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이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자신이 어떻게 살아야 하고, 또 우리 교회 성도에게 어떻게 살라고 말해 주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떻게 살고 계십니까? 어떤 삶을 추구하고 계십니까? 몇 개월 전이기는 하지만, 책을 읽던 중에 제 마음을 두드린 내용이 있어서 소개하려 합니다.
조선시대 사대부들은 자연에서의 생활을 추구했으며, 자연 속에서 심성을 닦으며 유유자적한 삶의 모습을 그린 작품들을 즐겨 지었다. 비록 빈한(貧寒)한 처지에 놓여 있을지라도, 자연에서 지내며 올바른 도리를 행하며 살아가는 것은 당시 지식인들의 이상적인 삶의 모습이었다. 흔히 ‘안빈낙도(安貧樂道)’라고 할 수 있는 이러한 자세는, 가난한 가운데에서도 세속적 가치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이 옳다고 믿는 바의 ‘도(道, 진리)’를 추구하는 삶을 가리킨다.
김용찬 씨가 쓴 [조선의 영혼을 훔친 노래들]에 나오는 한 대목입니다. 조선 사대부들의 ‘안빈낙도’의 삶이 저의 마음 깊은 곳을 건드렸습니다. 가난한 처지에서도 세속적 가치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이 옳다고 믿는 올바른 도리를 추구하고 행하는 삶!
조선시대의 지식인들은 기본적으로 유학을 익힌 지식인들이다. 유학은 [장자]에서도 평가하듯이, 본질적으로 내성외왕(內聖外王)의 학문이다. 내성외왕이란 안으로 인격을 수양하여 성인이 되고, 밖으로는 왕(지도자)이 되어 남을 다스린다는 것이니, ‘수기치인(修己治人)’과 같은 말이다. 유가의 지식인들은 역사와 철학 같은 학문을 익히고 인격수양에 힘써서 경륜을 쌓고 준비를 하고 있다가, 기회를 얻으면 나아가서 자기가 쌓은 경륜을 실천하여 사회에 봉사한다. 기회를 얻지 못하거나 현실이 혼탁하면, 물러나서 학문을 통해 뒷세대를 양성한다. 벼슬에서 물러나 있더라도 끊임없이 정국의 흐름을 주시하면서 정치에 대한 관심을 버리지 않았다.
두 번째 것은, 김태완 씨가 풀어 쓴 [책문]에 나오는 대목입니다. 여기에서는 ‘수기치인’에 마음이 끌렸습니다. 평소에는 자신을 준비시키고, 기회가 주어지면 기꺼이 나아가 섬기며, 물러나서는 후학을 키우는 삶!
‘안빈낙도’와 ‘수기치인’은 성경에 나오는 개념은 아니지만, 저에게 삶의 방향을 잘 보여주는 소중한 내용들입니다. 그리고 저는 이러한 가르침 뒤에는 성경적이라고 할 수 있는 생각이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믿지 않는 이들 가운데서도 이런 삶을 추구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옳다고 믿는 도(道)를 놓고 어떻게 살고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