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영이와 도희가 참석했습니다.
제가 준비한 발제문을 읽고 돌아가면서 느낀점을 말했습니다.
은영이는 옛날부터 익히 들은 유명한 소설이었고,절판되었다 다시 출간된 걸로 알고 있었답니다. 읽고 싶었는데 이런 내용인줄은 상상하지 못 했다고 합니다. 사회비판적인 내용에 놀랐다고 합니다. 또한 이러 내용에 제목을 앵무새 죽이기로 붙인 것이 또한 놀랍다고 했습니다.
도희는 초반에는 이해가 어려웠는데 후반부에 갈수록 내용이 파악되면서 앞에 왜 그런 내용이 나왔는지 이해가 도었고 재밌어졌다고 했습니다. 또한 8살의 어린 시선으로 스토리를 이어가는데 그 나이에 어른들이 보는 세계와 아이들이 보는 세계를 그렇게 차이 나게 표현할 수 있는지 대단하다고 했습니다.
자연스럽게 토론아닌 토론으로 이어가는데, 소설에서 옆집 은둔자 아저씨로 나오는 네이선씨처럼 혹시 살면서 일반적인 느낌과는 다른 분들을 본 적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은영이와 도희가 각 각 한사람씩 이야기를 했는데 사생활 부분이 많이 노출되는 것이여서 기록으로는 생략~~~~
저는 소설 문장에서 인상 깊었거나 재미있었던 부분을 인용해서 말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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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가 아바 몰래 무슨 짓을 하려고 하면서 이런 말을 합니다. "내가 기억하는 한 아빠는 한 번도 매질을 하지 않으셨어.나는 앞으로도 매를 맞고 싶지 않아" 하자 동생인 스카웃이 말합니다."오빠 말은, 못 된 짓 하는 걸 한 번도 아빠한테 들키지 않았다는 거겠지"( 제가 상황과 의도를 트는 표현을 잘 하지 못해, 이런 문장에 감동하나 봅니다. 저에게 이런 대꾸는 굉장한 말빨로 느껴지거든요):113쪽
흑인과 관련된 문제만 생기면 왜 이성을 가진 사람들도 갑자기 미친 것처럼 날뛰는지 도무지 이해 할 수 없단 말이야...잭 삼촌과 아빠가 나누는 대화 중에 나오는 말입니다. 이들이 살았던 세상만 그런거요.우리도 그렇죠. 바로 이념문제,남북문제입니다. 북한미사일 이야기만 나오면 우리 사회 논의는 분위기 싸~해집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누가 앵무새가 되는지 정말 곰곰이 생각해 볼 일입니다. 170쪽
아빠 이제 이 세상이 끝장나고 있어요! 제발 어떻게 해 주세요. 스카웃이 아침에 깨어 하늘을 보니 세상에~! 눈이 내리고 있네요. 그러면서 아빠에게 던지는 말입니다. 메이콤에는 눈이 내리질 않는데 그 해에는 이상기온으로 눈이 내렸나 봐요. 어른들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는 상황은 어떤걸가요. 그리 좋은 상황은 아닐 것 같다는 느낌이...127쪽
누가 욕설이라고 생각하는 말로 불린다 해서 모욕이 되는 건 절대 아니야. 욕설은 그 사람이 얼마나 보잘것 없는 인간인가를 보여 줄 뿐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지 못 해. 그러니까 듀보스 할머니가 뭐라 하시든 실망할 필요 없어. 할머니는 할머니 일만으로도 고통이 많으시단다. 스카웃이 옆집 고령의 할머니를 돌봐 주는데 그 할머니가 흑인을 변호하고 있는 아빠를 빗대 깜둥이 애인이라고 하자 기분이 나빠집니다. 그에 대해 아빠가 하는 말입니다. 욕설에 대한 명쾌한 정의입니다. 저는 그렇게 말하면 후련하신지..묻고 싶네요. 207쪽
시작도 하기 전에 패배한 것을 깨닫고 있으면서도 어쨌든 시작하고 그것이 무엇이든 끝까지 해내는 것이 바로 용기 있는 모습이란다. 용기에 대한 또 다른 표현입니다. 213쪽
법정이 열리고 마을 사람들 거의 모두가 방청합니다. 그 열기 속에 오빠와 친구 딜과 함께 스카웃도 참석합니다. 사이크스 목사님이 스카웃이 집에 갔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오빠가 말합니다. " 스카웃,집에 가.딜 너랑 스카웃은 집에 가 있어"합니다. 스카웃이 대듭니다."어디 그렇게 한번 만들어 보시지". 오빠가 목사님에게 말합니다. "괜찮을 거예요. 목사님.저 앤 들어도 이해하지 못할 거예요". 스카웃은 심한 상처를 받습니다. 그리고 이야기 합니다." 분명히 알아들을 수 있어. 오빠가 이해하는 만큼 은 나도 이해 할 수 있단 말이야" 오빠는 목사님에게 다시 말합니다. "쉿. 저 앤 이해 못해요. 목사님.아직 아홉 살도 안 되었거든요" 전 스카웃의 항변보다 오빠의 절실함이 엿보입니다. 그 와중에 자신도 집에 가라고 할까 봐요. 상대방의 입장을 역이용하여 또 다른 상대방을 설득하는 것.동생의 감정이 어떻든 존재를 무화시켜버리면서 까지 저 여기 있고 싶어요 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오빠가.322쪽
배심원 여러분들이 그들과 마찬가지로 모든 흑인은 거짓말을 한다는 가정,모든 흑인은 부도덕하다는 가정,모든 흑인은 우리 여자들 주위에 믿고 내버려 둘 수 없다는 가정,우리가 그들의 정신과 관련짓는 그런 가정을 따르리라는 확신을 갖고 말입니다. 법정에서 아빠가 변술하고 있습니다. 이는 물론 잘못된 가정이지요. 아니 편견이지요. 알면 다 선한 이웃인 것처럼 흑인에 대해서도 사실 벽을 치고 있기 때문이지요. 왜 벽을 쳤을까? 그들은 계급이 다르고 자신들을 위해서 노예로 일을 해 줘야 하는 존재거든요. 그러니 같이 어울리면 안 되죠. 사회경제적 이유로 벽을 치고 그 이유로 같은 사람으로 보면 안 되는 거였습니다. 그러나 수 백년 동안의 경험과 흑인들의 저항, 산업 토대의 변화, 인문적 의식의 발달로 아마 이 틀이 깨지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지.... 이 소설도 그런 배경으로 나온 것이고, 가상이지만 톰로빈슨 재판도 나오는 거겠지요. 378쪽
그리고 뒤 이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토론을 공식적으로 마쳤습니다.
이렇게 해서 2014년 중학생 팀 모임은 끝났습니다. 마지막으로 후배 독서팀에게 조언할 것이 있는지 물었습니다.은영이는 약속을 꼭 지켰으면 한다고 합니다. 도희는 발제 내용에서 찬반 토론이 분명한 쟁점을 만들어와 토론이 활발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저는 고맙다고 했습니다. 고등학교 올라가서도 독서팀에 들어가 한달에 한 권의 책을 읽는다고 생각하고 지냈으면 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빛나는 문장을 적어두거나 쪽을 접어 두고. 기왕이면 독후감도 써 놓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그 것이 3학년 때 자기소개서 쓸 때 소위 꺼리를 제공한다고 했습니다. 문장에 도움을 주고 소재를 제공하고 무엇보다도 빛나는 영감을 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열심히 한 친구들의 잠재력을 더 높혀 주지 못한 것에 말입니다. 앞으로 독서팀을 꾸릴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간의 경험이 참고가 되었다고 했습니다. 또한 독서활동에 참여하는 어른들의 역할이 논술 선생님이나 학원 강사는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어른들도 똑 같이 책을 읽고 참여하는 거라구. 생각을 나누고 공유하기 위해 참여하는 거라구. 다만 팀의 성격상 친구들이 주도하는 것 뿐이라구. 어른들의 독서 활동과 똑 같은 방식으로 운용됨을 이야기 해 주고. 학교에서 제시하는 독서 목록을 가지고 책을 선정하는 것이 아닌 친구들이 일고 싶은 책을 자율적 자발적으로 선정하여 그 느낌을 다른 친구들과 공유하는 것이 이 모임의 큰 특징이라고 말했습니다. 다시 말해 이기적인 책 선정이죠. 내가 좋아하는 혹은 읽고 싶은 책에 대해 다른 친구들의 반응을 보는 것도 재미있지 않나요? 또한 책 읽는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데 그럼에도 내가 선장한 책을 애써 읽어주는 친구가 있다고 생각하면 고맙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지요. 또 입장을 바꿔 다른 친구가 선정한 책을 보았는데 영~ 내 스타일이 아니예요. 그래도 읽어야죠. 읽다 보면 어! 이런 것도 있네. 끝내 실망스러워도 이런 측면은 이해가 되는 군 하는 부분이 있고 토론장에서 왜 상대 친구는 이 책을 선정하게 되었는지 왜 좋아하는지를 알아내는 재미도 있을 겁니다. (실제 말한 것에 좀 붙여서 써 놨습니다. 오해말기를,수다쟁이로..ㅎㅎ)
우리의 전통이- 아니 전통이라고 생각하는 아니 만들고 있는....- 모임이 끝나면 어른이 대접하는 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담당하기 전 맡았던 김현아선생도 부르고 해서 신설4거리에 있는 서해농장에서 한우 고기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왜 한우 고기냐고요? 친구들이 단 둘이여서 그랬습니다. 부담이 적어서~ 우하하하.....
자~ 이제 또 다른 공부 못(?) 하는 독서 영재를 찾으러 떠나볼까요? 도희,은영,지희,대훈,세기,영빈,형준이 잘했건 못 했건 우리와 인연을 맺었던 친구들이 앞으로의 인생을 살면서 상처 받지 말고 행복하게 살기를 소망하며 이 글을 마칠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