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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티벳여행/티베트여행 10월 07일 라싸시내(포탈라궁, 조캉사원)

작성자티벳카일라스(오영철)|작성시간25.10.23|조회수81 목록 댓글 0
"햇살 아래 포탈라, 달빛 아래 라싸"

라싸에서의 첫 아침이 밝았다.

창문을 열자, 어제보다 더 맑고 높은 하늘이 펼쳐졌다. 공기마저 차갑고 투명하다.

오늘의 일정은 라싸의 상징, 포탈라궁조캉사원.

고원의 태양빛이 포탈라궁의 붉은 벽을 비추며 눈이 부셨다.

포탈라궁 입장은 시간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우리의 예약 시간은 오전 11시.

아침 식사를 마치고, 모두 여유롭게 짐을 챙긴 뒤 10시에 가이드와 함께 호텔을 나섰다.

도로 곳곳에는 국경절 연휴를 맞아 오색 깃발이 펄럭이고, 거리엔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았다.

나는 잠시 일행과 떨어져 은행을 찾아 나섰다.

한국에서 가져온 투어비를 통장에 넣어야 했는데, 국경절이라 대부분 은행이 문을 닫은 상태였다.

전화로 문의하니 포탈라궁 뒤쪽에 있는 은행 한 곳만 영업 중이라고 한다.

마침 점심식사가 그 근처라, 마음속으로 “오늘 운이 좋군” 하고 웃었다.

11시, 일행들은 포탈라궁으로 입장했다.

12시가 넘어 포탈라궁 관람을 마치고 출구 쪽으로 나왔다.

나는 미리 약속한 대로 일행들과 합류해 포탈라궁 외곽을 한 바퀴 돌았다.

하얀 담장 아래엔 순례자들이 기도 바퀴를 돌리며 묵묵히 걸어가고,

용왕담 공원의 호수에는 포탈라궁의 붉은 벽이 그대로 비쳐 있었다.

그 풍경은 너무나 평화로워 한참이나 발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점심은 포탈라궁 뒤편 식당에서 했다.

일행들이 식사하는 사이, 나는 식당 옆 은행으로 가서 돈을 입금하고 다시 돌아왔다.

식사를 마치니 모두 얼굴에 피곤이 역력했다.

그래서 오후에는 잠시 호텔로 돌아가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호텔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어제 고산증세로 고생했던 구름비님 사모님

오늘은 완전히 회복된 얼굴로 활짝 웃고 계셨다.

그 모습을 본 다른 분들이 “나도 치료받아야겠다!” 하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결국,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의사를 다시 불렀다.

의사 선생님은 각 방을 오가며 분주히 움직였고, 무려 아홉 명이 2시간 동안 치료를 받았다.

산소를 흡입하고 링거를 맞고 나니, 모두 얼굴에 생기가 돌고 “이제 진짜 살 것 같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오후 5시, 조캉사원으로 향했다.

호텔에서 걸어서 불과 5분 거리였다.

저녁 무렵이라 관광객도 줄어 조용했고, 사원 앞에서 향을 피우는 사람들만이 저녁빛 속에서 고요히 기도하고 있었다.

조캉사원 안에는 황금빛 석가모니상이 빛나고, 그 앞에서 티베트인들이 오체투지로 절을 올리는 모습이 참 경건했다.

시간이 멈춘 듯한 공간, 마음이 절로 숙연해졌다.

조캉사원을 나온 뒤, 일행들은 가이드와 함께 바코르 거리를 한 바퀴 돌았다.

각종 향과 불상, 기념품이 즐비한 상점들,

그리고 오랜 세월을 닳아온 돌바닥 위를 걷는 순례자들-그들의 걸음마다 신앙이 깃들어 있었다.

저녁은 조캉사원 옆 식당에서 야크 스테이크로 하기로 했다.

하지만 나는 개인적인 일로 지인과 다른 곳에서 식사를 해야 했다.

식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택시 창밖으로 포탈라궁의 불빛이 눈에 들어왔다.

순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택시에서 내려 포탈라궁 광장으로 향했다.

밤하늘 아래, 붉은 궁전은 황금빛 조명 속에서 더욱 웅장했다.

광장의자에 앉아 한참 동안 아무 말 없이 그곳을 바라보았다.

별빛이 차오르고, 그 위로 달이 둥글게 떠올랐다.

오늘이 망월(음력16일)이었다.

라싸의 하늘에 뜬 그 둥근 달은, 어제보다 더 밝고, 더 가깝게 느껴졌다.

그 순간, 나는 생각했다.

“이토록 멀리 와서 맞이한 달빛이라니…

이게 바로 여행의 행복이 아닐까.”

그렇게 한참을 멍하니 달을 바라보다,

밤의 라싸를 뒤로하고 천천히 호텔로 걸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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