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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실 307호의 도시락"

작성자상록수|작성시간26.06.17|조회수20 목록 댓글 0

"병실 307호의 도시락"

그는 매일 밤, 같은 주문을 했다. "간호사님, 밥 좀 더 주세요."

간호사는 짜증이 났다. 다른 환자들도 많은데, 이 할아버지는 왜 자꾸 밥을 더 달라고 할까.

그런데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 간호사가 병실을 정리하다가, 침대 옆에서 작은 도시락을 발견했다. 그 안에는, 그동안 할아버지가 남겼던 밥들이 햇반으로 포장되어 있었다. 그리고 쪽지 하나.

"여보, 오늘 밥이야. 내가 아껴 뒀어. 너는 내일 또 나를 알아볼까? 몰라도 괜찮아. 내가 다 기억할게."

간호사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었다. 그 할아버지는 배가 고파서 밥을 더 달라고 한 게 아니었다. 옆 병실에 계신, 치매 걸린 아내를 위해서였다.

병실 307호의 도시락

내가 가장 귀찮았던 그 할아버지가, 나에게 진짜 사랑이 무엇인지 가르쳐 주셨다.

서울의 한 종합병원. 3층. 내과 병동.

간호사 현정은 오늘도 힘든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환자들이 너무 많았다. 벨은 끊임없이 울렸다.

그런데 유독 한 환자가 신경 쓰였다. 307호, 김 할아버지. 78세. 위암 말기.

할아버지는 매일 밤, 같은 말을 했다.

"간호사님, 밥 좀 더 주세요. 조금만 더요."

현정은 처음에는 "네, 알겠습니다" 하고 드렸다. 그런데 매일 밤, 그것도 세 끼를 다 먹고 나서 또 달라고 하니, 짜증이 났다.

"할아버지, 다른 환자분들도 드셔야 해요. 매일 더 달라고 하시면 안 되는데..."

할아버지는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미안하다, 간호사님. 그런데... 나는 좀 더 필요해요."

현정은 한숨을 쉬며 밥을 더 가져다주었다. 하지만 속으로는 불만이 가득했다.

'저 할아버지, 배가 너무 고팠나 보지. 그런데 암 환자가 그렇게 많이 먹어도 되는 건가?'

며칠 후, 현정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할아버지는 밥을 다 먹지 않았다. 절반은 남겼다. 그리고 그 남은 밥을 작은 도시락 용기에 조심스럽게 옮겨 담았다.

현정이 물었다. "할아버지, 밥 왜 남기세요? 맛이 없나요?"

할아버지가 당황했다. "아니, 맛있어요. 그런데... 나는 이걸..."

말을 마치지 못했다. 현정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하지만 계속 관찰했다.

할아버지는 매일 밤, 그 도시락을 들고 병실을 나갔다. 어디로 가는지 현정은 몰랐다.

어느 날, 현정은 몰래 따라가 보았다.

할아버지는 3층을 걸어서, 반대편 복도 끝으로 가셨다. 그곳은 309호. 신경과 병동.

거기에는, 치매 환자분들이 계셨다.

할아버지는 309호 문을 열고 들어갔다. 현정도 조용히 따라 들어갔다.

할아버지는 창가 침대에 앉아 있는 할머니에게 다가갔다. 할머니는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여보, 나야. 밥 먹어야지."

할머니가 돌아보았다. "당신... 누구요?"

"나는 당신 남편이야. 까먹었어?"

"남편? 나는 남편이 없는데..."

할아버지는 웃으셨다. "그래, 없을 수도 있지. 그런데 이 밥은 먹어야지. 내가 정성껏 아껴 둔 거야."

할머니는 도시락을 받았다. 한 입 떠먹었다. "맛있네... 누가 만들었어?"

"내가 만들었지. 아니, 병원에서 준 거야. 나는 배가 안 고파서, 너한테 주는 거야."

현정은 그 장면을 보고, 가슴이 찢어졌다.

그 할아버지는...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아내를 위해서, 매일 밥을 남겼던 것이다.

현정은 그날 밤, 할아버지 병실로 갔다.

"할아버지, 저... 오늘 따라가 봤어요. 죄송합니다."

할아버지는 놀라지 않았다. 그냥 미소 지으셨다.

"알았구나... 미안하다, 간호사님. 내가 매일 밥을 더 달라고 해서."

"아니에요. 그런데 할아버지, 왜 말씀을 안 하셨어요? 병원에 요청하시면, 할머니 밥도 드릴 수 있는데."

할아버지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내가 직접 주고 싶어. 그녀는 나를 기억하지 못하지만, 내가 주는 밥은 먹어. 그걸로 됐어."

현정은 눈물이 났다. "할아버지, 할머니 병은... 좋아지지 않나요?"

"글쎄... 의사 선생님이 '되돌릴 수 없다'고 하시더라. 그래도 괜찮아. 나는 그녀를 기억하니까. 50년 동안 함께 살았는데, 그 정도야."

할아버지는 자랑스럽게 웃으셨다. 현정은 그 미소를 잊을 수 없었다.

며칠 후, 할아버지의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다. 의사가 말했다. "며칠 안 남으셨어요. 준비하세요."

현정은 할아버지에게 말했다. "할아버지, 할머니 좀 만나 뵐까요?"

할아버지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 됐어. 그녀는 나를 모르니까. 내가 가면, 그녀는 그냥 '어떤 할아버지가 밥을 주다가 갔나 보다' 할 거야. 그게 편해."

현정은 울음을 참을 수 없었다.

할아버지는 마지막 날, 현정에게 편지를 건넸다.

"간호사님, 이것 좀 부탁할게. 내가 가고 나서, 이 편지를 내 와이프한테 읽어 줘. 그녀는 글씨를 못 읽어."

현정은 편지를 받았다.

그날 밤, 할아버지는 눈을 감았다. 평화로운 얼굴이었다.

현정은 할머니에게 갔다. 할머니는 평소처럼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할머니, 저... 할아버지가 편지를 남기셨어요. 읽어 드려도 될까요?"

할머니가 고개를 돌렸다. "편지? 누가?"

"김 할아버지요. 할머니 남편이셨어요."

"내 남편? 나는 남편이 없는데..."

현정은 편지를 읽기 시작했다.

"여보, 나야.

오늘은 네가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구나. 괜찮아. 나는 네가 기억하지 못해도, 나는 항상 네 옆에 있을 거야.

여보, 나는 먼저 갈게. 미안하다. 너를 남겨 두고.

그런데 여보, 걱정하지 마. 나는 하늘에서 너를 지켜볼 거야.

네가 밥 먹는 모습, 네가 창밖을 바라보는 모습, 네가 웃는 모습.

여보, 나는 너를 만나서 행복했어. 50년 동안, 단 하루도 후회한 적 없어.

여보, 나는 간다. 너는 여기서 건강하게 살아. 그리고, 가끔은 나를 생각해 줘.

사랑한다, 여보. 내 와이프.

남편이."

현정은 편지를 다 읽고, 할머니를 바라보았다. 할머니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할머니... 기억나세요?"

할머니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글쎄... 모르겠다. 그런데 가슴이 아파. 누군가 나를 많이 사랑했나 봐."

현정은 할머니의 손을 잡았다. "네, 할머니. 정말 많이 사랑하셨어요. 죽을 때까지."

며칠 후, 현정은 할아버지의 병실을 정리했다. 침대 옆에서 작은 도시락 용기를 발견했다. 그 안에는, 햇반 몇 개와 작은 쪽지.

"여보, 이건 비상용이야. 내가 없어도, 밥은 꼭 먹어. 나는 하늘에서 네가 굶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

현정은 그 도시락을 할머니에게 전해 주었다.

할머니는 도시락을 받고, 잠시 멍하니 있다가 말했다.

"이거... 내 남편이 준 거야?"

"네, 할머니. 할아버지가 준비하신 거예요."

"고맙다... 누군지 모르겠지만, 정말 고맙다."

현정은 그 말에 또 눈물이 났다.

현정은 지금도 그 병실을 지나칠 때면, 할아버지를 떠올린다.

그 할아버지는 가난하게 사셨을지 몰라도, 사랑은 가장 풍요롭게 하셨다.

현정은 간호사로서, 그리고 한 사람의 여자로서, 그에게서 진짜 사랑을 배웠다.

가장 깊은 사랑은, 상대가 기억하지 못해도 변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아름다운 사랑은, 죽음으로도 끝나지 않는 것이다.

당신의 인생에서 '병실 307호' 같은 사랑을 보여준 사람이 있었나요? 그 사람의 이름을 댓글로 불러 주세요.

오늘, 당신의 소중한 사람을 위해 '밥 한 끼'라도 나누는 건 어떨까요? 이 글을 공유하며 그 마음을 전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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