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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국지

[列國誌]483 이의총( 二義塚) (3)

작성자이광춘|작성시간26.06.05|조회수1 목록 댓글 0

[列國誌]483
2부 장강의 영웅들 (140)
제8권 불타는 중원
제 18장 이의총( 二義塚) (3)


그러나 고무구(高無咎)의 망명으로 모든 사태가 완결된 것은 아니었다.

최저에 의해 실각하고 거나라로 망명한 고무구의 영지는 원래 노(盧)라는 읍이었다. 

근처로 제수(濟水)가 흐르고, 동쪽으로는 화주부산이 솟아 있는 곳이다.

지금의 산동성 장청현 동남쪽 일대다.

이때 고구무의 장자 고약(高弱)은 노읍에 머무르며 영지를 관리하고 있었다.

그는 아버지 고무구가 쫓겨났다는 소식을 듣고 크게 분노했다.

"어찌 이럴 수가 있는가!“

그는 영지의 군사를 모아 반기를 들고 임치성을 향해 돌격했다.

이에 대해 제영공(齊靈公)은 즉시 진압군을 편성했다. 

최저를 대장으로 삼고, 경극을 부장으로 삼아 노읍으로 출전시켰다.

최저(崔杼)는 바람처럼 군대를 몰아 눈 깜짝할 사이에 노읍을 포위했다.

위기에 처한 고약(高弱)은 재빨리 사자를 보내 그때까지도 정나라 땅에 머물고 있는 국좌에게 도움을 청했다.

- 아버지의 원수를 갚아주십시오.

국좌(國佐)가 임치성의 정변을 안 것은 그때였다.

진나라를 비롯한 여러 연합군과 정나라 군대를 포위하고 있었기 때문에 전혀 국내 사정을 듣지 못했던 것이다.


"최저가?“

국좌(國佐)는 눈꼬리를 험악하게 치켜떴다.

20여 년 전 이미 최저의 교활함을 알아채고 추방한 바 있는 국좌였다.

그는 대뜸 직감했다.

'복수로군.‘

그 무렵 국좌(國佐)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최저 따위에게 밀릴 자신이 아니라고 자부했다. 

그는 연합군의 여러 제후들에게 국내 사정을 얘기하고 철수의 허가를 받았다.

"노읍(盧邑)으로!“

국좌가 거느리고 있는 군대는 추리고 추린 정예병이었다.

움직임도 신속했고, 사기도 드높았다.

패하면 돌아갈 곳이 없다는 절박함도 한몫 작용했다.

국좌(盧)가 이끄는 군대는 다짜고짜 노읍을 포위하고 있는 최저의 군대에 대해 맹공을 퍼부었다. 

최저로서는 허를 찔린 셈이 되고 말았다.

이 싸움에서 최저군은 대패했다. 

최저(崔杼)는 허둥지둥 임치성으로 퇴각했고, 

부장 경극(慶克)은 국좌의 병차대에 맞서다가 수레바퀴에 짓밟혀 전사하고 말았다.


첫 싸움에 승리를 거둔 국좌(國佐)는 이어 곡(穀) 땅에다 지휘부를 세우고 제영공에게 사자를 보내 최저의 퇴진을 요구했다.

- 그렇지 않으면 임치성을 쑥대밭으로 만들겠소.

다급해진 것은 제영공이었다. 

전력상으로 보아 임치성의 군대로는 도저히 국좌의 군대를 깨뜨릴 수 없었다.

초조한 것은 최저(崔杼)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안약을 찾아가 사태 해결을 의논했다. 

안약(晏弱)은 최저를 정면으로 쳐다보며 말해다.

"한 가지 방법이 있소이다.“

"무엇이오?“

"국좌(國佐)와 화해하는 것이오.“

"화해?“

"그렇소. 지난 모든 일을 불문에 부치고 국좌를 귀환시켜 예전의 지위를 회복시켜주는 것이오."


안약의 말을 듣는 동안 최저의 머릿속은 바쁘게 움직였다.

계책 하나가 섬광처럼 떠오른 순간, 최저(崔杼)의 입은 벙긋 벌어졌다.

"좋은 생각이오. 과연 그대는 현명하오.“

안약(晏弱)의 중재로 최저와 국좌 간에 화해가 성립되었다. 

맹약은 서관(西關)이라는 곳에서 이루어졌다.

두 사람은 어색한 표정을 감추고 어깨를 나란히 한 채 임치성으로 귀환했다.

그러나 임치성 안에 또 하나의 끔찍한 음모가 마련되어 있을 줄을 어찌 국좌(國佐)가 짐작이나 했겠는가. 

그는 자신이 죽인 경극(慶克)이 제영공의 생모 성맹자의 정부(情夫)인 것을 깜빡 잊었다.

성맹자(聲孟子)는 경극이 죽었다는 소식에 광란의 몸짓으로 울부짖었다.

- 국좌를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으리라.

이러한 중에 최저(崔杼)가 은밀히 방문하여 속삭였다.

"내일 국좌와 함께 문안 인사를 드리러 오겠습니다.“

성맹자는 최저의 말뜻을 알아차렸다.


다음날이었다.

최저와 국좌는 귀환 인사 겸 조문을 나와 성맹자의 처소로 향했다.

내궁으로 통하는 문을 열었을 때였다. 

별안간 문 뒤에서 사구(司寇) 소속의 관원인 화면(華免)이라는 자가 나타나더니 국좌를 향해 외쳤다.

"경극을 죽인 죄목으로 경의 목을 베는 바이오.“

국좌(國佐)가 최저를 돌아보며 뭐라 외치려는데, 

그보다 한발 앞서 화면(華免)이 휘두른 창날이 국좌의 목을 세차게 후려쳤다.

제(齊)나라에 또 다른 시대가 도래함을 알리는 죽음이기도 했다.


이 사건은 BC 573년(제영공 9년) 1월 29일에 발생한 것으로, 

진(晉)나라에서는 난서, 순언에 의해 진여공이 살해되고 진도공이 즉위한 바로 그 무렵의 일이었다.


진도공(晉悼公)은 비록 14세의 어린 나이로 즉위했지만, 사려가 깊고 영명했으며 군주로서의 권위를 갖추고 있었다. 

그는 즉위하자마자 진여공이 어지럽혀 놓았던 공실과 조정에 대해 대대적인 개혁정치를 단행했다.

<춘추좌씨전>은 이때 진도공(晉悼公)이 조정 신료들에게 내린 지시사항을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 부역을 면제하고, 모든 채무를 탕감하라.

- 홀아비와 과부의 생계를 보장하라.

- 초야에 묻혀있는 인재를 등용하라.

- 가난한 자를 돕고, 재난에 시달리는 자들을 구원하라.

- 관료의 무도한 짓을 금하며, 부세를 가볍게 하라.

- 죄인을 관대히 처분하라.

- 근검절약하여 기구와 재용(財用)을 아껴라.

- 농사철에 사람을 쓰는 일이 없도록 하라.


이런 개혁 의지가 얼마만큼 시행되었는지는 자세히 알 수 없으나, 상당 부분 실행에 옮겨졌음이 분명하다. 

진도공(晉悼公) 즉위 후 진나라는 다시 옛 패자국으로서의 권위와 영광을 되찾았다는 평가들을 사서(史書)마다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진도공(晉悼公)은 능력 위주의 인사 정책에 뛰어난 군주로도 유명하다. 

그가 특별히 인재 등용에 신경을 쓰게 된 동기로 이런 일화가 전해온다.

당시 중군위 벼슬에 있던 기해(祁奚)는 나이가 일흔이 넘었다.

그는 늙었음을 고하고 벼슬에서 물러날 뜻을 아뢰었다. 

진도공이 그에게 물었다.

- 그대의 자리를 누구에게 맡기면 좋을꼬?

기해가 대답했다.

- 해호(解狐, 해장의 아들)가 가장 적임자입니다.

진도공에겐 의외의 대답이었다.

- 해호라면 그대의 원수가 아니오? 그대는 어찌하여 자기 원수를 천거하는 것이오?

- 주공께선 신에게 적임자를 물으셨을 뿐, 신의 원수를 묻진 않으셨습니다.

이에 진도공(晉悼公)은 해호에게 중군위 벼슬을 내려주었다.

그런데 해호는 취임하기 전에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진도공은 다시 기해를 불러 물었다.

- 해호가 죽었으니 다른 사람을 천거해 주시오.

- 기오(祁午)가 적임자입니다.

그 대답 또한 의외였다.

- 기오는 그대의 아들이 아니오?

그러자 기해(祁奚)는 전과 다름없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 주공께서는 중군위의 적임자를 물으셨을 뿐, 신의 자식에 대해 묻진 않으셨습니다. 

기오(祁午)는 어려서부터 부모에게 순종하였고, 공부를 좋아하고 노는 것을 탐하지 않았습니다. 

성인이 되어서는 성격이 온화하고 사람을 공경하며 정직하고 방종하지 않아서 

그는 군위의 직책을 충분히 수행할 자격이 있습니다.

이리하여 진도공(晉悼公)은 기오를 중군위에 삼았는데, 과연 기오(祁午)는 중군위의 직책을 훌륭히 수행해냈다. 

그 뒤로 진도공은 사람을 등용함에 가문을 따지지 않고 그 인물의 능력을 중심으로 삼게 되었던 것이다.


반면, 진도공(晉悼公)은 공실과 조정을 어지럽혔던 자들에 대해서는 추호도 용서하지 않았다. 

가장 먼저 서동 일파인 이양오(夷羊五)와 청불퇴(淸怫魋)를 잡아들여 처벌했다.

"너희들은 군주를 바른길로 인도하지 않고 오히려 죄악의 수렁으로 빠져들게 했다. 그 죄는 참수에 해당한다!"

이렇게 말하고는 이양오와 청불퇴를 조문 밖으로 끌어내 목을 베는 한편 그 일족을 모두 나라 밖으로 추방했다.

이어 진여공을 독살한 정활(程滑)을 잡아들여 서릿발같은 호령을 내렸다.

"군주를 죽인 자를 살려두면 무엇으로써 후세를 경계하겠는가. 저자의 목을 베어라!“

정활은 참수되어 시장 거리에 그 목이 걸렸다.


정활(程滑)의 처형에 혼비백산한 사람이 있었다.

실제 정활을 뒤에서 조종해온 중군 원수 난서(欒書)였다.



🎓 다음에 계속..........
< 출처 - 평설열국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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