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감성글(에세이)

"할아버지의 낡은 자전거"

작성자상록수|작성시간26.06.10|조회수28 목록 댓글 0

"할아버지의 낡은 자전거"

그는 할아버지가 부끄러웠다. 학교 앞에 오실 때마다, 그 낡은 자전거를 타고 오셨다. 친구들이 놀렸다. "야, 네 할아버지 자전거 좀 봐. 저게 무슨 시대야?"

그는 할아버지에게 화냈다. "할아버지, 제발 차를 타고 와요. 자전거 타지 말고요."

할아버지는 그냥 웃으셨다. "미안하다, 민수야. 다음에는 걸어올게."

그런데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장례식이 끝나고, 할머니가 그에게 말했다. "민수야, 저 자전거 좀 봐 줘. 할아버지가 항상 타고 다니셨던 거야."

그가 자전거를 살펴보았다. 자전거는 너무 낡아서, 바퀴도 삐뚤어지고 페달도 고장 났다. 그런데 자전거 바구니 안에, 작은 종이 한 장이 있었다.

"민수야, 미안하다. 할아버지는 차가 없어서. 그런데 이 자전거는 말이야... 네 할머니와 결혼할 때 살았던 반지를 팔아서 샀어. 할아버지는 너를 대학교에 보내고 싶었어. 그게 할아버지의 꿈이었어. 너는 행복하게 살아라."

그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었다. 자전거를 껴안고.

할아버지의 낡은 자전거

내가 가장 부끄러워했던 그 자전거가, 지금은 내가 가장 소중한 보물이야.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문 앞.

점심시간. 17살, 민수는 친구들과 떠들고 있었다.

그때, 멀지 않은 곳에서 낡은 자전거 소리가 들렸다. 삐거덕, 삐거덕.

민수의 얼굴이 굳어졌다.

"또 오셨네..."

할아버지가 자전거를 타고 오셨다. 자전거는 너무 낡아서, 핸들은 녹이 슬었고, 바퀴는 삐뚤어졌다. 페달을 밟을 때마다 삐거덕거렸다.

할아버지가 자전거에서 내리셨다. 손에는 작은 비닐봉지. 그 안에는, 민수가 좋아하는 붕어빵이 들어 있었다.

"민수야, 할아버지가 왔다. 배고프지? 이것 좀 먹어라."

민수의 친구들이 낄낄거렸다.

"야, 민수야. 네 할아버지 저 자전거 뭐야? 박물관에서 도망나왔나?"

"저 소리 좀 들어 봐. 삐거덕 삐거덕. 우리 동네 재활용센터 가도 안 받을 걸?"

민수는 얼굴이 빨개졌다. 그는 할아버지에게 다가가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할아버지, 다음에는 그냥 집에 계세요. 차라리 걸어오세요. 자전거 타지 말고요."

할아버지의 얼굴에 그늘이 졌다. "미안하다, 민수야. 할아버지가... 다음에는 걸어올게. 그런데 이것만 받아."

할아버지는 붕어빵 봉지를 민수에게 쥐어 주셨다. 그리고 자전거를 타고 돌아가셨다. 삐거덕, 삐거덕.

민수는 그 뒷모습을 보면서, 속으로 미안했다. 하지만 얼굴로는 표현할 수 없었다.

그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중학교 때부터, 할아버지는 항상 그 낡은 자전거를 타고 학교에 오셨다. 비 오는 날도, 눈 오는 날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민수는 점점 할아버지가 오시는 날이 싫어졌다. 친구들이 놀릴 게 뻔했기 때문이다.

그는 할아버지에게 직접 말했다. "할아버지, 자전거 좀 그만 타세요. 저 창피해요."

할아버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으셨다. 그냥 고개를 숙이셨다.

그때는 몰랐다. 할아버지가 왜 그 자전거를 타셨는지.

고등학교 3학년. 민수는 대학교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집 형편이 어려웠다. 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셨고, 엄마는 편의점에서 일한다. 대학 등록금은 꿈도 꿀 수 없었다.

민수는 포기하려고 했다. "엄마, 나 대학교 안 갈래. 취직할래."

엄마가 말했다. "민수야, 할아버지가 어떻게든 해 주신대."

"할아버지가요? 할아버지는 돈이 없으시잖아요."

"그래도... 할아버지가 그러신대."

민수는 반신반의했다.

그런데 며칠 후, 할아버지가 민수에게 봉투 하나를 건넸다. 그 안에는, 대학교 등록금 전액이 들어 있었다.

민수는 깜짝 놀랐다. "할아버지! 이 돈이 어디서 났어요?"

할아버지가 웃으셨다. "아니, 그냥... 조금씩 모은 거야. 걱정하지 마. 할아버지는 괜찮아."

민수는 그 돈으로 대학교에 갈 수 있었다. 할아버지께 정말 감사했다. 하지만 여전히, 할아버지의 낡은 자전거는 부끄러웠다.

시간이 흘렀다. 민수는 대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을 했다. 바빴다. 할아버지에게 연락도 자주 못 했다.

그런데 어느 날,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다. "민수야,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어."

민수는 급히 고향으로 내려갔다. 장례식장. 할머니가 눈물을 닦으며 그를 맞았다.

"민수야, 왔구나. 할아버지가... 자전거를 너에게 남기셨어. 자전거 좀 봐 줘."

민수는 마당에 있는 자전거를 보았다. 너무 낡아서, 페달은 고장 나고 바퀴는 펑크가 났다. 핸들에는 녹이 슬었다.

그런데 자전거 바구니 안에, 작은 종이 한 장이 있었다. 비닐로 꼼꼼하게 싸여 있었다.

민수는 종이를 펼쳐 보았다. 할아버지의 글씨. 조금 흔들렸지만, 또박또박.

"사랑하는 민수에게.

미안하다, 할아버지가 항상 저 낡은 자전거를 타고 다녀서. 너는 창피했지? 할아버지도 알아. 그런데 할아버지는 그 자전거가 소중했어. 왜냐하면, 그 자전거는 네 할머니와의 약속이었거든.

민수야, 너는 모르지? 할아버지가 젊었을 때, 가난했어. 네 할머니와 결혼할 때, 반지 하나 살 돈이 없었어. 그래서 할머니는 할머니의 결혼 반지를 팔았어. 그 돈으로 우리는 겨우 살았지.

그런데 네가 대학교에 가겠다고 했을 때, 할아버지는 결심했어. 할머니의 반지를 다시 팔기로. 그 돈으로 네 등록금을 내기로. 그런데 그 돈만으로는 부족했어. 그래서 할아버지는 자전거를 샀어. 배달 일을 하기 위해서.

민수야, 할아버지는 5년 동안 그 자전거로 배달을 했어. 비 오나 눈 오나. 그리고 그 돈을 모아서, 네 대학 등록금을 마련했어. 그 자전거는 내게 '희생'이었고, '사랑'이었어.

민수야, 미안하다. 할아버지가 너에게 자랑스러운 할아버지가 되지 못해서. 하지만 할아버지는 너를 정말 사랑한단다. 하늘에서도, 계속.

할아버지가."

민수는 편지를 읽고,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자전거를 껴안았다. 그리고 울었다.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저 때문에... 그 자전거로... 5년 동안... 나는... 할아버지가 부끄러웠어... 그런데 할아버지는... 나를 위해서..."

할머니가 그의 등을 토닥였다. "민수야, 할아버지는 너를 원망한 적 없어. 오히려 자랑스러워하셨어. 네가 대학교 가는 모습을 보면서, 행복해하셨어."

민수는 할머니를 안았다. "할머니... 저는... 어떻게 갚으면 되죠?"

할머니가 말했다. "잘 사는 거야. 행복하게 사는 거. 그게 할아버지가 바라셨던 거야."

민수는 그 자전거를 버리지 않았다. 대신, 자전거를 수리했다. 페달을 새로 달고, 바퀴를 갈아 끼우고, 핸들의 녹을 제거했다.

그리고 매년 할아버지 제삿날이면, 그 자전거를 타고 할아버지 묘소로 갔다. 붕어빵을 한 봉지 들고.

"할아버지, 오늘은 제가 붕어빵 사 왔어요. 할아버지가 좋아하셨던 팥 붕어빵이에요. 저는 이제 괜찮아요. 취업도 했고, 잘 살고 있어요. 걱정 마세요, 할아버지."

민수는 결혼을 했다. 아내에게 할아버지 이야기를 했다. 아내는 자전거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

"이 자전거가... 그렇게 큰 사랑을 했구나."

민수는 아이들에게 말한다. "이 자전거는 할아버지의 사랑이야. 할아버지는 이 자전거로 아빠를 대학교에 보내셨어. 아빠는 지금도 그 은혜를 잊지 않아."

아이들이 물었다. "아빠, 그럼 우리도 이 자전거 타면 안 돼요?"

민수가 웃었다. "그래, 타라. 하지만 조심히 타렴. 할아버지가 하늘에서 지켜보실 거야."

민수는 지금도 그 자전거를 간직하고 있다. 더 이상 타지는 않는다. 하지만 거실 한가운데에 두고, 매일 닦아 준다.

그는 말한다. "가장 큰 가르침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다. 할아버지는 말없이 나를 가르쳐 주셨다. 사랑이 무엇인지, 희생이 무엇인지."

가장 낡은 자전거가, 가장 큰 사랑을 담고 있다.

당신의 인생에서 '낡은 자전거' 같은 사람이 있었나요? 그 사람의 이름을 댓글로 불러 주세요.

오늘, 당신의 소중한 사람을 위해 희생한 그분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해 보세요. 이 글을 공유하며 그 마음을 나눠 주세요.

#한국단편소설 #할아버지의낡은자전거 #결혼반지를팔아서 #자전거에담긴5년의희생 #페이스북소설

적게 보기

 

29

 

 

3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