰을 기술하고 또 기존의학과 사상의학의 상이점을 서술하였다. “내가 의약경험이 있은지 5,6천년 뒤에 태어나서 예전 사람들의 저술을 통하여 우연히 사상인의 장부성리(臟腑性理)를 발견하게 되었다”라고 말하고 이로 인하여 《동의수세보원》을 지을 수 있었다고 하였다. “이 책 중에 장중경이 논하고 있는 태양병, 소양병, 양명병, 태음병, 소음병, 궐음병이라 함은 병증을 논한 것이요, 내가 말한 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이라 함은 인물을 명목한 것이니 이 두가지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다시 이제마의 의학사관을 보면 의학 경험이 있은지 오래되어 염제신농(炎帝神農)씨, 황제헌원(黃帝軒轅)씨 때로부터 내려왔다고 말하는 것은 믿을 수 있으나, 《신농본초경 神農本草經》과 《황제내경 黃帝內經》이 신농황제의 손에서 나왔다함은 믿기 어려우니 그 당시에는 응당 문자가 없었을 것이요, 오래 뒤에 문자가 생겼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또한 한의학의 역사적 유래를 세 단계로 분류하였으니 상고시대로부터 진한(秦漢) 이전까지의 병증약리는 장중경이 전수하여 의학의 시흥(始興)을 이루었고, 위진(魏晋) 이후 수당(隋唐) 이전까지의 병증약리를 주굉(朱肱)이 전수하여 중흥(中興)을 이루었으며, 송원(宋元) 이후 명(明) 이전까지의 병증약리를 이천(李천)·공신(공信)·허준(許浚)이 전수하여 부흥을 이루었으니, 만일 의가(醫家)의 공로와 업적을 따진다면 첫째로 장중경, 주굉, 허준을 들 수 있고, 다음으로 이천, 공신의 차례가 될 것이라고 말하였다.
다시 사상체질의 병증과 약리를 살펴보면 소음인에 대해서는 장중경이 자세하게 발명하였고, 다시 송·원·명시대로 내려오면서 거의 완벽할 정도로 개발하였으며, 소양인에 대해서는 장중경이 절반정도 발명한 것을 송·원·명시대에 이르러서는 거의 소상하게 발명하였다. 그러나 태음인에 대해서는 장중경이 약간의 그림자만 비췄을 뿐 송·원·명시대에 와서 절반정도 발명하였고, 태양인의 병증약리에 대해서는 주진형(朱震亨)이 약간 그림자만 비쳤고, 본초학(本草學)에도 약간 약리가 나와 있을 뿐이라고 하였다. 상한병(傷寒病)은 육경증후(六經症候)로 분류하고 있는데 이를 체질에 결부시켜 보면 태음병·소음병·궐음병의 증후는 모두 소음인에게 있는 병증이요, 소양병증은 소양인에게만 있는 병증이요, 태양병·양명병증은 소양인·소음인·태음인에게 고루 있는 병증이나 그중 소음인에게 가장 많은 것이라고 말하였다. 대개 옛날 사람들이 희노애락과 애오소욕(愛惡所慾)의 편착(偏着)으로 병이 생기는 줄은 모르고 다만 음식으로 비위가 상하거나 풍·한·서·습(風寒署濕)으로 병이 생기는 줄만 알았기 때문에 병을 논하고 약을 말한 것이 모두 소음인의 비위가 허약하여 병이 생긴 것으로만 생각해왔다. 그 밖에 소양인이 비위에 열을 받아 병이 생길 때에 쓰는 약이 약간 있을 뿐 태양인·태음인의 병증에 대해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고 피력하였다.
또한 병을 진찰함에 있어 종래에는 맥상(脈狀)을 중시해왔는데 이제마는 맥이란 오직 부·침·지·삭(浮沈遲數)만 보면 될 것이지 다른 기묘한 맥상을 찾을 필요는 없다고 부정하였다. 또 경락(經絡)에 있어서도 삼음삼양(三陰三陽)은 병증이 같은지 다른지를 판단하고 병이 속에 있는지 겉에 있는지를 판단하는 방편일 뿐이요, 굳이 경락증상을 알 필요가 없다고 하였다. 또 《황제내경》에 대한 비판으로 그 이치를 고찰하면 될 것이지 학설을 그대로 믿을 필요는 없다고 하였다. 이와같이 《황제내경》으로부터 《상한론》과 송·원·명 의학의 대부분을 비판하는 한편 사상의학이라는 새로운 의학을 창안하였다.
이제마는 《장부론》에서 인체를 네 부분으로 나누어 배부(背部)와 흉부(胸部) 위쪽을 상초(上焦)라 하여 폐와 위완(胃脘)이 이를 주관하고, 배려(背려)와 흉격(胸膈)부위를 중상초(中上焦)라 하여 비와 위가 이를 주관하고, 허리와 배꼽부위를 중하초(中下焦)라 하여 간과 소장이 이를 주관하고, 척하(脊下)와 제하(臍下)를 하초(下焦)라 하여 신과 대장이 주관한다 하였다. 이는 기존의학에서 상중하 삼초로 나눈 것을 폐비간신의 장기를 주로 하여 편의상 사초로 나눈 것이다. 음식물이 입으로 들어가서 식도(胃脘)를 통하여 위, 소장, 대장을 거쳐 항문으로 나가는 과정에서 위에서는 열기(熱氣)가 되고, 소장에서는 양기(凉氣)로 변하는데 열기의 경청(輕淸)한 것은 위완으로 올라가 온기가 되고, 양기의 질중(質重)한 것은 대장으로 내려와 한기(寒氣)가 된다고 하였다. 그래서 음식물에 함유되어 있는 온·열·한·량의 기가 장부에 미치는 생리적 작용을 설명하였다.
음식물의 곡기는 위완에서 진(津)으로 화하여 혀 밑으로 들어가서 진해(津海)가 되니, 진해란 진액이 모여 있는 곳이다. 다시 진해의 맑은 기운은 귀로 나와 신(神)이 되어 두뇌로 들어가서 이해(니海)가 되니 이해는 신(神)이 모인 곳이다. 다시 이해의 맑은 기운은 폐로 들어가고 탁한 것은 밖으로 피모(皮毛)가 되므로 위완·혀·귀·두뇌·피모는 모두 폐계(肺系)에 속해 있는 것이다.
음식물의 열기는 위에서 고(膏)로 화하여 젖가슴[전中]으로 들어가서 고해(膏海)가 되니 고해란 고기(膏氣)가 모인 곳이다. 고해의 맑은 기운은 눈으로 나와 기(氣)가 되고, 다시 등마루[背려]로 들어가서 막해(膜海)가 되니 막해란 기가 모인 곳이다. 막해의 맑은 기운은 안으로 비에 들어가고 탁한 것은 밖으로 근(筋)이 되므로 위·양유(兩乳)·눈·배려·근은 모두 비계(脾系)에 속한 것이다.
음식물의 양기(凉氣)는 위에서 유해(油海)가 되니 유해란 유가 모인 곳이다. 유해의 맑은 기운은 다시 코로 나와 혈(血)이 되어 요척(腰脊)으로 들어가서 혈해(血海)가 되니 혈해란 혈이 모인 곳이다. 혈해의 맑은 것은 간으로 들어가고, 탁한 것은 밖으로 근육이 되므로 소장·배꼽·코·요척·육(肉)은 모두 간계(肝系)에 속하여 있는 것이다.
음식물의 한기(寒氣)는 대장에서 액(液)으로 화하여 전음부(前陰部), 모제지간(毛際之間)으로 들어가서 액해(液海)가 되니 액해란 액이 모인 곳이다. 액해의 맑은 기운은 입으로 나와 정(精)이 되고, 다시 방광으로 들어가 정해가 되니 정해란 정이 모인 곳이다. 다시 정해의 맑은 것은 신(腎)으로 들어가고 탁한 것은 밖으로 골(骨)로 들어가므로 대장·전음·입·방광·골은 신계(腎系)에 속하여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말한 진·고·유·액의 전사해(前四海)는 이목비구의 근본이 됨을 말하였고, 이·막·혈·정의 후사해(後四海)는 폐비간신의 근본이 됨을 말하였으므로, 사상설은 곧 사해설(四海說)에서 확립되었다고 하겠다. 사실상 팔해(八海)이지만 전후사해가 음양대대(陰陽對待)를 이루었기 때문에 실은 양대사해(兩大四海)라 해야 옳을 것 같다. 여기서 해(海)란 생리적 유동체를 의미한 것이다. 인체는 비록 피·근·육·골로 구성되고 기능으로서 이목비구와 안으로 폐비간신이 있지만 모두 양대사해 안에 존재하는데 지나지 않는다고 하겠다.
이제마는 《사상인 변증론》에서 사상체질에 대한 생리적 특징과 병리적 특징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들 사상인의 육체적 특징은 체형기상(體形氣象)의 외모적 특징을 취상(取象)하여 구분하고, 심성적 특징은 용모사기(容貌詞氣)의 취상적 방법을 통하여 사상인의 심리상태가 정중(正中)의 형평(衡平)에서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 있는 것을 찾게 된다. 사상인의 체질병증적 특징은 완실무병(完實無病), 대병(大病), 중병(重病)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완실무병은 그 체질에 있어 생리적으로 건강한 조건을 말하는 것이고, 대병은 생리상태가 완실무병에 병적 상태로 들어가는 조건을 말하고, 중병은 그 체질의 취약점에 있는 상태에서 나타나는 불리한 증상을 말한다.
이와같이 사상의학에서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심신적으로 불완전한 조건의 체질을 갖게 되고, 이 불완전한 상태는 후천적으로 노력해야 균형을 얻을 수 있다고 보았다. 즉 인격자나 성인이라도 원래 타고난 인격자나 성인은 있을 수 없고, 후천적 노력 여하에 따라 그 인격의 등급이 결정된다고 보았으며 외적인 요인에서 병이 된다 하더라도 내적인 자기균형에 의해 질병이 쉽게 낫거나 질병의 유발을 억제할 수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질병이 생겨 치료하는 것보다 질병이 나지 않도록 내적인 자기균형을 도모하는 양생법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