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술 넘어가니 마셔야지,
🙏🎋幸福한 삶🎋🎎🎋梁南石印🎋🙏
술 : 술술 넘겨본들
술 : 술이 날 삼키겠냐
넘 : 넘기다 보면 내가 이기겠지.
어 : 어머머 뭔소리여 해보겠다는 거여
가 : 가만히 보자 허니 가마니로 보이지.
니 : 니가 죽나 내가 죽나 어디 한번 해 볼레
마 : 마파람 개 눈 감추듯 후딱 마셔버릴 테니
셔 : 셔틀버스가 도착하거든 내게 알려줘야 해
야 : 야비하게 너 혼자 집에 가서 이르지 말고
지 : 지피지기는 백전백승인 거 알지 입을 맞추자
술술 넘겨 버릴 것이니 걱정할 것 없어
술은 늘 작은 목소리로 시작한다.
야, 한 잔쯤이야.
나는 그 말을 믿는다.
세상에는 믿을 만한 것이 많지 않으니,
때로는 술잔을 비우면 철학자가 된다.
술이 나를 삼킬 리 없다고,
내가 먼저 삼켜버리겠다고,
잔을 들 때마다 호언장담했지만
분명코 술은 말이 없건만 어찌 된 일인지
내가 술만 삼키면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내가 삼킨 술이란 놈이
끝없이 말을 밖으로 밀어내는지 도통 모르겠다.
넘어가는 것인지
넘어오는 것인지
뭔지 알 수 없는 것이 술인지,
시간인지, 체면인지 모르겠다.
어느새 목소리는 커져
담장 너머로 새어 나가 흩어지고
논리는 발밑으로 슬그머니 퇴근한다.
가만히 앉아 있던 사람도
십 년 지기 친구가 되고,
처음 본 사람도
전생에 의형제를 맺은 듯한 사이가 된다.
니가 이기냐 내가 이기나
침 튀기는 승부를 겨루던 우리는
결국 술값 계산서 앞에서만
한마음 한뜻이 된다.
마침내 잔은 비고,
기억도 조금 비고,
주머니도 제법 비었는데
셔틀버스는 왜 이렇게 빨리 오는지.
야속한 귀가 시간 앞에서
먼저 도망가는 친구 놈에게
니 마눌에게 이르면 넌 죽는다.
니 마눌이 내 마눌에 이르면 난 죽거든
난 회사에서 밤샘 야근한다고 얘기해 줄 거지.
우리 입을 맞춰야지 아니면 큰일 치르게 돼 있어
그리고 우리는 내일은 안 마시겠다고 맹세한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지킨 적이 없는 그 맹세를
또 가장 진지한 표정으로.
그리고 내일이 오면,
그 맹세를 기념하기 위해
반갑게 맞이하는 선술집을 기웃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