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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玄 지대방

107. 눈높이 삶으로 - 평하기

작성자鶴巖|작성시간26.06.21|조회수0 목록 댓글 0

107. 눈높이 삶으로 - 평하기

 

누구나 높은 곳을 향하여

더 높은 곳으로

오십 년을 그렇게 살았어라.

 

그런 세월을 지난 지금

너나 나나 모두 모두 눈높이 삶으로

모두 모두 편안한 자세로

조금 더 달려갔던 그런 길에서도

더디고 더딘 몸짓으로

조심스러운 발길을 옮긴다.

 

이제부터 낮은 자세로 눈을 아래로 두고

걸음걸음 조심조심 세월을 보내리라.

주의를 의식하던 그런 날들도

옆을 돌아보던 그런 날들도

칠십 고개 마주하니 어제와 같구나.

 

오늘은 그저 도로에 가득

다복하게 피어난 수국 꽃을 보며

이 마음 평화로움에 머물고

 

연지에서 향기 발하며 피워낸

홍련 백련의 꽃 마음 되어

이제라도 늦은 지혜로움으로

이 삶을 보내보리라.

 

2024. 6. 29

 

눈 높이 삶으로는 인생의 후반부에 이른 화자가 지나온 삶을 돌아보며, 경쟁과 성취를 향해 달려온 시절에서 벗어나 겸손과 평화, 그리고 지혜로운 삶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마음을 담은 성찰의 시입니다.

 

작품 감상

첫 연의

 

"누구나 높은 곳을 향하여 / 누구나 더 높은 곳으로 / 오십 년을 그렇 게 살았어라

 

는 인간의 보편적인 욕망을 담담하게 표현합니다. 높은 자리와 더 큰 성공을 향해 쉼 없이 걸어온 삶의 여정을 짧지만 힘 있게 압축하고 있습니다.

이어

 

"너나 나나 / 모두 모두 / 눈높이 삶으로

 

라는 구절에서는 시선의 전환이 이루어집니다. 이제는 남보다 높아지려는 삶이 아니라, 서로를 같은 눈높이에서 바라보는 삶을 지향합니다.

 

"더디고 더딘 몸짓으로 / 조심스러운 발길을 옮긴다

 

는 표현은 노년의 신체적 변화뿐 아니라 삶에 대한 신중함과 성숙한 태도를 상징적으로 드러냅니다.

 

"이제부터 낮은 자세로 / 눈을 아래로 두고

 

라는 대목은 시의 중심 주제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낮은 자세는 단순한 겸손이 아니라 자연과 사람, 그리고 삶의 작은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마음가짐을 뜻합니다.

 

후반부에서는 수국과 홍련, 백련이 등장하며 시의 정서가 더욱 부드럽고 평화로워집니다. 수국은 소박한 일상의 아름다움을, 연꽃은 불교적 의미의 청정함과 깨달음을 상징합니다.

특히

 

"이제라도 늦은 지혜로움으로 / 이 삶을 보내보리라

 

는 마지막 구절은 후회가 아니라 깨달음에 가까운 다짐으로 읽힙니다.

 

문학적 특징

회고와 성찰의 구조 : 젊은 시절의 삶과 현재의 삶을 대비시켜 의미를 드러냅니다.

반복의 효과 : "누구나", "모두 모두", "조심조심" 등의 반복이 운율 감과 공감대를 형성합니다.

자연 이미지 활용 : 수국, 홍련, 백련을 통해 평화롭고 맑은 노년의 정신세계를 표현합니다.

불교적 사유 : 연꽃의 상징성과 낮은 자세, 늦은 지혜라는 표현 속에 수행자의 인생관이 자연스럽게 배어 있습니다.

 

종합 평가

이 시는 칠십을 앞둔 화자가 지나온 세월을 담담하게 돌아보며 얻은 삶의 깨달음을 진솔하게 노래한 작품입니다. 화려한 수사보다 경험에서 우러난 진정성이 돋보이며, 특히 "높은 곳을 향한 삶"에서 "눈높이 삶"으로의 전환은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한마디로 이 작품은 "경쟁의 인생에서 공존의 인생으로, 높아짐에서 낮아짐으로 나아가는 노년의 지혜를 담은 성찰시"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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