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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우유를 놓고 가는 친구"

작성자상록수|작성시간26.06.13|조회수51 목록 댓글 0

"매일 우유를 놓고 가는 친구"

매일 아침 7시. 현관문 앞에 우유 한 팩이 놓여 있었다. 딸기우유. 그가 가장 좋아하는 맛.

그는 생각했다. '철수가 또 놓고 갔나 보다. 불쌍하다고 생각하나 보지.'

그는 철수가 짜증났다. 어릴 적 친구지만, 자주 만나고 싶지 않았다. 철수는 매일 아침 우유를 놓고 갔다. 그리고 문자 하나.

"잘 먹어. 힘내."

그는 답장도 안 했다. 그런데 철수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며칠 후, 철수의 누나가 그에게 편지를 건넸다. "우리 동생이, 이걸 너에게 주래."

편지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민수야, 미안하다. 내가 매일 우유를 놓고 간 이유는... 네가 힘들어서가 아니라, 네가 예전에 나에게 우유를 사 줬기 때문이야. 우리 집이 가난할 때, 너는 매일 아침 우유를 사 줬어. 나는 그 은혜를 평생 잊지 않았어. 그리고 네 동생 학비도 내가 냈어. 네가 모르게. 미안하다, 말 안 해서. 나는 간다. 너는 행복하게 살아."

그는 그 자리에 무너졌다. 철수가 '불쌍해서' 한 게 아니었다. 철수는 '고마워서' 한 거였다.

매일 우유를 놓고 가는 친구

내가 가장 싫어했던 그 우유가, 지금은 내가 가장 고마운 선물이야.

서울의 한 오피스텔.

36살, 민수는 매일 아침 짜증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현관문을 열면, 항상 딸기우유 한 팩이 놓여 있었다.

그 옆에는 작은 쪽지. "잘 먹어. 힘내. - 철수가."

민수는 우유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한숨을 쉬었다.

"또야... 철수 녀석, 나를 불쌍하게 여기나 보지."

철수는 민수의 어릴 적 친구였다.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까지, 15년을 함께 자랐다. 그런데 민수는 철수가 부담스러웠다.

민수는 지금 백수다. 취업에 실패한 지 2년. 엄마는 아프시고, 동생은 대학생. 집은 가난하다.

철수는 작은 회사에 다닌다. 월급은 많지 않지만, 그래도 꾸준히 일하고 있다.

철수는 매일 아침 민수의 집 앞에 우유를 놓고 갔다. 비 오나 눈 오나. 주말에도. 몇 년째.

민수는 철수에게 문자를 보냈다.

"철수야, 우유 그만 놓고 가. 나는 네가 불쌍해서 하는 거 같아서 기분 나빠."

철수가 답장했다. "미안. 그런 뜻 아니야. 그냥, 네가 좋아하던 맛이라서."

민수는 더 짜증이 났다.

그런데 어느 날.

철수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민수는 뉴스를 보고 깜짝 놀랐다. "철수? 철수가?" 그는 바로 장례식장으로 달려갔다.

장례식장은 조용했다. 철수는 가족도 별로 없었다.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요양원에 계셨다. 누나 한 분이 전부였다.

민수는 철수의 영정 사진을 보았다. 철수는 웃고 있었다. 어릴 적 그 모습 그대로.

민수는 가슴이 미어졌다. "철수야... 미안... 내가 너한테 막 대해서..."

철수의 누나가 다가왔다.

"민수 씨? 나는 철수 누나야. 너를 많이 봤어. 철수가 네 이야기를 자주 하더라."

"네... 저... 철수한테 좀 못했어요. 미안해요."

누나가 작은 상자를 건넸다. "이거... 철수가 너에게 주래. 읽어 봐."

민수는 상자를 열었다. 그 안에는, 낡은 편지 한 장과 작은 통장 하나.

통장에는 민수의 동생 이름이 적혀 있었다. 금액은 3천만 원.

민수는 손이 떨렸다. "이게... 이게 뭐예요?"

누나가 말했다. "철수가... 네 동생 학비를 대 주었어. 매달, 네가 모르게. 벌써 2년째야. 철수가 말하더라. '민수가 힘들어하니까, 내가 좀 도와줘야겠다.'"

민수는 편지를 펼쳤다. 철수의 글씨. 조금 덜렁대지만, 정성스러웠다.

"민수야, 안녕.

나는 이 편지를 언제 쓸지 모르겠다. 아마도, 내가 죽은 다음에 읽히겠지. 미안하다, 이런 식으로 전해서.

민수야, 너는 내가 매일 우유를 놓고 간 이유를 알고 싶어 하더라. 그런데 너는 아마 잊었을 거야. 우리 초등학교 3학년 때.

그때 우리 집은 정말 가난했어. 나는 매일 아침 굶었어. 그런데 너는 매일 우유를 두 개 사 왔어. 하나는 네가 먹고, 하나는 나한테 줬어. '철수야, 나는 우유가 싫어. 대신 먹어 줘.' 네가 그렇게 말했어. 나는 그 거짓말을 알았지만, 우유를 받아먹었어. 너 때문에, 나는 그 힘든 시절을 버틸 수 있었어.

민수야, 나는 그 은혜를 평생 잊지 않았어. 그래서 매일 아침, 너에게 우유를 놓고 갔어. 너는 '불쌍해서' 그런 줄 알았지? 아니야. 나는 '고마워서' 그런 거야.

그리고 네 동생 학비도 내가 냈어. 네가 몰래 도와 달라고 한 적도 없는데, 내가 그냥 한 거야. 왜냐하면, 너는 나에게 우유를 줬잖아. 나는 그 마음을 갚고 싶었어.

민수야, 나는 간다. 너는 행복하게 살아. 아프지 말고, 밥 잘 챙겨 먹고. 그리고 가끔은, 나를 생각해 줘.

철수가."

민수는 편지를 읽고,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울었다. 소리를 내어.

"철수야... 나는... 네가 불쌍해서 그런 줄 알았어... 그런데 너는... 나를 위해서... 나는... 너한테 왜 그렇게 냉정했을까..."

누나도 울었다. "철수는 말이야... 항상 네 이야기만 했어. '민수가 요즘 힘들어해. 내가 어떻게 도와줄 수 없을까?' 하면서."

민수는 철수의 영정 사진 앞에 절했다.

"철수야, 고맙다. 그리고 미안하다. 나는 너를 진정한 친구로 생각하지 못했어. 그런데 너는... 나에게 진정한 친구였어."

며칠 후. 민수는 철수의 집에 갔다. 철수의 방은 작았다. 하지만 깔끔했다.

책상 위에는, 민수와 철수가 함께 찍은 사진이 있었다. 초등학교 운동회 때. 둘 다 웃고 있었다.

민수는 그 사진을 가져왔다.

그는 철수의 우유를 마시기 시작했다. 매일 아침. 철수가 놓고 간 그 우유는 더 이상 없었지만, 그는 편의점에서 직접 샀다. 딸기우유.

그리고 철수의 쪽지를 떠올렸다. "잘 먹어. 힘내."

민수는 취업을 준비했다. 철수가 도와준 학비 덕분에, 동생은 대학을 무사히 졸업했다. 민수는 더 이상 백수가 아니었다. 작은 회사에 취업했다.

첫 월급을 받은 날, 민수는 철수의 묘소를 찾아갔다. 딸기우유 한 팩을 들고.

"철수야, 나 취업했어. 네가 도와줘서. 고맙다. 이 우유는 내가 샀어. 너도 한잔 해."

그는 우유를 묘비 앞에 놓았다.

시간이 흘렀다. 민수는 결혼을 했다. 아내에게 철수 이야기를 했다.

"내 친구야. 나를 구해 준 친구. 나는 그에게 너무 많은 빚을 졌어."

아내가 말했다. "그럼, 그 친구 이름을 우리 아이 이름으로 지어요."

민수의 첫째 아들 이름은 '철수'였다. 철수는 자라서 아빠에게 물었다.

"아빠, 내 이름은 왜 철수예요?"

민수가 대답했다. "아빠의 가장 소중한 친구 이름이란다. 그 친구가 아빠를 살렸어. 너도 그런 사람이 돼라."

철수가 웃었다. "네, 아빠!"

민수는 지금도 딸기우유를 마신다. 매일 아침. 철수가 생각날 때마다.

그는 말한다. "가장 소중한 사람은,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행동으로 보여주는 사람이다."

가장 깊은 우정은, 상대가 모르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아름다운 우정은, 죽음으로도 끝나지 않는 것이다.

당신에게 '우유' 같은 친구가 있었나요? 그 친구의 이름을 댓글로 불러 주세요.

오늘, 당신의 소중한 친구에게 '고맙다'고 말하는 건 어떨까요? 이 글을 공유하며 그 마음을 전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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