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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똑."

작성자상록수|작성시간26.06.10|조회수22 목록 댓글 0

"똑똑똑."

새벽 5시만 되면

그 할머니는 꼭 우리 집 문을 두드렸다.

솔직히 정말 짜증 났다.

하지만 장례식 날,

나는 그 낡은 반찬통 안에서

평생 잊지 못할 마음을 발견했다.

새벽 5시에 문 두드리는 할머니

고등학교 2학년 때였다.

우리 집은 서울 외곽 오래된 반지하였다.

햇빛도 잘 안 들어왔고,

장마철이면 벽에 곰팡이가 피었다.

엄마는 몸이 아팠다.

몇 년 전부터 신장이 안 좋아져

병원을 자주 다녔다.

하지만 나는 자세히 몰랐다.

엄마는 늘 괜찮다고만 했다.

아빠는 지방 공사장에서 일했다.

한 달에 한두 번 집에 오는 게 전부였다.

그래서 대부분,

엄마와 단둘이 지냈다.

문제는 옆집 할머니였다.

매일 새벽 5시.

"똑똑똑."

처음엔 도둑인 줄 알았다.

잠결에 문을 열면,

허리 굽은 할머니가 작은 반찬통 하나를 들고 서 있었다.

"아이고, 학생 깼네?

미안해~ 이것 좀 먹어."

멸치볶음.

계란장조림.

김치.

늘 그런 반찬이었다.

엄마는 연신 감사하다고 했지만,

나는 솔직히 불편했다.

학교 가기 전마다 잠 깨우고,

친구들보다 가난해 보이는 것 같아서 싫었다.

어느 날 결국 참지 못했다.

"할머니.

이제 안 주셔도 돼요."

순간,

할머니 표정이 잠깐 굳었다.

하지만 이내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학생 엄마가 잘 못 드시잖아."

나는 더 짜증이 났다.

"저희 안 불쌍해요."

그 말에 엄마가 나를 말렸다.

"민준아!"

하지만 이미 늦었다.

할머니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미안하다."

그날 이후로도

할머니는 계속 새벽마다 반찬을 두고 갔다.

다만,

문은 두드리지 않았다.

문 앞에 살며시 놓고 가셨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엄마는 그 반찬을 먹는 날이면 밥을 더 많이 드셨다.

"오늘은 된장조림이네."

"할머니 손맛 진짜 좋다."

엄마는 오랜만에 웃곤 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몰랐다.

그 반찬들이

얼마나 큰 마음이었는지.

겨울이 시작되던 어느 날이었다.

새벽인데도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이상했다.

엄마도 걱정스러운 얼굴이었다.

그리고 오전쯤,

복도에서 울음소리가 들렸다.

"아이고...

김 할머니 돌아가셨대..."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엄마는 급히 외투를 입고 나갔다.

나도 따라갔다.

옆집은 조용했다.

좁은 방 안,

할머니는 작은 이불 위에 누워 계셨다.

동네 사람들은 말했다.

"혼자 사셨잖아..."

"새벽 시장 다니면서 힘들게 사셨는데..."

나는 이상하게 마음이 불편했다.

장례식 날,

엄마가 내게 말했다.

"민준아.

할머니 집 반찬통 좀 가져와 줄래?"

나는 처음으로 할머니 집에 혼자 들어갔다.

작은 집이었다.

냉장고는 거의 비어 있었고,

방은 너무 추웠다.

그런데 부엌 한쪽에

반찬통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그리고 그 밑에서 작은 수첩 하나가 떨어졌다.

나는 무심코 펼쳐 봤다.

[민준이네 반찬]

그 순간,

손이 멈췄다.

수첩에는 날짜별로 메모가 적혀 있었다.

[민준 엄마 오늘 기운 없어 보임]

[국이라도 끓여 드려야겠다]

[학생 시험 기간이라던데 고기반찬 해야지]

[새벽에 깨울까 봐 조용히 두고 오기]

글씨는 삐뚤빼뚤했지만,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이 가득했다.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

[오늘은 미역국 해줘야지.

학생 생일이라고 엄마가 말해 줬다.]

나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생일날 아침 먹었던 미역국이 떠올랐다.

엄마가 끓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나는 울기 시작했다.

정말 바보 같았다.

나는 한 번도

할머니가 왜 그 새벽에 움직였는지,

왜 우리 집을 챙겼는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저 귀찮다고만 생각했다.

집으로 돌아오자,

엄마가 조용히 말했다.

"사실...

엄마 아플 때 할머니가 많이 도와주셨어."

"..."

"병원 갔다 오는 날이면 꼭 죽 끓여 주셨고,

네 도시락 반찬도 몰래 챙겨 주셨어."

나는 아무 말도 못 했다.

엄마는 눈물을 훔치며 웃었다.

"할머니가 그러셨어.

'학생은 아직 어려서 모른다.

나중엔 다 알게 된다'고."

그 말을 듣는 순간,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며칠 후.

새벽 5시.

나는 습관처럼 잠에서 깼다.

하지만 더 이상

문 두드리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그 조용함이,

이상하게 너무 슬펐다.

그날 이후,

나는 가끔 새벽에 미역국을 끓인다.

그리고 누군가 힘들어 보이면

반찬 하나라도 챙겨 주게 됐다.

아마 사람은,

받아 본 사랑대로 살아가게 되는 것 같다.

여러분 곁에도 말없이 챙겨 주던 이웃이 있었나요?

늦기 전에 꼭 감사하다고 전해 보세요.

어쩌면 그 따뜻함이,

누군가의 하루를 버티게 했을지도 모릅니다.

#한국감성 #이웃의정 #눈물나는사연 #할머니의반찬 #페이스북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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