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타(175) 제3권 일본 민족이 아닌 타민족은 모두가 마루타였다.
제15장. 요시다 진정한 군인으로 살아가기
7절. 미요코, 또 다시 “天照大神“께 기도
"한 번 만나서 그걸 어떻게 하나?"
"알 수 있죠. 그건 초면인 제 앞에서 농담을 하고 조심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보아 알 수 있습니다.
마음에 드는 남자라면 자신을 잘 보이려고 조심합니다. 그걸로 알 수 있지요."
"자넨 여자에 무관심한 사람이 여자에 대해서 잘 아는군."
"기본입니다."
"그래서 그녀를 포기하겠다는 것인가?"
"아닙니다. 그녀는 제 맘에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다행이군 그래, 첫눈에 반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네. 잘 사귀어 보게나. 이제 화투하는 시간에 그 여자를 만나게. 휴일이면 그녀를 데리고 포장마차를 태워 송화강변을 달리게나. 하얼빈 길림가를 산책시켜 주기도하고 말이야.
여자는 누구나 무드에 약한 법이네. 여자가 분위기에 취하고 좋으면 옆에 있는 남자에게도 취하는 법이네."
"하하하. 대위님은 그 수법으로 형수님을 홀리셨군요?"
"뭐가 어째? 하하하--."
요시다 대위와 모리가와 중위는 63동 건물 옆에서 헤어졌다.
요시다 대위는 그 날 저녁무렵 경비전화로 가족진료소에 전화를 하여 가네스기 미요코와 통화를 했다.
미요코에게 저녁식사를 마친 후 교육본부 교관실에 보자고 했다. 후미코에게는 알리지 말라고 했다.
교육본부 실습실 건물 앞과 취사반 쪽에 있는 보안등에 불이 들어오고 교육본부와 같은 건물인 2층의 야간대학 강의실에 불이 환하게 들어왔다.
미요코의 복숭아같이 탐스런 얼굴이 보안등 불빛을 받으며 교육본부 건물 교관실에 나타났다.
그녀는 몹시 긴장하고 있었으나 흰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무슨 일로 부르셨나요, 대위님?"
그녀는 형식적인 인사말을 하며 경례를 했다.
요시다 대위는 의자를 내놓고 앉기를 권했다.
교관실에는 야간 당직장교 한 명이 한쪽에 앉아서 무엇인가를 기재하고 있을 뿐 다른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미요코는 요시다가 권하는대로 의자에 앉았다.
"미요코 양."
"하이--."
"나는 내일 안다이(安達)실험장에 출장을 가오.
며칠간 교육훈련을 받으러 가는데 금요일 새벽에 이시이 헌병대위하고 결투를 하기로 했지."
"......"
“이시이 대위는 731부대에서 검도 참피온으로 제일가는 실력가이고, 거칠며 포악하지. 나는 그 사람과 칼로 겨루게 되었소."
"안 돼요, 대위님."
미요코가 소리를 질렀다.
그녀의 큰 소리에 맞은 편에 앉아 있던 요시다뿐만이 아니라 떨어진 창가에 앉아 무엇인가를
기록하고 있던 장교도 놀라는 것이었다. 그 장교는 들고있던 펜을 떨어뜨렸다.
"죄송해요. 버릇없게 소리를 쳐서."
"괜찮아. 내가 왜 미요코 양을 불러 그 사실을 들려주느냐면 후미코에게는 이 이야기를 할 수 없고, 그녀를 못 보고 떠날 것 같아서야. 금요일 새벽에 결투를 하니까 그 이후에 내 대신 전해 주게. 할 수 있겠소?"
"......"
"남자 세계를 이해하는지 모르겠지만, 결투를 피하거나 취소할 수는 없어.
생명을 건 싸움이지만 해야 돼. 후미코가 알면 안다이 실험장까지 찾아와서 못하게 말릴 거야.
그렇다고 안하게 되지는 않아. 더 곤란하게 만들 뿐이야. 내 말 뜻을 알겠소?"
"생명을 건 결투를 하시나요?"
"그건 남자들의 세계야. 더 이상 묻지는 말고 내 부탁을 들어 주겠소?"
"왜 저는 요시다 대위님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아도 괜찮고 후미코 양은 알면 안 되나요?
친구는 죽는다는 위험을 알아도 괜찮고, 애인은 안 된다는 것인가요?"
"그런 뜻은 아니야. 후미코를 못 만나고 떠나는데, 내가 죽으면 영원히 못 만날 것이야.
내 대신 마지막 인사를 해주게. 부탁이야."
"인사를 어떻게 할까요?" 하고 미요코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
그녀의 눈에 눈물이 글썽였다.
"사랑했지만 남자들의 자존심 때문에 먼저 가겠다고 할까요?"
요시다는 놀랐다. 미요코의 태도가 민감하게 변화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심한 충격을 받은 듯 얘기했다.
"대위님은 후미코 양을 사랑하지 않나요?"
"그렇지 않아."
"그럼 왜 그녀를 두고 생명을 건 싸움을 하시러 가시죠?"
"그 싸움도 그녀와 관계있어."
"이시이 대위라는 사람이 후미코 양에게 모욕을 주었나요?"
"그렇게 보아도 좋을 거야."
"한 여자를 놓고 두 남자가 생명을 건 싸움을 하는 것인가요?"
"그렇게 아픈 델 찌르지 말아."
"결투를 포기할 순 없나요? 얼마나 위험한가요?"
"이시이 대위는 결투를 통해 나를 죽이고 싶어해."
"그를 이길 실력이 못 되나요, 대위님은?"
"그건 몰라. 해봐야 알겠지."
"좋아요. 저 혼자만 알고 있고, 후미코양에게는 말하지 않겠어요. 대위님이 돌아오실 때까지."
"내가 돌아오지 못하면 대신 말해줘, 행복하라고. 그리고 또 미요코 양도 행복하게 잘 지내고."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또르르 흘러내렸다.
그녀는 터지려는 감정을 억제하느라고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그녀의 감정이 생각보다 위축받는 듯하는 모습을 본 요시다는 몹시 민망하면서 그녀를 만난 일을 후회했다. 그러나 이제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내일 아침에 떠나시나요?"
"음."
"후미코 양을 만나 보시고 가세요."
"안돼. 후미코 양은 눈치를 챌 거야. 그렇지 않아도 이시이와 충돌하지 말라고 나에게 부탁했지. 내일 아침에 안다이 실험장으로 떠나며 내 표정이 심각하면 눈치를 챌 거야. 내가 아무리 태연하려고 해도 그건 어려워."
"오늘 점심때 함께식사를 한 의미가 최후의 만찬 같은 것이었나요?"
"그건 아니야, 그냥 함께 식사를 나누고 싶었어."
”그 중위는 싫어요."
"아니야, 그 중위는 좋은 사람이야. 도박을 한다지만 애인이 생기면 안할 사람이야."
"그래서가 아니라, 그냥 싫어요."
"중위는 미요코 양에게 대단한 호감을 갖고 있는 듯해."
"대위님, 꼭 돌아오세요."
"물론이지."
"돌아오시면 후미코에게 얘기할 필요가 없지요?"
"물론이지"
"저하고 비밀이 생겼네요?"
"그렇던가?"
"저 그럼 가도 되죠?"
"음, 내가 숙사까지 바래다 줄까?"
"혼자 가겠어요. 꼭 돌아오세요. 돌아오시도록 빌께요."
"고맙네. 잘 가게."
미요코가 자리에서 일어나 거수경례를 하자 요시다는 일어서서 그녀의 경례를 받으며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