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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티벳여행/티베트여행 10월 06일 꺼얼무 → 나취 → 라싸

작성자티벳카일라스(오영철)|작성시간25.10.23|조회수254 목록 댓글 0
탕구라 고개를 넘으며, 드디어 신들의 땅으로

어젯밤은 해발 5000미터가 넘는 탕구라산 고개를 넘는다는 생각에 잠들었다가 깨었다가를 반복했다.

숨이 약간 가빠오고, 머리가 무겁기도 했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열차 창밖의 풍경은 점점 더 비현실적으로 변해 갔다.

아침에 일어나 일행들의 안부를 확인해보니, 역시 두 분이 고산증세로 고생을 하고 있었다.

열차원을 찾아 산소 호흡기를 빌려다 드렸더니, 30분쯤 지나서 한결 괜찮아졌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창밖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맑고 푸르렀다.

그야말로 그림 같은 날씨였다.

출발 전 예보에서는 흐림이나 비 소식뿐이었는데, 정작 현지에 와보니 구름 한 점 없는 쾌청한 하늘이다.

모두들 휴대폰을 꺼내들고 창문에 바싹 붙어 사진을 찍느라 바빴다.

고원의 햇살 아래, 설산 능선마다 하얀 눈이 두껍게 쌓여 있었다.

“이 시기에 눈이 이렇게 많았던가?” 하고 이상하게 여겼는데, 나중에 라싸에 도착해서야 알았다.

10월 4일부터 5일까지 네팔과 티벳 에베레스트 지역에 폭설이 내렸고, 라싸에도 밤새 비가 내렸던 것이다.

뉴스에서는 네팔 메라피크에서 하산하던 등산객 한 명이 눈보라에 갇혀 저체온증으로 사망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또 중국 측 에베레스트 동쪽 베이스캠프에서는 트레킹 손님 300여 명이 눈에 갇혀 군인과 경찰이 출동했다고 한다.

하지만 중국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雨过天晴” — 비가 지나면 날이 갠다.

그 말처럼, 이번 여행의 하늘은 우리에게 행운의 시작을 알리는 듯했다.

11시반쯤, 드디어 라싸 도착 방송이 흘러나왔다.

열차는 해발 3,650미터의 라싸역에 천천히 멈춰 섰다.

드디어 도착했다는 기쁨에 다들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역을 나오자 놀라운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2008년 이후 무려 17년 동안 봉쇄되었던 라싸역 광장이 이번에 새롭게 개방된 것이다.

7월에 다녀간 다른 팀은 여전히 칸막이로 막혀 있었다는데,

아마도 티베트자치구 성립 60주년과 시진핑의 라싸 방문을 기념해 오픈한 듯했다.

광장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기사는 티베트식 환영의식으로 하얀 카다(카타)를 하나씩 목에 걸어주었다.

그 순간, 먼 길을 달려온 피로가 조금은 녹아내렸다.

버스를 타고 라싸 시내로 들어와 점심식당으로 향했다.

고동안 열차 안에서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던 터라, 다들 젓가락이 놀랄 만큼 빠르게 움직였다.

“이게 진짜 밥이지!” 하며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만큼 한 끼의 따뜻한 식사가 고마운 순간이었다.

식사 후 호텔에 도착하니, 구름비님 사모님께서 고산증세로 많이 힘들어하셨다.

의사를 불러 산소와 약물 치료를 받게 했다.

다른 분들은 호텔방에 짐을 풀고 잠시 휴식을 취했다.

저녁 무렵이 되어 근처 식당에서 간단히 식사를 했는데, 점심을 든든히 먹어서인지 다들 입맛은 덜했다.

라싸에 도착한 첫날은 대부분 이런 식이다.

몸이 아직 고도에 적응되지 않아 멍하고, 약간은 비리비리하다.

하지만 이 또한 티베트 여행의 통과의례다.

고산병은 타인의 위로보다, 스스로의 적응이 가장 큰 약이다.

괜히 “괜찮으세요?” 하고 계속 묻는 건 오히려 더 짜증날 뿐이다.

그냥 조용히, 묵묵히 기다려주는 게 좋다.

저녁 식사 후 컨디션이 괜찮은 사람들은 거리 산책을 나섰다.

호텔 앞에서 바라본 조캉사원 위로 보름달이 둥글게 떠 있었다.

라싸의 밤하늘은 별빛으로 반짝였고, 그 사이로 커다란 달이 유난히 밝았다.

고요한 공기 속에서, 마치 천년의 시간도 이곳에서는 천천히 흐르는 듯했다.

“그래, 드디어 티베트에 왔구나.”

그날 밤, 둥근 달빛 아래에서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그렇게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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