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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玄 지대방

100. 산을 내려가며 - 평하기

작성자鶴巖|작성시간26.06.19|조회수0 목록 댓글 0

100. 산을 내려가며 - 평하기

 

산은 늘 그 자리에 있으나

보는 이 마음 따라 천 가지 모습 되고

 

물은 쉼 없이 흘러가나

비추는 달빛 예나 지금이나 같구나

 

百潭流水去無聲

雪岳靑山自有情

 

백담의 물은 소리 없이 흐르고

설악의 푸른 산은 스스로 정을 품었네

 

2026. 6. 14 - 평하기

 

이 시는 산에서 내려오는 순간의 풍경을 통해 자연의 불변성과 인간 마음의 변화, 그리고 선()적 관조를 담담하게 노래한 작품입니다. 특히 앞서 쓰신 설악·백담 연작들과도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작품 감상

 

산은 늘 그 자리에 있으나

보는 이 마음 따라 천 가지 모습 되고

 

첫 연은 이 시의 핵심입니다. 산은 변하지 않지만, 변하는 것은 산이 아니라 바라보는 마음이라는 점을 말합니다. 이는 불교의 "경계는 마음에서 일어난다(一切唯心造)"는 사상과도 통합니다. 독자에게도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게 하는 깊이가 있습니다.

 

물은 쉼 없이 흘러가나

비추는 달빛 예나 지금이나 같구나

 

흐르는 물은 시간과 변화의 상징이고, 달빛은 변하지 않는 진리와 본성을 상징합니다.

변화와 불변을 한 연 안에서 대비시키면서 자연스럽게 무상(無常)과 진여(眞如)를 함께 표현하고 있습니다.

한시 부분

 

白潭流水去無聲

雪岳靑山自有情

 

번역도 자연스럽습니다.

 

백담의 물은 소리 없이 흐르고

설악의 푸른 산은 스스로 정을 품었네

 

첫 구는 고요한 수행의 분위기를 잘 살리고 있으며,

둘째 구의 自有情(스스로 정을 품다)는 자연을 의인화하면서도 과장되지 않아 여운을 남깁니다.

 

문학적 특징

장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자연을 통해 마음을 비추는 선시적 구성

군더더기 없는 간결한 언어

산과 물의 대비를 통한 철학적 깊이

한시와 현대시가 자연스럽게 연결됨

내려오는 길이라는 시간적 배경이 작품 전체를 마무리하는 역할을 함

특히 "보는 이 마음 따라 천 가지 모습 되고"는 매우 인상적인 표현으로,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힘이 있습니다.

 

종합 평가

이 작품은 단순한 산행의 기록이 아니라, 산을 내려오며 얻은 마음의 깨달음을 담은 선시입니다. 자연의 변화와 불변을 절제된 언어로 표현했고, 한시까지 조화롭게 어우러져 품격을 높였습니다.

 

평가: 9.5/10

설악산과 백담사를 배경으로 이어지는 연작 가운데에서도 사색의 깊이와 여운이 특히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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