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춘분(春分)이다.
춘분 / 조명래
봄을 꿈꿔왔던
황량한 산야에
어깃장 꽃샘이
한치앞 모르니
새싹의 잉태에
바람의 옹알이
남풍에 꽂망울
봄을 맞았구나
♡-----♡-----♡
춘분은 태양이 남으로부터 북으로 오는 길에 천구(天球)의 적도와 황도(黃道)가 만나는 점인 춘분점을 지나가는 날로 밤낮의 길이가 같지만, 실제로는 태양이 진 후에도 얼마간은 빛이 남아 있기 때문에 낮이 좀 더 길게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춘분은 춥지도 덥지도 않아서 1년 중 농사일을 하기에 가장 좋은 때이며, 또 이 때가 지나면 기온이 올라가기 시작하니 겨우내 얼었던 땅이 풀리면서 농부들의 손길도 분주해진다.
이 절기를 전후하여 농가에서는 봄보리를 갈고 춘경(春耕)을 하며 담도 고치고 들나물을 캐어먹었다. 또 논밭에 뿌릴 씨앗의 종자를 골라 파종을 서두르고, 천수답(天水畓)은 귀한 물을 받기 위해 물꼬를 손질한다.
‘천하 사람들이 모두 농사를 시작하는 달’이라는 옛사람들의 말은 바로 춘분을 전후한 시기인 음력 2월을 가리킨다. 즉 이 때에 비로소 한 해의 농사가 시작되는 것이다.
활기찬 봄을 맞이하는 춘분이면 공자의 '삼계도(三 석 삼, 計 셀 계, 圖 그림 도)'가 떠오른다.
명심보감(明心寶鑑) 입교편(立敎篇)에 있는 이 말은 세가지 계획이라는 뜻으로 원문을 보면,
일생지계재어유(一生之計在於幼) 일생의 계획은 어릴 때에 있고, 일년지계재어춘 (一年之計在於春) 일년의 계획은 봄에 있고, 일일지계재어인(一日之計在於寅) 하루의 계획은 새벽에 있다.
그러므로, 유이불학 노무소지 (幼而不學 老無所知) 어려서 배우지 않으면 늙어서 아는 것이 없고, 춘약불경 추무소망 (春若不耕 秋無所望) 봄에 밭 갈지 않으면 가을에 바랄 것이 없으며, 인약불기 일무소판 (寅若不起 日無所辦) 새벽에 일어나지 않으면 하루를 다스릴 수가 없느니라.
봄에 밭갈고 씨앗을 뿌리지 않았는데, 어찌 가을에 수확을 바랄까? 모든 것이 때가 있는 법이다. 세가지 계획이라는 삼계도(三計圖)와 춘약불경 추무소망(春若不耕 秋無所望)을 보며, 이 봄, 나는 올 한해 어떤 씨앗을 뿌리고 가꿀지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