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박주택
그때에 나무들은 잎사귀가 달리면서
막연한 불안에 시달리며 잡히는 것마다 움켜쥐었다
그때에 우리는 사람들의 어두운 맨 뒷자리에서
울지 않는 것들이 무엇이 있는가를
생각하다 깜박 잠이 들곤 했다
모든 사람의 마음에 우물이 패어 흰구름이
머물다 가기도 한다고 믿기도 하던 때
계절은 끼니처럼 쉬이 오고 육체며 강이며
침묵에 비가 내리기도 하였다
우리는 푸르렀으므로 조금씩은 사나웠다
저녁 아래, 소리 아래서 듣는다
비록 행복도 고통도 눈 위에 새겨지진 않았지만
발끝까지 이어진 기록은 하찮지만
그것이 나일 수밖에 없었던 까닭이라는 것
오늘 밤 새 잎을 지나는 청춘을 바라보며
젊어 어리석었던 것들이 적막해오고
더 멀리서는 삶이라고 여겼던 더 많은 것들이
하늘에 박힌 별같이 반짝인다
이제 그때 마음을 다 밝히지 못한 계절이
다시 찾아온다면 어느 먼 곳에 있을
그리운 사람들의 가슴을 껴안고
마침내 나는 울음을 터뜨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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