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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 연극언어의 전망 찾기 1
『 ‘탈’과 ‘탈의 연기’』
주제 : 어제의 여성, 그리고 오늘의 삶
2006년 합천오광대 공연 현장 : 할미과장이 공연되고 있을 때 구경나온 동네 할머니가 기둥 뒤에 숨어서 할미탈을 바라보고 있다. 할머니의 흰고무신과 할미탈의 검정 고무신이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사진 최재우)
할미가 허리를 굽히고 궁둥이를 흔들며 허리 쪽박을 차고 등장한다. 마당을 한바퀴 돌아 이미 설치된 베틀에 앉아 신세타령조의 베틀가를 부른다.
할 미 : 춘아춘아 옥단춘아 성황당에 신령님내 시단춘이 춘일련가
시집간지 사흘만에 이런일이 또있는가
열다섯살 먹은나이 과부될줄 알았으면 시집갈년 누이런가
바디잡아 치는소리 아구답답 내팔자야
베틀다리 두다리는 서방다리 두다리요
내 다리 두다릴랑 쌍을지은 네다릴세
바디잡아 치는소리 우리낭군 목소리요
살림살이 어떤가베 에고에고 묻지마소
시집온날 입은치마 분홍치마 눈물되고 다홍치마 행주되네
삼대독녀 외동딸이 시집간지 사흘만에
저양반대 시종살이 시종살고 얻은삼을
짜투리고 어울쳐도 삼시세때 좁싸래기
사흘염천 긴긴해를 허리매고 배가고파
저선비댁 시종살이 디리썩썩 내리싹싹 독수공방 밥먹이나
바디잡아 치는소리 모질삶은 잘도간데이
관 중 : 할마이 할마이 비는 다 짰나?
할 미 : 비는 다 짰다마는…
관 중 : 할마이, 어제 장에가 사온 청어는 다 먼나?
할 미 : 어제 저녁에 영감 한 마리, 내 아홉 마리 오늘 아직에 내 아홉 마리 영감 한마리 한두름 다 머 짠나
관 중 : 에라 이 할망구야. 그래 처머싸이께네 맨날 쪽박이나 차고 동냥이나 해쳐먹지
할 미 : 에끼 이 놈아.
하면서 손가락질을 해보이며 베틀에서 나와 쪽박을 해들고 동냥을 나선다.
- 하회탈춤 할미마당 중에서-
기획 의도
세계연극 속에서 한국연극의 정체성은 ‘한국적 연극언어’에 의해서 결정될 수 있다.
한국적 연극언어는 다양한 전통극의 존재 속에 풍부하게 살아 있다. 탈춤, 판소리, 꼭두각시놀음, 만석중놀이, 발탈, 남사당 놀이, 그리고 전국에 산재해 있는 여러 가지 굿놀이 속에는 매우 다양하고 풍부한 한국적 연극의 전통이 여전히 생생하게 숨쉬고 있다.
그러한 한국적 연극의 풍부한 전통을 현대적으로 계승하여 세계 무대에서 한국 연극의 독자성을 보여주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 첫 번째 시도로 한국적 연극의 가장 풍부한 토양이 잠재되어 있는 탈의 연희성을 발굴하여 현대적 창조의 바탕으로 삼으려고 한다. 탈의 조형성과 그 조형성을 연희성으로 활용하는 탈짓의 방법론을 찾아서 몸에 익히는 과정은 공연예술을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매우 매력적인 작업이 될 것이다.
배우는 본질적으로 창조적 예술가이면서 숙련된 연기술을 지닌 장인이여야 하기 때문에 생생한 인물을 창조하기 위한 치열한 수련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더 나아가 배우가 자신의 직접적인 경험에서 출발하는 상상력의 한계를 넘어서는 인물을 창조해야만 할 때, 연극적 표현이 경직되거나 진부한 행동만 되풀이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배우의 창조적 상상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훈련으로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탈을 사용한 연기 혹은 연극 언어의 수련은 동 서양을 막론하고 널리 알려진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배우가 탈을 사용함으로써 상상력을 자극하고, 몸짓을 더욱 두드러지게 하며, 탈과 어울리는 신체 일부나 몸 전체의 움직임을 연극적 언어의 체계로 체득하는 것은 연기를 대하는 배우로써의 자세를 확립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과정은 배우가 직접 탈을 만들고, 그 탈을 사용하여 배우란 존재를 자각하고, 연기의 본질을 이해하여 탈짓으로 심화하며, 나아가 탈을 통한 연극언어의 체계를 탐구하는데 도음을 주고자 한다.
이 프로그램은 연차적으로 다음과 같이 진행하여 장기적으로 한국적 연극의 가능성을 탐색하여 그 성과를 확산하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다.
향후 일정
� 2010년 : 탈과 탈의 연기
� 2011년 : 몸짓, 발림, 춤의 신체언어적 활용
� 2012년 : 소리, 노래, 음향의 언어적 확산
� 2013년 : 꼭두, 그림자, 발탈 등 여러 매체의 사용
� 2014년 이후 : 선행 작업의 정리 평가를 통한 보충 및 심화․확장
< 작업 과정 >
1. 대본 만들기 - 책임 강사 김인경 ( ‘염쟁이 유씨’ 작가 )
참가자들은 자신의 장르에 맞는 대본-무용은 무용대본, 마임은 마임대본-을 만드는데, 미리 자신이 주제와 소재를 정해서 만들어 놓은 초안을 책임 강사 김인경(1인극 염쟁이 유씨 작가)의 멘토링으로 보다 완결된 대본을 만들게 된다. 참가자들은 자신이 미리 준비한 대본을 본 일정이 시작되기 전 책임 강사와 1:1 면담을 통해서 대본으로서의 완성도를 끌어올려서 단기간의 워크샵 기간 중 완성한다.
2. 탈춤 배우기 : 하회탈춤 할미마당/ 고성오광대 할미마당
책임강사 : 윤상순, 황영호
전통탈춤 중에서 할미과장을 직접 배워봄으로써 여성에 대한 탈춤적 표현이 어떠했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진다.
3. 탈 만들기 - 책임 강사 황병권 (진주오광대놀이 보존회 탈제작자)
대본 만들기가 어느 정도 진척되면 바가지탈 제작자인 탈 강사 황병권의 도움을 받아 작품속의 인물을 탈로 형상화하여 바가지 탈을 만든다. 바가지를 재료로 사용하여 구수한 뚝배기 장맛같은 박탈의 질감과 미감을 살리는 탈의 완성을 목표로 한다.
4. 탈 연기 : 책임 강사 김헌근 (배우, 1인극 호랑이 이야기 외 다수)
작품 속의 등장인물을 형상화한 탈을 사용하여 그 인물에게 가장 어울리는 탈연기의 기본적인 움직임을 만드는데, 흔히 탈연기는 몸짓 중에서 가장 핵심적이고응축된 탈춤의 몸짓으로부터 발전되어 나온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 민족의 ‘몸짓말’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것은 탈 혹은 탈춤의 몸짓말이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탈 혹은 탈춤의 몸짓말들을 새롭게 찾아서 표현함으로써, 가장 한국적인 연극언어를 추출해낼 수가 있고, 또한 그런 탈연기를 통해서 우리 민족의 가장 원형적인 몸짓들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다듬어진 탈연기는 인물과 결합함으로써 독창적인 자신만의 탈짓으로 형상화되어 배우들이 연기의 본질에 대하여 깊이 이해하는 체험의 바탕이 될 것이다.
5. 연출 : 책임 강사 손재오 ( 연출가, 마당극 남도밥 등 다수 연출)
대본과 탈과 인물의 탈짓이 정리되면 공연이 가능한 작품으로 완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감정선과 동작선을 만든다. 인물의 형상화는 장면의 감정선을 결정하고 그 감정선은 다시 인물의 동작선을 정하게 될 것이다.
창작탈춤의 고전이라 할 수 있는 ‘칼노래 칼춤’에서 뛰어난 탈 연기를 보여준 바 있는 연출가 손재오의 지도는 참가자들의 창작품을 한층 완성도 높게 만들어 줄 것이다.
6. 음악과 소품 : 음악 책임강사 김강곤, 미술 책임강사 조경현
최종적으로 무대에 올리기 위한 음악과 소품을 제작함으로써 다수의 창작품들이 워크샵을 통하여 완성될 것으로 기대한다.
7. 예비 심사 : 심사위원 - 참여 강사
완성된 공연은 심사를 거친 후 통과된 작품들은 발표회를 통해서 일반관객과의 만남을 시도한다.
8. 평가 :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공연들은 소액의 창작지원금을 지원하여 보다 다양한 무대에 올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든다.
�주최/주관 : 금수문화예술마을 운영협의회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경상북도, 성주군
�장소 : 금수문화예술마을 (054-931-5342)
�시간 : 2010년 7월 28일(수) - 8월 8일(일)
�주제 :
1. 어제의 여성, 그리고 오늘의 삶 ....
2. 전통극의 여성을 주제로 한 내용을 현대적으로 재창조하기
3. 기타 여성과 관련된 내용
�형식 : 1인극 혹은 2인극 (무언극이나 춤, 마임, 퍼포먼스도 가능)
�참가자격 : 연극배우, 춤꾼, 마임이스트, 퍼포머 등 공연 예술경력자 15명
(한 단체에서 동시 3명 이상 참가 불가, 단 3명이 한 작품을 만들 경우 제외)
�참가비 : 5만원 ( 숙식, 탈 재료, 소품 재료, 주제곡 작곡 제공)
�시 상 : 우수 창작자들에게 창작 지원금 지급
�참가자 심사 :
1차 : 서류 심사 ( 참가신청서 6월 말까지 tel9315342@hanmail.net 로 제출)
2차 : 면접 심사 ( 1차 합격자 개별통보 )
※ 문의 : 금수문화예술마을 (054-931-5342)
<만드는 사람들>
� 디 렉 터 : 최재우(연출가)
� 기 획 : 이현혜(금수문화예술마을 교육팀장)
� 기록/진행 : 전봉진(금수문화예술마을 매니저)
� 교육 진행 : 극단 연극촌사람들
� 특별 강사 : 김재석 (연출가, 경북대 교수)
� 연기 강사 : 김헌근 (배우, ‘1인극 호랑이이야기’ 외)
� 대본 강사 : 김인경 (희곡작가, 대전대 강사, ‘염쟁이 유씨’ 작가)
� 연출 강사 : 손재오 (연출가, 국민대 강사, 논문 ‘마당극의 웃음과 울음’ 외)
� 탈 강사 : 황병권 (탈조형예술가, 진주오광대보존회 탈 제작자)
� 하회탈춤 할미과장 강사 : 황영호 (하회탈춤보존회 전수조교)
� 고성오광대 할미과장 강사 : 윤상순 (국악예술단 사위 대표)
�음악 제작 : 김강곤 (작곡가, <연극 단재 신채호> 음악 작곡, 음반 <마당의 소리 2005년) 외)
�미술 제작 : 조경현 (조형예술가, 꿈꾸는 공작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