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처가(愛妻家) = 공처가(恐妻家)
동서고금(東西古今)을 막론하고 아내를 무서워하지 않는 남자는 없다.
더러는 자기는 애처가이지 공처가가 아니라고 강변(强辯)을 하거나 혹은 사내새끼가 무슨 여편네한테 쥐어 사느냐고 호기(豪氣)를 부리는 사람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그가 대통령이 됐건 임금님이 됐건 혹은 무지렁이 촌부(村夫)가 됐건 마누라를 사랑한다거나 가정의 평화를 위한다는 명분 등을 내세워 마누라 눈치를 안 보는 남편은 없다.
그래서 ‘베개 밑 송사(訟事)’라는 말이 생겼고, ‘세상은 남자가 지배하고 남자는 여자가 지배한다’는 말도 생겼다.
옛날에 아내를 무척이나 무서워하는 한 장군(將軍)이 있었다.
하루는 남들도 자기처럼 아내를 무서워하는지 혹은 자기만 바보처럼 아내를 무서워하는지 궁금해서 이를 알아보기로 했다.
그래서 그는 붉은 깃발과 푸른 깃발을 각각 꽂아놓고 부하들에게 명령했다.
"아내가 무서우면 빨간색, 안 무서우면 파란색 깃발로 가라."
명령(命令)이 떨어지자 딱 한명만 빼고는 모두 붉은 깃발 아래로 모였다.
그 한 명은 아무 데로도 안 가고 그 자리에 서있었다.
이에 감탄(感歎)한 장군은 그 병사(兵士)에게로 다가가 물었다.
"너는 진짜 장부(丈夫)로구나! 나도 집에 가면 저 사람들처럼 마누라한테 쪽도 못쓰는데 대체 너는 그 비결(秘訣)이 무엇이냐?"
병사는 부동자세(不動姿勢)로 서서 대답했다.
“넷, 장군! 제 아내가 말하길 남자가 셋 이상 모이면 한심스런 얘기밖에 안 하니 절보고 남자 많은 덴 절대로 가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 혼자 그 자리에 서있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