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야지 읽어야지 헛물만 들이키다가 해미도서관에서 발견한 책으로 드디어 시작하게 되었다. 예전에 제대로 읽은 적이 있는지 가물거리지만, 그렇다고 전혀 생소한 내용은 아닌 것이 모든이에게 삼국지가 주는 느낌일 듯 하다.
1권은 도원결의로 시작되는 책으로 먼저 황건적을 물리치기 위해 유비, 관우, 장비가 만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 후 한나라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목된 환관의 난(십상시의 난)과 황제를 제멋대로 움직이기 위한 동탁의 음모, 그리고 그런 동탁을 견제하기 위해 모여든 전국의 제후들의 이름과 그 휘하 장수 그리고 모사가들이 여럿 등장한다. 동탁과 여포를 이간질하기 위해 왕윤이 초선으로 하여금 간계책을 사용하게 한 내용도 있고, 젊은 조조부터 점점 승, 패를 오락가락 하면서 당대 영웅으로 성장하는 승상 조조의 모습까지 담겨있다. 특히, 만화에서 봤던 영웅호걸들의 이름이 곳곳에 한명씩 등장하면 다시 한번 인물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1권을 읽을 때의 문제점은 너무 많은 사람들이 등장한다는 점(앞으로도 더 많이 등장하겠지만)으로 인해 인물이 명확히 구분되지 안는다는 점과, 아직 중국의 지도가 머리에 그려지지 않아서 각 주도에 대한 언급이 있을 때마다 헷갈릴 수 밖에 없다. 이 지역에서 저 지역으로 이동했다는 말이 자주 나오는데, 쉽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
삼국지에서는 각 장수들이 명분에 따라 이합집산을 자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이합집산의 중심에는 해당인물의 심리적 요인이 많이 들어있기에 세익스피어의 여러 작품처럼 인간 심리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아울러 나 자신을 돌아보는데도 도움이 된다. 특히, 여포라는 인물이 심리적으로 많은 부분을 가르쳐주는 것 같다.
1권에서는 진나라 이후, 초나라와 한나라의 전쟁을 통해 한나라가 만들어지고, 그 후 한나라가 무너져가는 과정이 잘 묘사되어 있다. 왕이 나이가 어리면 누군가 나서서 섭정을 하게 되고, 왕권이 약하면 지방 호족이나 환관의 무리가 끼어드는 과정이 우리나라 역사와도 잘 이어지는 것 같다. 마치 한나라라는 통일 왕조지만, 춘추전국시대와 같은 느낌이랄까?
모쪼록 1권은 앞으로 남은 아홉 권에서 만날 영웅들의 삶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삼국지(도원에서 맺은 의리)", 나관중, 황석영 옮김, 창작과비평사, 290pages, 2003
[2021.01.25. 독서를 마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