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싸의 푸른 하늘 아래, 마음이 맑아진 날" 아침 식사를 하러 1층으로 내려가니 모두의 얼굴이 한결 밝아져 있었다. 어제 치료 덕분인지 표정이 맑고 생기가 돌았다. 티베트의 차가운 공기마저 오늘은 부드럽게 느껴졌다. 오늘의 일정은 간덴사원(Ganden Monastery). 라싸에서 약 60km 떨어진 곳, 해발 4,500m 고지 위에 자리한 이곳은, 티베트 불교 겔룩파(格鲁派)의 6대 사원 가운데서도 으뜸이라 불린다. 무엇보다 겔룩파의 창시자 종카파(宗喀巴) 대사가 직접 창건한 사원으로, 교학과 수행의 근원이자 겔룩파 정신의 심장이라 할 수 있다. 완만한 산길을 따라 오르는 간덴 트레킹이 시작됐다. 고산 적응을 위해 천천히, 숨을 고르며 걸었다. 라싸강이 발아래 유유히 흐르고, 그 건너편으로는 평원이 탁 트여 있었다. 눈앞에 펼쳐진 티베트의 풍경은 마치 세상과 나 사이의 경계가 사라진 듯했다. 탁 트인 하늘과 끝없는 산맥, 그리고 바람. 가슴속 깊이 맺혀 있던 무언가가 스르르 풀려나가는 느낌이었다. 트레킹을 마치고 사원 안으로 들어섰다. 붉은 담벼락 사이로 스님들의 염송 소리가 울려 퍼지고, 향냄새가 은은히 퍼졌다. 사원을 한 바퀴 돌며 종카파의 좌상을 뵙고 나니 마음이 잔잔해졌다. 점심은 사원 내 식당에서 먹었다. 라싸에서 가이드가 직접 가져온 상추로 쌈을 싸 먹었는데, 고동안 열차 안에서 제대로 식사하지 못했던 터라 그 맛이 더없이 꿀맛이었다. 간단한 식사였지만, 그 순간만큼은 진수성찬보다 더 행복했다. 식사 후 라싸로 돌아와, 도시 남쪽 산기슭의 전망 포인트에 올랐다. 푸른 하늘 아래 붉은 포탈라궁이 웅장하게 서 있고, 라싸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사진을 찍으며 모두들 “드디어 라싸에 왔구나” 하는 실감을 나눴다.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는 바코르 시장에 들렀다. 탱화를 그릴 때 쓰는 천연석채를 가공하는 공장을 구경하고, 정교한 불화 작품도 감상했다. 골목을 따라 상점들이 늘어선 시장에는 향 냄새와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뒤섞여 있었다. 그 사이를 천천히 걸으며 기념품도 사고, 여행의 여운을 즐겼다. 저녁 무렵 호텔로 돌아오는 길, 멀리서 포탈라궁의 붉은 벽이 석양에 물들고 있었다. 오늘 하루, 티베트의 하늘은 그 어느 때보다도 깊고 평화로웠다. |
불상 만드는 장인(匠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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