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아침 평상에 나앉아 이 기 호 비구름이 어둠을 지나고 지평 추읍산 중턱을 덮은 안개가 흩어진다 밝아오는 아침을 깁듯 거미가 집을 수리하고 있다 배가 붉은 청호반새가 말뚝 꼭대기에 앉아 시선을 끌어당기고 밀어내다 날아간다 어제는 간 곳 없고 저만치 오늘이 걸어가고 있다 텃밭의 가지는 더 가지다워질 것이고 붉은 토마토는 더 붉어질 것이다 작고 푸른 고추는 더 단단하고 굵어질 것이다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걱정을 하면서 오늘은 오늘의 문을 여느라 가쁘다 논을 어슬렁거리던 흰 왜가리 인기척이 커지자 또 어딘가로 날아간다 시간이 시간의 열매를 맺듯 몸집을 키우며 코스모스는 가을을 준비하고 있다 졸랑이고 출렁이며 흘러가는 것이 어찌 강물뿐이랴 무더위에 나앉은 평상 위를 구름이 지나간다 슬쩍 스치는 시간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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