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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고 싶은 시

못은 밤에 조금씩 깊어진다 ─ 김경주

작성자이결|작성시간26.06.17|조회수12 목록 댓글 1

못은 밤에 조금씩 깊어진다
                                                                김 경 주

 
 
어쩌면 벽에 박혀 있는 저 못은
아무도 모르게 조금씩 깊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쪽에서 보면 못은
그냥 벽에 박혀 있는 것이지만
벽 뒤 어둠의 한가운데서 보면
내가 몇 세기가 지나도
만질 수 없는 시간 속에서 못은
허공에 조용히 떠 있는 것이리라
 
바람이 벽에 스미면 못도 나무의 내연(內緣)을 간직한
빈 가지처럼 허공의 희미함을 흔들고 있는 것인가
 
내가 그것을 알아본 건
주머니 가득한 못을 내려놓고 간
어느 낡은 여관의 일이다
그리고 그 높은 여관방에서 나는 젖은 몸을 벗어두고
빨간 거미 한 마리가
입 밖으로 스르르 기어나올 때까지
몸이 휘었다
 
못은 밤에 몰래 휜다는 것을 안다
 
사람은 울면서 비로소
자기가 기르는 짐승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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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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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난지 | 작성시간 11:33 new 마음의 상처가 못을 통해 그려내는 시입니다
    어쩌면 자신의 몸
    그것이 짐승의 주인이 되어 어둠속에서 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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