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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개 또 나왔네."

작성자상록수|작성시간26.06.10|조회수26 목록 댓글 0

"저 개 또 나왔네."

비가 오든,

눈이 오든,

그 개는 매일 같은 버스 정류장에 앉아 있었다.

사람들은 다들 말했다.

"주인 없는 들개인가 봐."

"위험한 거 아니야?"

하지만 1년 뒤,

그 정류장 앞에 놓인 작은 꽃다발 하나가

모든 사람을 울게 만들었다.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리는 개

서울 외곽의 작은 버스 정류장.

낡은 의자 두 개와

빛바랜 노선표가 전부인 곳이었다.

그곳에는 늘 개 한 마리가 있었다.

갈색 털에,

한쪽 귀가 살짝 접힌 중형견.

사람들은 그 개를 "초코"라고 불렀다.

이유는 간단했다.

누군가 편의점 초코우유를 줬더니 잘 먹었기 때문이다.

처음엔 다들 유기견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이상한 점이 있었다.

초코는 절대 정류장을 떠나지 않았다.

아침 7시쯤 나타나서,

밤 10시가 되면 사라졌다.

그리고 버스가 들어올 때마다

꼭 자리에서 일어나 사람들을 바라봤다.

마치 누군가를 찾는 것처럼.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 민서는

매일 그 정류장에서 버스를 탔다.

처음엔 초코가 무서웠다.

하지만 어느 날,

비 오는 아침이었다.

민서가 우산 없이 서 있자,

초코가 조용히 다가와 옆에 앉았다.

젖은 털 냄새가 났지만,

이상하게 따뜻했다.

그날 이후,

민서는 편의점에서 소시지를 하나씩 사다 줬다.

"초코야.

오늘도 기다려?"

초코는 대답 대신

늘 도로 쪽만 바라봤다.

정류장 근처 김밥집 아주머니가 말했다.

"쟤 참 안됐어."

"왜요?"

아주머니는 잠시 망설이다 말했다.

"원래 주인이 있었거든."

민서는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1년 전 겨울.

그날은 폭설이 내렸다.

고등학생 한 명이 야간 자율학습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그리고 그 버스가

빙판길에서 미끄러졌다.

사고는 컸다.

학생 몇 명이 크게 다쳤고,

한 학생은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그 학생 이름은

이도현.

그리고 초코의 주인이었다.

아주머니는 한숨 쉬며 말했다.

"사고 난 날 이후로

쟤가 매일 여기 와."

"..."

"주인 기다리는 거지."

민서는 순간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날 이후,

민서는 초코를 더 자주 바라보게 됐다.

초코는 정말 이상할 정도로

버스만 바라봤다.

특히 학생들이 내릴 때면

꼭 꼬리를 흔들었다.

하지만 이내 다시 시무룩해졌다.

마치 찾던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아챈 것처럼.

어느 날 밤이었다.

학원 끝나고 늦게 돌아오던 민서는

정류장에서 초코를 발견했다.

눈이 내리고 있었다.

초코 몸엔 눈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초코야!

이러다 얼어 죽어!"

민서는 급히 자기 목도리를 풀어

초코 몸에 감아 주었다.

그 순간,

초코가 처음으로 민서를 바라봤다.

그 눈은 이상하게 슬퍼 보였다.

꼭 사람처럼.

며칠 후,

민서는 우연히 도현 어머니를 만나게 됐다.

정류장 앞에서

작은 꽃다발을 놓고 있는 중년 여자였다.

초코는 그 여자를 보자

천천히 다가가 꼬리를 흔들었다.

여자는 울면서 초코를 안았다.

"아직도 기다리는 거야...?"

민서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아주머니...

초코 데려가서 키우시면 안 돼요?"

여자는 고개를 저었다.

"몇 번 데려가 봤어요."

"..."

"근데 새벽만 되면

다시 여기로 와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민서는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초코는 아직도 믿고 있는 거였다.

버스 문이 열리면,

주인이 웃으며 내려올 거라고.

시간은 흘렀다.

봄이 지나고,

여름도 지나갔다.

그리고 사고 1주기가 되던 날.

정류장 앞에는 작은 꽃들과 과자가 놓여 있었다.

도현 친구들이 두고 간 것이었다.

민서도 작은 초코우유 하나를 올려놨다.

"초코가 좋아하잖아."

그날 밤,

비가 많이 내렸다.

다음 날 아침.

초코는 정류장 의자 아래 조용히 누워 있었다.

마치 잠든 것처럼.

민서는 떨리는 손으로 초코를 불렀다.

"초코야..."

하지만 초코는 움직이지 않았다.

도현 어머니는 초코를 끌어안고 한참을 울었다.

"이제...

도현이 만나러 갔구나..."

정류장에 있던 사람들 모두

고개를 숙였다.

그날 이후,

정류장 한쪽에는 작은 사진 하나가 놓였다.

교복 입은 소년과,

그 옆에 앉은 갈색 개.

그리고 아래 적힌 짧은 문장.

[기다림은 사랑이었다.]

민서는 대학생이 된 지금도

가끔 그 정류장을 지난다.

그리고 버스가 들어올 때면,

아직도 괜히 한쪽을 바라보게 된다.

혹시 초코가

다시 앉아 있을 것만 같아서.

사람은 때로,

사람보다 더 깊게 사랑하는 존재를 만난다.

말은 못 해도,

끝까지 기다려 주는 마음.

어쩌면 그게 진짜 사랑인지도 모른다.

여러분은 평생 잊지 못할 동물과의 추억이 있나요?

그 아이들은 짧은 시간을 살지만,

평생 사랑만 남기고 떠나는 것 같습니다.

#한국감성 #눈물나는사연 #강아지이야기 #버스정류장 #페이스북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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