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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신문-독후감

242번째: 다카하시 유키미가와히토 히로시 지음 『어느 과로사』:21.05.16

작성자원진호|작성시간21.05.17|조회수94 목록 댓글 0

책 익는 마을의 책 이야기

 

다카하시 유키미가와히토 히로시 지음 『어느 과로사』

 

다카하시 마쓰리의 죽음

 여기 전도 유망한 대기업 사원인 사회 초년생이 스스로 생을 마감한 이야기가 있다. 일본 이야기이지만 우리 사회라고 다를 것이 없다. 그래서 유심히 봤다. 옛날 이야기도 아니다. 2015년 이야기이고 만 스물 셋의 꽃다운 청춘이야기다.

 마쓰리라는 도쿄대 졸업생이 일본의 덴쓰라는 유명 광고회사에 입사한다. 그 녀는 신입 연수 후 5월에 ‘다이렉트 마케팅 비즈니스국’에 배속되고 ‘디지털 어카운트부’라는 부서에 들어가 인터넷 광고를 담당한다. 전통적으로 TV광고에 강세를 보이는 이 회사는 인터넷 광고에서는 타 사에 비해 우위를 갖지 못하고 있었다. 또한 TV광고는 하나의 CM이 완성되면 통상 수 개월 가는데 인터넷 광고는 1주 단위로 개선 작업을 요구받는다. 6월 1일에 배치받은 마쓰리에게 맡겨진 임무는 자동차 화재보험의 디지털 광고 업무였다. 그 녀는 월요일에 올라오는 구구한 각종 데이터를 분석하고, 그 다음 주를 대비한 주간 보고서를 작성한다. 수요일 정례 회의때 이 보고서에 근거해서 광고주에게 개선점을 제안한다. 광고주와 협의된 결정 사항을 실행하고, 월요일에 올라온 데이터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지난주에 개선된 사항이 어떠한 성과로 이어졌는지 분석한다. 이런 작업을 그 녀는 매주 반복한다. 10월 1일 수습기간이 끝나고 정식직원이 된 후에 FX증권의 디지털 광고 안건까지 맡게 되면서 업무량이 급격하게 늘어난다.

 마쓰리의 자살을 업무상 재해로 판단하고 소송을 준비한 변호사는 11월 상순을 ‘심신의 건강을 해친 시기’로 보고, 12월 18일부터는 ‘자살 염려가 현저해진 시기’로 분석한다. 이 때 노동 실태를 보면, 10월 25일부터 27일까지 이틀 연속 밤샘 근무, 그 주 시간외 근로시간(주 40시간이 넘는 노동시간)이 47시간에 이른다. 10월 26일 월요일 노동시간이 31시 39분이었다. 11월 1일~7일까지 연속 야간 근무가 계속되었다. 11월 5일 퇴근이 다음 날 새벽 2시였고 숙소까지 왕복 1시간 이상이 필요했었고, 2시간 밖에 잘 수 없었다. 회사는 실질 노동시간을 은폐하기 위해 마쓰리에게 ‘음식물을 섭취하기’ 위하여 사내에 머물렀다고 보고하게 하기도 했다. 이 와중에 상사는 그 녀에게 심한 폭언(너의 연장근로 20시간은 회사에 전혀 도움이 안돼)과 성희롱(여자다운 맛이라곤 없다)등 갑질을 행했다. 또한 회사 부서내, 부서간, 광고의뢰처와의 회식과 회합 업무에 간사역할을 맡게 했다. 세계적인 광고회사가 신입사원에게 특별교육 시킨 것이 ‘건배하는 방법’, ‘꽃다발 증정 방법’이었고, 2차 예약시 ‘가명과 가짜 전화번호 사용’을 지시하는 것이었다.

 이 시기 마쓰리의 SNS에는 급속히 심신의 건강이 나빠지는 징후가 발견된다. 12월 9일에는 ‘일하기 싫다. 하루 수면 시간 2시간은 너무나 가혹하다’, 12월 16일에는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렇게 스트레스 가득한 나날을 견뎌내면 무엇이 남을까’라는 글이 올려 있었다. 그 녀에게 11월 상순에 우울증이 발병했고, 12월 하순 악화되었다. 그 원인은 10월부터 12월까지 이어진 장시간 노동, 야간근로, 위계에 의한 괴롭힘, 성희롱이었다. 이 사건은 당시 일본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고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 그 녀의 죽음은 법원에서 산재로 판정받았다.

 

어느 과로사

 일을 하다 보면 업무에 치이고 순간 버거울 때가 있다. 이 때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우선 주변의 배려다. 상사의 따뜻한 한마디와  조언. 그리고 업무 분담. 또 하나는 본인의 호소다. ‘어렵다. 힘들다’ 해야 한다. 성격상 내성적이고 평판에 민감한 사람일지라도 순간 심신에 위기가 느껴지면 어떤 식으로든 외부에 위험신호를 보내게 되어 있다. 그래서 세 번째로 기족, 친구들이 이 이상 징후를 잘 포착해야 한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공동체 문화나 조직 분위기가 관용의식이 통하고 있어야 한다. 마쓰리의 죽음을 보면 안타깝게도 모든 요인을 놓친 것 같다. 그 녀는 시골 출신에 한 부모 가정에서 자랐고, 스스로 독립해서 돈을 벌어야 했으며, 효녀였고, 자존심과 자립심이 강했다. 나름 건강하고 우수하게 살아온 그 녀에게 직장 생활에서 닥친 좌절감은 쉽게 극복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1~2년만 잘 버텼으면 어땠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든다.

 

사회 초년생들에게

내 딸아이도 최근 중소 전시 마케팅 회사에 입사해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또한 보령 시청에 신입 공무원이 되어 열심히 코로나19와 싸우고 민원을 해결하며 살고 있는 친구들도 몇 몇 알고 있다. 그리고 내 인생의 신입 시절도 흐릿하지만 기억하고 있기도 하다. 우리 사회도 경험 많고 노련한 직원이 맡아야 할 업무를 신입에게 맡기는 경우가 꽤 맡다. 특히 민원 일이 그렇다. 병원에서는 응급실 업무가 그러했다. 이 글을 읽는 초년생에게 부탁한다. 어려우면 상사의 바짓 가랑이라도 붙잡고 도와 달라 하라. 만약 상사가 도와 주지 않으면 그 분이 나쁜 이다. 당신 잘못 아니다.

책 익는 마을 원 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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