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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부산사랑방

[후기] 연둣빛 봄날, 달이 머무는 정원에서 만난 착한 목자님

작성자레몬홍차|작성시간26.04.28|조회수398 목록 댓글 11

찬미 예수님!

 

친동생 엘리사벳과 함께 신부님을 찾아뵈었던 크리스티나입니다.

 

지난 주말, 저희 부산사랑방 식구 26명과 부산 꾸리아 대표 40여 명은 설레는 마음을 안고 충북 음성으로 향했습니다. 왕복 600km라는 긴 여정이었지만, 연둣빛 새순과 싱그러운 새소리가 가득한 힐링피스가든에서 김웅렬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님과 함께 미사를 드린다는 기쁨에 모두의 얼굴에는 피곤함 대신 환한 미소만 가득했습니다.

 

달이 머무는 곳, 힐링피스가든

미사 전 신부님께서 들려주신 이곳 이야기는 그 자체로 한 편의 시 같았습니다. 월정리(月亭里)라는 이름처럼 달이 머무는 정자가 있는 이곳은, 돈사와 축사가 금지된 청정 지역이자 탐스러운 복숭아가 익어가는 마을입니다.

 

신부님께서는 은퇴 후 수백 년 된 느티나무의 이끌림에 이곳에 터를 잡으셨다고 해요. 나무 뿌리가 숨을 쉴 수 있게 아스팔트 대신 정성껏 길을 내시고, 신자들이 맨발로 걸으며 건강을 챙길 수 있도록 돌들을 깔아 드라이 가든(Dry Garden)’을 만드셨다는 대목에서 신자들을 향한 세심한 사랑을 느꼈습니다.

 

특히 경당 2층에서 만난 수많은 성인 유해와 성물들은 신부님이 걸어오신 43년 사제 생활의 영적 무게를 느끼게 해주어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방송국 PD 같으셨던 신부님과 성소주일 강론

미사 30분 전, 마이크 감도를 체크하고 실시간 촬영 환경이 여의치 않자 발 빠르게 대처하시는 신부님의 모습은 마치 베테랑 방송국 PD님 같으셨습니다. 덕분에 저희는 야외에서도 신부님의 생생한 목소리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지요.

 

그날 신부님께서 들려주신 성소주일 강론은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거룩한 부르심'의 씨앗을 다시 심어주었습니다. AI의 도움을 빌려 그날의 핵심 내용을 다시 한번 나누어 봅니다.

 

[강론 요약] 성소 받은 자의 아름다운 삶! (2026.04.26)

 

부르심의 다양성: 성소는 사제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것입니다. 계란찜을 보고 신학교에 간 노 대주교님, 책 한 권에 매료된 나 주교님처럼 하느님은 아주 사소하고 신비로운 방식으로 우리를 부르십니다.

 

15분의 절규: 태풍 속에 쓰러진 아버지를 살려달라며 하느님과 맺은 '눈물의 계약'이 지금의 김웅렬 신부님을 만들었습니다.

 

착한 목자의 길: 목자는 양들이 절벽으로 떨어지지 않게 '사랑의 매'를 들기도 하지만, 결국 자신의 몸으로 문을 막아 양들을 지키는 '양들의 문'이 되어야 합니다.

 

평행선의 영성: 사제는 개인 우물이 아닌 '공동 우물'이며, 신자와 사제 사이에는 '아름다운 평행선'이 필요합니다.

 

변화하는 마음, 그리고 감사

헤라클레이토스는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고 했습니다. 신부님의 강론은 늘 익숙한 듯하지만, 제 마음의 그릇이 매일 변하기 때문인지 매번 새로운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신부님이 강조하신 평행선의 의미를 되새기며 칼릴 지브란의 시구가 떠올랐습니다. 그대들의 공존에는 거리를 두라. 천공의 바람이 그대들 사이에서 춤추도록.” 사제와 신자가 서로를 존중하며 아름다운 거리를 지킬 때 그 사이로 성령의 바람이 분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이 은혜로운 여정을 제안해준 동생 엘리사벳,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십으로 긴 여정을 웃음바다로 만들어주신 부산 요안나 방장님, 고운 목소리와 선율로 미사를 빛내주신 소화데레사 자매님과 반주자 미카엘라 자매님, 가족 모두가 함께 온 이미카엘라 자매님, 그리고 그날의 찰나를 영상으로 영원히 남겨주신 요아킴 형제님... 그 외 한 분 한 분의 얼굴이 주님의 은총 속에 겹쳐 보입니다.

 

자녀가 오면 반갑고 가면 더 반갑다는 농담이 있지요. 내리쬐는 태양 아래서 저희의 손을 잡아주시고, 일일이 사진 모델이 되어주시고, 떠나는 버스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어주신 신부님... 저희 때문에 너무 고단하시지는 않았을지 죄송한 마음과 감사가 교차합니다.

 

신부님, 고맙습니다. 주님이 인도하시는 그날, 감곡에서 다시 뵙기를 소망합니다.

 

크리스티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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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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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친타 | 작성시간 26.04.28 착한목자주일에 착한 목자를 만나셔 맑고 투명한 아름다운 수채화를 마음에 담으셨네요.
    그 살랑거리는 날리는 꽃잎들이 전해집니다.
    감사합니다.
  • 작성자진실한 로사 | 작성시간 26.04.29 아름다운 후기 덕분에 저도 그 자리에 함께 한 것만 같습니다. 감사드립니다!
  • 작성자홍복 안나 | 작성시간 26.04.29 축복의 시간들 나눠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작성자가밀라바람꽃(인천방장) | 작성시간 26.04.30 후기를 읽으면서 그날의 감동을 함께 느껴보았습니다
    강론도 너무 잘 올려주셔서
    저도 그곳에 있는듯~~고맙습니다
  • 작성자부산방장 요안나 | 작성시간 26.04.30 사진을 수채화 처럼 이쁘게 올려주셨네요
    후기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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