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린도전서 11장, 오늘 제목은 ‘왜 여자만 머리를 가릴까’입니다. 가톨릭 미사에 가보면 여성 신자들이 머리에 하얀 레이스 천인 미사포를 쓰고 예배드리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바로 오늘 바울이 한 권면에서 유래된 전통이죠. 5절, “무릇 여자로서 머리에 쓴 것을 벗고 기도나 예언을 하는 자는 그 머리를 욕되게 하는 것이니 이는 머리를 민 것과 다름이 없음이라.” 13절, “너희는 스스로 판단하라 여자가 머리를 가리지 않고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이 마땅하냐.”
이 말씀은 참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도대체 왜 바울은 여성들이 교회에서 예배 드릴 때, 머리를 가리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경하게 주장하는가. 남녀를 차별하는 것입니까? 결코 그렇지 않죠. 오히려 바울은 온갖 차별과 지위가 분분한 시대에 이렇게 선언했습니다. 갈 3:28, “너희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니라.”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는 종과 상전, 남자와 여자 차별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왜 바울은 여성들이 교회에서 머리를 가리라고 한 것일까요?
바울 당시 1세기 헬라 사회에서는 기혼 여성이 머리에 너울을 쓰는 것은 정숙함과 품위의 상징이자 문화였습니다. 당시 팔레스타인이나 로마의 존경 받는 기혼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헬라 여성들도 두건을 쓰지 않고는 공중 앞에 나서지 않았습니다. 호주의 복음주의 신학자 브루스 윈터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기혼 여성은 면사포처럼 머리의 뒷부분을 가리기 위해 사용한 망토가 있는 긴 드레스를 입고 있는 것으로 묘사되고, 또 머리 위에서부터 늘어뜨린 커다란 망토도 있었는데, 이것은 그 여성이 누군가의 아내로서 보호받고 있으며, 동시에 도덕적으로 순결하다는 사회적 신호였음을 가리킵니다. 반면에 머리를 가리지 않는 것은 당시 매춘부나 간음한 여인들의 모습으로 오해받을 소지가 다분했습니다. 즉 당시 여성들이 공적인 장소에서 머리를 가리는 것은 그 지역의 품위있는 예절이자 전통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고린도 교회 안에서 일부 여성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남녀가 평등하다는 자유를 오해하면서, 공적인 예배 자리에서 머리쓰개를 벗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바울은 이것을 즉시로 금지하는데, 이는 복음이 자칫 잘못하면 그 사회의 기본적인 예의와 전통을 파괴하는 무질서한 종교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었죠. 복음은 세속 문화를 무조건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회가 소중히 여기는 예의를 최대한 존중하며 그 안에서 덕을 세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전북 김제에 가면, 금산교회가 있는데 이곳은 복음이 전해지던 구한말의 상황을 잘 보여줍니다. 이 교회는 기역자 모양으로 지었다고 해서, 기역자 교회라고 불리기도 하죠.. 당시 조선은 남녀칠세부동석 이라는 유교적 전통이 뿌리 깊었습니다. 남녀가 한자리에 앉는 것을 엄격히 금기시한 것을 본 선교사들은 이 문화를 거스르지 않으면서도 남녀가 한 공간에서 예배 드릴 수 있도록 기역자 모양의 건물을 짓습니다. 강대상은 기역자의 꺽이는 모서리에 두고, 한쪽 날개에는 남성이, 다른쪽 날개에는 여성이 앉았습니다. 그리고 서로 얼굴을 볼 수 없도록 중간에 하얀 광목천 휘장을 쳤죠. 그들은 복음의 핵심은 타협하지 않되, 그 시대 조선의 예절과 문화는 최대한 존중했던 선교적 유연성을 보여 준 것입니다. 만약 선교사들이 복음 안에서 차별이 없다며, 남녀를 섞어 한자리에 앉혔다면 기독교는 조선 사회에서 부도덕한 종교로 낙인찍혀 복음이 전파되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선교사들은 여성들에게 세례를 줄 때도 휘장에 구멍을 뚫고 머리만 내밀게 하고 집례를 했던 것입니다. 이것은 차별이 아니라, 복음을 전하기 위해 그 시대의 문화와 예절을 최대한 품는 거룩한 지혜였던 것이죠.
바울은 말합니다. 고전 14:40, “모든 것을 품위 있게 하고 질서 있게 하라.” 여러분 바울이 머리를 가리라고 한 것은 차별이 아니라, 복음이 오해 받지 않고 온전히 전파되게 하는 사랑의 배려였습니다. 복음의 본질은 타협하지 않되, 세상을 향해서는 가장 겸손하고 예의 바른 모습으로 접근하는 것, 그것이 바로 세상을 구원하는 성도의 품격이자 질서인 것입니다.
하늘에 계신 하나님 아버지
복음 안에서 참된 자유를 허락해 주셨으니 감사합니다.
그러나 그 자유가 누군가에게 걸림돌이 되지 않게 하시고,
누가 보기에도 가장 예의 바르고 겸손한 질서가 있게 해 주시옵소서
우리가 머무는 자리 마다, 하나님의 질서와 품위가 있길 원합니다.
복음의 본질은 결코 타협하지 않되,
세상을 향한 더욱 따뜻한 선교적 유연성을 계발하게 도와 주시옵소서
오늘 복음을 더 아름답고 매력적으로 소개할 수 있는
하늘의 지혜를 더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제3739회-새벽묵상>
천수답의 새벽묵상
"왜 여자만 머리를 가릴까?.."
——<Link 1>——
https://www.podbbang.com/channels/10726/episodes/25266422
——<Link 2>——
http://file.ssenhosting.com/data1/chunsd/0416.MP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