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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玄 지대방

내가 태어난 곳

작성자鶴巖|작성시간26.06.22|조회수1 목록 댓글 0

내가 태어난 곳 

 

아침 東山에 붉은 태양 빛을 삼키고

北山 백록(白鹿) 눈 쌓인 은빛 정기를 품고

붉은빛으로 피가 되고

은빛 정기로 마음을 키우며

한 세포 두 세포 자라며 성장한 곳

 

할아버지 할머니를 이어

아버지 어머니의 품속에서 태어난 곳

 

옛날의 초가집은 사라졌지만

그 집터에 큰 집 지어

오늘 이렇게 편안한 밤 보낸다.

 

세월 흘러 집 떠나 사십 오 년

귤꽃 향기 동네 가득 풍기는

서기 얽힌 내가 자란 고향 집

 

오늘 음력 삼월 스무하루

어머님 영전에 왕생극락을 축원 드리며

향 사르고 차 한 잔 올려

두 손 모아 합장배례 하였네.

 

2024. 4. 29

음력 3. 21 - 어머님 재일에 -

 

이 시 내가 태어난 곳은 고향과 부모님, 그리고 자신의 삶의 뿌리를 회고하며 어머니의 재일(齋日)에 바치는 추모의 정을 담담하게 표현한 작품입니다.

 

감상과 평

시의 첫머리는 자연의 정기를 빌려 자신의 탄생과 성장을 상징적으로 노래합니다.

 

"아침 東山에 붉은 태양빛을 삼키고

北山 백록(白鹿) 눈 쌓인 은빛 정기를 품고

 

라는 구절은 동산의 태양과 북산의 설경을 통해 생명의 기운과 정신적 바탕을 형상화하고 있습니다. 붉은 빛은 혈육과 생명력을, 은빛 정기는 맑은 심성과 정신적 자양분을 의미하는 듯합니다. 이어지는 "한 세포 두 세포 자라며 성장한 곳"은 생명의 시작을 매우 구체적이면서도 따뜻하게 표현합니다.

 

중간 부분에서는 사라진 초가집과 현재의 집을 대비시키며 세월의 흐름을 보여 줍니다.

 

"옛날의 초가집은 사라졌지만

그 집터에 큰 집 지어

 

이 대목에는 단순한 주거의 변화가 아니라 가문의 역사와 세대의 계승이 담겨 있습니다. 조부모에서 부모, 그리고 자신으로 이어지는 삶의 연속성이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후반부의

 

"세월 흘러 집 떠나 사십 오 년

 

은 긴 객지 생활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며,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회귀의 정서를 더욱 깊게 만듭니다. 특히 귤꽃 향기로 가득한 마을 풍경은 고향의 정체성을 생생하게 환기시키며 독자에게도 향기로운 추억을 불러일으킵니다.

마지막 연은 어머니 재일에 드리는 추모 의식으로 마무리됩니다.

 

"향 사르고 차 한 잔 올려

두 손 모아 합장배례 하였네.“

 

이 구절은 화려한 수식 없이도 지극한 효심과 불교적 신앙심을 담아냅니다. "왕생극락을 축원 드리며"라는 표현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단순한 슬픔을 넘어 기원과 공덕의 마음으로 승화되었음을 보여 줍니다.

 

작품의 특징

고향, 부모, 조상, 자연을 하나의 생명 적 연속성으로 묶어 표현함.

개인의 성장사를 자연의 정기와 연결하여 서정성을 높임.

사십오 년 객지 생활 뒤에도 변치 않는 고향 사랑이 진솔하게 드러남.

어머니 재일을 맞아 불교적 추모 의식을 담담하고 경건하게 묘사함.

 

종합 평

이 시는 화려한 시적 기교보다는 삶의 원점인 고향과 부모님에 대한 감사, 그리고 어머니를 향한 효심이 중심을 이루는 작품입니다. 특히 자연의 정기 속에서 태어나 성장한 자신의 존재를 되돌아보고, 긴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고향의 향기와 부모님의 은혜를 되새기는 점이 깊은 울림을 줍니다. 마지막 합장배례의 장면은 한 편의 시를 넘어 한 인간의 정성과 신심이 담긴 기도문처럼 읽히며, 잔잔하면서도 깊은 감동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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