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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타

4권. 제16장. 3절. 이번엔 미군 마루타들의 폭동 사건

작성자정기진|작성시간26.06.17|조회수2 목록 댓글 0

 

 

마루타(183) 4권 신무기라는 이름으로 물건처럼 소모되는 마루타

16이시이와 요시다는 다시 한 번 후미코를 사이에 두고 진검 대결

 

3절. 이번엔 미군 마루타들의 폭동 사건

 

그녀의 말에 용기를 얻어 요시다 대위는 간호원실로 들어갔다.

후미코는 간호원실에서 차트를 정리하고 있었다.

 

요시다를 힐끗 보며 후미코가 말했다.

"전 가신 줄 알았는데요."

"밖에서 미요코를 만났지. 가려고 했는데 그녀가 당신을 만나지 않고 가면 안 된다고"

"그 여자는 항상 넓은 마음으로 우리를 감싸네요."

"무슨 말이지?"

"미요코가 좋은 사람이라는 뜻이에요."

"그래, 좋은 여자야."

"사랑하는 여자는 아닌가요?"

"이봐, 왜 이래? 당신은 가끔씩 이상한 말을 해서 탈이야."

다른 두 명의 간호원들은 요시다와 후미코의 이야기를 더 이상 못 듣겠다는 듯 자리를 피했다.

그녀들이 나가자 요시다 대위는 후미코의 곁으로 다가가서 그녀를 안으려고 했다.

"후미코! 알리지 못하고 떠난 것은 그만큼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이야."

요시다는 후미코를 힘껏 안았다.

그의 품에서 빠져나가려다가 문쪽을 힐끗 보더니 두 팔로 그의 목을 감았다.

입술이 포개지고, 길고 긴 입맞춤이 시작되었다.

간호원들이 문을 열고 들어오려다가 흠칫 놀라며 돌아섰다.

들어오려던 간호원이 다시 문을 닫은 후에도 그들의 입맞춤은 멈추지 않고 계속되었다.

 

‘대위님’

교육부 서무실 당직 장교인 기무라 중위가 전화기를 들고 일어서며 요시다를 돌아 보았다.

‘특별반 경비책임자 다나카 나가미즈 판임관이 대위님을 찾습니다’

‘무슨 일인가’

‘영어 통역관 하노가 없다고 하자 대위님을 바꿔 달라고 합니다’

요시다 대위는 자리를 옮겨 기무라가 내미는 경비 전화를 받았다.

한쪽에서 선풍기가 계속 돌고 있었으나 후덥지근한 더위는 누그러지지 않았다.

군속 가운데 더러는 제복의 윗단추를 풀고 부채질을 하기도 했다.

‘나 요시다 대위요. 무슨 일입니까?’

‘큰일이 벌어졌습니다. 방금 마루타들이 폭동을 일으켰어요’

‘폭동? 특설 감옥 안에서 그들이 폭동을 일으키면 얼마나 일으키겠습니까?’

‘허긴 그렇습니다만 경비원의 열쇠를 뺏어 모든 방문을 열고 복도로 나와 고함을 지르고 있습니다.’

요시다는 지난 날 한국인 마루타의 저항을 본 일이 있었다.

그때 한국말을 하는 여자 마루타 강숙희를 통역으로 내세웠던 일이 떠올랐다.

‘그런데 왜 하노를 찾소?’

‘영어 통역할 사람이 없습니다.’

‘폭동 주동자가 아메리칸이오?’

‘그렇습니다.’

요시다는 얼마 전에 남방 전선에서 수송하였던 미군 해병대 열 명이 떠올랐다.

그들은 요시다 자신이 송송한 일이 있어 긴장감이 느껴졌다. 생각하고 싶지 않은 마루타의 일이다

‘그래서 나보고 어떡하라는 것이오.’

‘요시다 대위, 우릴 좀 봐 주시오. 대위는 영어를 잘 한다고 들었는데 와서 놈들이 뭐라고 하나 통역을 좀 해주시오.“

’난 사양하겠소. 난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그 12호동에는 가기도 싫소. 더구나 마루타의 모습은 보기도 싫소이다.‘

’여보시오. 영어 통역자가 없어서 그렇소.‘

’군의관들은 할 것이오. 실험하는 의사들보고 통역하라고 하지 왜 날보고 오라는 것이오?‘

’군의 장교들도 모두 외출중이거나 몇 사람은 있지만 영어를 모른다고 했소.‘

’통역하기 싫으니까 모른다는 것이겠지.‘

’제발 와 주십시오.‘

’못 갑니다. 미안합니다, 다나카 씨.‘

요시다가 수화기를 내려 놓으려고 할 때 나이 든 늙은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 이시이 지로네.‘

’하이--.‘

특별반장 이시이 지로는 이시이 나가데 대위의 아버지이기도 했다.

그의 목소리는 약간 다급한 어조였으나 목에 힘을 주면서 점잖게 말했다.

’자네 이곳으로 지금 곧 와 주게.‘

’하이.‘

’기다리겠네.‘

’하---. 가겠습니다.‘

수화기를 내려놓고 요시다는 신경질이 터지려는 걸 가까스로 참았다.

옆에 있던 기무라 중위가 영문을 모른채 히죽히죽 웃었다.

 

’영어 통역관 하노는 어딜 갔나?‘

’외출중입니다. 오전에 아이들 가르치고 오후 구업이 없다고 하더니 하얼빈에 간 모양입니다.‘

’젠장할 ---.‘

’무슨일입니까?‘

‘특별반에서 오라는군.’

‘마루타 폭동 때문이지요?’

‘아메리칸 해병들이 감옥을 난장판으로 만든 모양이야.’

요시다 대위는 12호동으로 들어갔다.

12호동 입구를 비롯해 중앙 통로에도 무장을 하고 38식 보병총을 들고 십여 명이 줄을 서 있었다.

12호동 옥상으로 올라갔다.

그곳에 특별반 경비원들 십여 명이 있었고, 다나카를 비롯해 반장 이시이 지로가 서 있었다.

옥상에서 내려다보면 중정 뜰에 십여 명이 총을 겨누고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7동 2층복도에 얼굴이 익은 미군 해병 대위를 비롯한 미군 서너명이 서성거렸고 그 뒤쪽에 삼십여 명의 마루타들이 왔다갔다 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들은 감옥 문을 열고 복도로 나왔으나, 창문마다 철망이 쳐 있고, 복도 입구에 철제문이 내려져 더 이상 벗어날 수 없었다.

미군 대위는 푸르스름한 수의를 입은채 두 팔을 추켜 들었다 내렸다 하면서 고함을 질렀다.

창문에 쳐 있는 철망을 잡아 흔들기도 하였다. 감방 안에 있던 침구며 변기통이 복도와 창문 철망에 널려 있었다.

‘요시다 대위, 저 아메리카 군인놈이 뭐라고 하고 있나?’

‘욕을 하고 있습니다.’

요시다 대위가 시큰둥해 대답했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이시이 반장은 입을 다물었다.

다나카가 메가폰을 요시다에게 내밀며 말했다.

‘저놈하고 대화를 해보십시오.’

요시다는 메가폰을 입에 대고 영어로 물었다.

‘당신들이 요구하는 게 무엇인가? 폭동을 계속하면 사살된다. 이유를 말해라.’

 

옥사 위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듣자 미군 다섯 명은 고개를 들어 올려다 보았다.

열 명의 미군을 수송했는데, 다섯 명 밖에 보이지 않은 것으로 보아 다섯 명은 실험으로 쓰여진듯 했다.

옥상 위에 서 있는 요시다를 본 미군 해병 대위는 얼굴을 알아보고 소리쳤다.

‘그래, 바로 네놈이 우리를 수송했지. 그래도 네놈은 신사적인 매너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우리를 속이고 이런 곳에 유폐해서 잔인한 실험을 반복하며 많은 인간을 죽이고 있다.

이것은 포로에 대한 국제규약 위반이고 인도적인 차원에서 너희들은 야만적인 놈들이다.’

‘뭐라고 하나?’

옆에 있던 특별반장 이시이 지로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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