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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끝내 결혼식에 오지 않았다."

작성자상록수|작성시간26.06.11|조회수30 목록 댓글 0

"아빠는 끝내 결혼식에 오지 않았다."

신부 대기실에서

나는 몇 시간 동안 아버지를 기다렸다.

전화도 받지 않았다.

축의금도,

축하 문자도 없었다.

그날 나는 결심했다.

"이제 아빠랑 끝이야."

하지만 6개월 후,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발견한 상자 하나가

내 인생 가장 큰 후회를 남겼다.

보내지 못한 청첩장

서른두 살.

김하늘은 드디어 결혼을 하게 되었다.

어린 시절부터 꿈꾸던 날이었다.

예쁜 웨딩드레스.

좋은 사람.

그리고 가족들의 축복.

하지만 한 가지 걸리는 게 있었다.

아버지였다.

아버지 김영수는

평생을 혼자 살았다.

하늘이 중학생 때

어머니가 병으로 세상을 떠났고,

이후 아버지는 막노동과 일용직을 전전하며

딸을 키웠다.

형편은 늘 어려웠다.

하지만 하늘은 아버지를 존경했다.

적어도 결혼식 전까지는.

청첩장을 건네던 날.

하늘은 웃으며 말했다.

"아빠.

꼭 와야 돼."

아버지는 한참 청첩장을 바라보다가

억지로 웃었다.

"그래.

꼭 갈게."

그런데 이상했다.

결혼식 날짜가 가까워질수록

아버지는 점점 연락이 뜸해졌다.

전화도 짧아졌고,

만나자는 말도 피했다.

하늘은 서운했지만

바쁜가 보다 생각했다.

그리고 결혼식 당일.

신부 대기실.

친구들 부모님은 모두 와 있었다.

시부모님도,

친척들도 있었다.

하지만 아버지만 없었다.

하늘은 수십 번 전화를 걸었다.

"지금 거신 번호는..."

연결되지 않았다.

예식 시작 10분 전.

끝내 아버지는 오지 않았다.

하늘은 울면서 버진로드를 걸었다.

친구들이 위로했다.

"무슨 사정이 있겠지."

하지만 하늘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

'내 결혼식보다 중요한 게 뭐가 있는데?'

결혼식이 끝난 후에도

아버지는 연락하지 않았다.

하늘은 상처받았다.

분노했다.

그리고 먼저 연락하지 않았다.

그렇게 6개월이 흘렀다.

어느 날 새벽.

낯선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김영수 님 따님 되시죠?"

하늘의 심장이 내려앉았다.

아버지는 심장마비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장례식장.

하늘은 아버지 영정사진 앞에 서서도

쉽게 울지 못했다.

원망이 아직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왜 오지 않았어...'

장례를 마친 후.

하늘은 아버지의 낡은 월세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작은 방이었다.

오래된 선풍기.

낡은 이불.

그리고 벽 한쪽에 놓인 종이상자 하나.

상자 위에는

딸 이름이 적혀 있었다.

[하늘이에게]

하늘은 떨리는 손으로 상자를 열었다.

순간,

숨이 멎는 것 같았다.

그 안에는 청첩장이 가득 들어 있었다.

한두 장이 아니었다.

수십 장.

아니,

백 장이 넘었다.

전부 같은 청첩장이었다.

자신의 결혼식 청첩장.

하늘은 이해할 수 없었다.

"이게 뭐지...?"

그때 청첩장 아래에서

낡은 공책 하나가 나왔다.

아버지의 글씨였다.

첫 장을 펼친 순간,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하늘이 결혼식까지 87일]

다음 장.

[오늘 일당 12만 원]

다음 장.

[축의금 300만 원은 해줘야 하는데 아직 멀었다.]

하늘은 손이 떨렸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글씨는 더 작아지고 있었다.

[딸 결혼식인데 빈손으로 갈 수는 없지.]

[사위한테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가 되고 싶다.]

[이번 달도 목표 금액 못 채움.]

그 순간,

하늘은 무너질 것 같았다.

공책 마지막 부분에는

결혼식 전날 기록이 남아 있었다.

[축의금 통장 확인]

잔액 47만 원.

그리고 마지막 문장.

[못 가겠다.

하늘이 얼굴 볼 자신이 없다.]

눈물이 종이 위로 떨어졌다.

그게 이유였다.

아버지는 딸을 사랑하지 않아서 안 온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너무 사랑해서,

너무 미안해서,

결혼식장에 들어갈 용기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진짜 눈물을 터뜨리게 한 건

공책 맨 뒤에 들어 있던 편지였다.

하늘아.

혹시 이걸 보게 되면

아빠는 이미 없을지도 모르겠다.

미안하다.

아빠는 네 결혼식에 가고 싶었다.

세상 누구보다 앞줄에 앉아서

우리 딸 자랑하고 싶었다.

근데 아빠는 가진 게 너무 없더라.

평생 가난하게 살아서

결혼식 날까지도 제대로 해줄 수 있는 게 없더라.

아빠가 안 간 건

창피해서다.

우리 딸이 아니라

아빠 자신이.

그래도 하나는 꼭 기억해라.

아빠는 네가 태어난 날부터

단 하루도 널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다.

결혼 축하한다.

그리고 미안하다.

하늘은 편지를 끌어안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리고 처음으로

아이처럼 울었다.

"아빠...

나는 돈 같은 거 필요 없었어..."

"그냥 와 주기만 했으면 됐는데..."

하지만 그 말은

이제 들려줄 수 없었다.

몇 달 후.

하늘은 아버지 사진을 들고

결혼식장을 다시 찾았다.

아무도 없는 평일 오후였다.

버진로드 끝에 사진을 놓고

조용히 말했다.

"아빠.

나 결혼 잘했어."

"그리고..."

"그날 와 줬다고 생각할게."

바람이 살짝 불었다.

마치 아버지가 웃고 있는 것 같았다.

사랑은 때때로

잘못된 방식으로 전해진다.

말하지 못하고,

보여주지 못하고,

오해 속에 묻혀 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진심은 결국 남는다.

너무 늦게 알게 될 뿐.

여러분은 가족에게 오해했던 일이 있나요?

오늘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꼭 마음을 전해 보세요.

내일은 그 기회가 없을 수도 있으니까요.

#한국감성 #눈물나는사연 #아버지와딸 #결혼식이야기 #페이스북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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