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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사 박경철, 들어보셨죠?

작성자황선만|작성시간09.01.31|조회수226 목록 댓글 3

박경철이 쓴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을 읽어보았어요.

'부자'라는 개념을 새롭게 갖고 있었고

살아가는 자세를 다시 한 번 다듬어보게 하더군요.

다음은 제 독서일기장에 기록한 일기에요.

 

    문간에 활짝핀 꽃도 애정과 관심이 없으면 보이지 않는다더니, 내가 박경철을 만난게 그 꼴이다.

난 그를 신문광고에서만 보았다. 시골구석의 외과의사가 투자서를 내서 화제가 되고 있으니 당신도

 일독해 보라는 책 광고였다. 몇 년 전부터 이 광고는 계속해서 신문광고란에 등장해 왔으니 내게

그의 이름이 친숙할 법도 하다. 하지만 투자서는 ‘시덥잖은 성공학’ 서적이라고 치부해버려온 내가

 그의 저서에 손댈 이유는 애시당초 존재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해 말 아주자동차대학 어떤 교수를 만나 그의 소개로 박경철의 강의록을 청취한 후

내 생각은 확 달라졌다. 당장 그의 책을 손에 쥔 것이다. 하지만 책에 집중하지 못하고 다른 책들에

치이다가 오늘에서야 일단락 할 수 있었다. 그 두 어 달 동안 난 신문기사나 인터넷 기사, 심지어 텔레비전

에서까지 그를 너무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그는 대한민국 성공학의 부동의 신화였다. 인터뷰기사가

포털싸이트 탑 뉴스에 올라갈 정도로 그는 거인이었다. 난 그의 책을 읽으면서 그 이유를 충분히 이해

할 수 있었다.

    사실 이 투자서는 금리, 인플레이션, 채권, 주식, 펀드, 단기투자, 장기투자 따위의 경제학 용어로

가득차 있어서 도무지 재미를 느낄 수 없었다. 그저 술렁술렁 넘어가다가 중간에서는 훌쩍 건너뛰었다.

그러나 건너뛰어 이른 곳이 바로 정수리였다. 후반부에 실린 세상과 인생에 대한 그의 철학적 단상은

내게 밤잠을 밀쳐버리게 하였다. 읽고 또 읽고 곱씹어봐도 참으로 놀라운 통찰로 가득했다. 무엇보다

내 눈에 확, 들어온 점은 그의 엄청난 독서량이었다. 그는 자신이 얼마의 독서를 한다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 미루어 짐작하건데 혼자 있으면 독서밖에 안하는 독서인간 같았다. 그렇지 안고서야 어떻게

그 많은 지식을 언급하고 그 깊은 통찰에 이를 수 있었겠는가. 그를 만나게 해준 아주대 교수가

정말 고마웠다.

    박경철은 엄청난 양의 사색과 독서라는 담금질의 과정을 거친 것같다. 그리고 그의 통찰 능력은 놀랍게도

고전독서에서 만들어졌다. 도덕경, 주역, 손자병법, 삼국지, 장자, 논어, 왕양명, 불교에 이르기까지

자신있게 언급하는 모습을 볼 때 천박한 나의 고전 지식이 부끄러웠다. 또한 내 책꽂이에 오래전부터

꽂혀있는-아니 대학때부터 가지고 다니며 채꽂이에 넣었다뺏다를 반복했다- 고전 서적들을 향한

욕구가 강력하게 타올랐다.

    그는 고전을 읽되 자신과 현실에의 적용논리를 만들고 다듬는 노력을 빛나게 이어가고 있었다.

“도가도비상도 명가명비상명”이라고 하는 도덕경에서는 성공에는 왕도가 없다는 논리를 발견했고,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라는 주역의 언급에서는 막히면(어려우면)변하라는 논리를 찾아냈다.

또 때를 기다릴 줄 아는 삼국지의 조조 이야기, 장자에서 통찰의 도에 이른 백정 포정의 이야기는

왜 이렇게 새롭게 들릴까.

    이런 멋진 말도 할 줄 알았다. “일에 미쳐 코피가 터지고, 공부에 미쳐 눈에서 핏물이 떨어질 정도로

자신을 담금질해보지 못한 사람이 성공을 꿈꾸는 것은 100미터도 달릴 수 없는 사람이 마라톤

대열에서 제일 먼저 전력질주를 하는 것과 같다”

    논어의 정명론을 통해 인간답지 않은 행위로 얻는 것을 부정하는 법을 배우고, 왕양명에게서는

‘통찰(이치)은 간과함(버림)을 필요로한다’는 점을 배우고 있었다. 또 불가에서 깨침에 이르기 위해

책을 불사르고 문자를 버리고 인식을 뒤집는 ‘의심’의 길 그리고 모순을 이야기하는 주역을 통해서는

이면의 세계와 현재 다음에 오는 모습을 염두하면서 경계하는 삶을 살 것을 주문한다.  

    그런데 나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박경철이 말하는 ‘평균이 이동하는 길목’에 서 있는가.

아니면 평균 속에 안주하고 있는가. 평균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추세를 파악하면서 맑은 정신을

세우고 있는가. 부자가 된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영역에서 최고가 된 사람들이라는데 난 어디쯤

서 있는가. 하루에 잠은 여덟시간 이상을 자야한다는 말을 ‘망발’이라고 주장하고 있는가.

세상을 보고 이해하는 데 오감을 얼마나 활용하고 있는가. 새벽 3시가 자나가는 이 소리가

오늘은 참으로 가볍고 경쾌하다. 내일 아침엔 시원한 겨울바람이 살갗을 부드럽게 감싸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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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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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원진호 | 작성시간 09.01.31 박경철씨의 성공학이 값싸지 않은 것은 바로 본인의 철학과 사상이 녹아 있기 때문이고 정도를 걷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선만이도 착한 부자되세요....그리고 이 코너가 자신의 감상에 멈추는 독서가 아니라 마을사람들과 공유하고 읽고,쓰고,생각을 공유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합니다.본인들이 읽은 책 느낀글을 많이 올려 주세요.서로서로 upgrade 되는 장이 되고 이 곳이 기록의 도서관이 되었으면 합니다.
  • 작성자김은정 | 작성시간 09.02.01 ^*^ 이분 강의하는것 TV에서 보았네요. 귀에 쏙쏙 잘 들어왔어요
  • 작성자난체 | 작성시간 09.02.02 첫인상은 맘씨좋은 아저씨, 두번째 느낌은 뜨거운 선만씨, 그다음은,,,, 왠지 통할것 같은,,,, 시원한 바람처럼 막혔던 가슴이 확 트이는군요 책과 더불어 그 보다 더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느낌을 공유하고 실천하며 같이 성장해 갈 수 있는것.. 분명 행복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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