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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군도의 섬

진도 앞바다는 한 폭의 그림이더이다(1)-저도

작성자처음처럼[李익수]|작성시간20.03.27|조회수220 목록 댓글 0


 

진도 앞바다는 한 폭의 그림이더이다(1)

- 전남 진도 지역 오지의 섬을 찾아서 -

 

 

 

   노포동 종합터미널에서 24시 광주행 심야 고속버스에 몸을 실은 후 광주터미널에 도착한 것은 3시. 일기예보대로 이미 비는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드넓은 터미널 대합실 안. 새벽인데도 사람들이 보인다. 새벽에 차를 기다리는 사람들. 대부분 서울이나 장거리로 가는 차를 기다리는 것이다.

   자판기에서 커피 한 잔 꺼내 마시고는 시간을 보낸다. 노숙자가 따로 없다. 노숙을 예방하기 위해서인지 마땅히 잘 의자가 없다. 약 한 시간을 보낸 후 연구원을 만났다. 사실은 이전에 만날 수 있었지만 조금이라도 눈을 붙이기 위해서였다. 진도중앙교회 차량에 몸을 싣는다. 4시가 넘었다.

   진도에 도착한 것은 광주터미널에서 출발한 지 채 2시간도 안 걸리는 6시 30여 분. 진도 녹진항에 도착했다. 교회에 차를 반납하고 나는 배에 올라탄 후 객석에 앉아 눕는다. 비몽사몽이다. 배는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날씨가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었다. 그래서 물결이 좋지 않았다. 조금은 두려움을 느낄 정도의 물살이 세다. 날씨 탓도 있겠지만 조류의 영향도 있으리라. 바람과 물결 방향이 달라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시각이다. 경계선은 모르겠지만 배는 신안군을 끼고 달린다. 주변은 온통 섬들로 둘러싸여 있는데 배 한 척 보이지 않는다. 신안군의 고사도와 평사도를 통과한다. 이 해역은 신안군 해역이다. 우리가 가는 목적지는 저도. 신안군과 진도군의 경계지점이라고나 할까.

 

돼지모양의 배를 접안하기 힘든 얕은 수심의 섬, 저도

   어느 정도 가니 조그마한 섬 해안가에 하얀 등대가 보인다. 그리고 배는 등대를 끼고 오른쪽으로 돌아서 간다. 여전히 물살은 센 편이다. 그 물살을 따라 다가가면 점점 다가오는 포구. 그리고 섬 가운데는 안부지점. 양쪽으로 낮은 산을 낀 아주 야트막한 능선이다. 방파제 겸 선착장은 왼쪽에 있었다.

그리고 오른쪽으로 길게 늘어진 모래밭.돼지 모양의 ‘저도(猪島)’가 바로 앞에 나타나자 서서히 속도를 줄이며 닻을 내렸다. 이 섬은 10가구 20여 명이 사는 낙도다. 선착장은 배가 접안하기에 작을 뿐 아니라 부근의 수심도 얕았다. 선착장에 닿으니 7시 45분. 등대호가 선착장에 닿자마자 바로 뛰어오른다. 배가 정박하기도 참 힘든 구조다.

   물기가 묻은 방파제에 오른다. 그리 길지 않은 방파제다. Y자형의 방파제로 방파제에는 서너 척의 조그마한 어선이 정박해 있다. 물이 빠져 모래밭에 걸쳐있다. 방파제 시작점에 하얀색의 조립식 건물이 한 채 있으니 바로 대합실이다. 번지수는 ‘저도길9’. 1번도 아니고 9번이라. 그런데 마을 입구 낡은 컨테이너하우스가 있는 가로등에 도로명주소표지판이 걸려있다. ‘저도길 1-39’. 1번은 어디에 있다는 것인지. 조금 더 가면 왼쪽에 차양막을 씌운 우물터가 있다.

   포구 옆으로는 길게 이어진 모래밭이 있는데 해수욕장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모래가 아주 가는 편이다. 아직 해수욕장이 개설되지 않았지만 모래가 곱고 물이 맑아서 가족단위 해수욕장으로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도로 옆으로 모래밭 해안을 따라 나무로 된 길을 따라 만들어두었다. 앉을 수도 있고 걸을 수도 있게 만들었다.

   대합실 바로 옆으로 길이 갈라진다. 왼쪽 언덕에 오르는 길이다.

이 길을 따라 가면 슬라브지붕을 한 건물 한 채가 보인다. 아마도 예전에는 이곳에 경찰이 있었지 않나 싶다. 문이 닫혀 있는데 유리문을 통해 안을 바라보니 수석을 하는지 좌대에 올려놓은 수석이 제법 많다. 이 외에도 이 주변에는 창고로 사용했거나 하는 그런 류의 건물들이 방치되어 있다. 물론 대부분이 폐가들이다.

   교회는 마을 입구에 해당하는 지점에 위치해있다. 교회 이름은 ‘저도밀알교회’. 그러나 건물 자체는 판넬로 된 가건물이다. 이곳은 모두가 교인이라고 한다. 여기서 계속 해안길을 따라 안으로 간다. 섬의 오른쪽에 보이는 작은 섬이 바로 ‘소저도’. 모래해안 중간지점에 작은 방파제가 있고 그 건너편에 마을로 들어가는 길이 있다. 여기서 마주 보이는 큰 섬이 바로 진도 본섬이다. 소포리로 쉬미항을 마주보고 있는 지점이다.

   ‘저도(楮島)’는 진도읍의 외항이라 할 수 있는 쉬미포 어귀를 면적 14.5ha의 크기로 지키고 있는데, 거리로 보나 생활권으로 보나 진도 땅이 분명하지만 한때 공교롭게도 신안군 장산면에 속해 있었다. 원래 조도면 소속의 마진도 부속 섬이었으나 마진도가 신안군 장산면으로 옮기면서 함께 신안군 땅이 되어버렸던 것이다.

   실제 이 섬은 지산면에서 1.3km 떨어져 있어서 모든 생활문제를 진도에서 해결하는데 유독 행정구역이 신안으로 되어있어 1980년대에 행정구역을 개편해줄 것을 여러 차례 호소한 일이 있었다. 그러다가 1990년 장산면에서 진도군 진도읍 내산월리로 행정구역이 개편되었다.

   진도읍에는 본도 포함하여 유인도가 두 개인데 나머지 하나가 바로 이 저도이다. 그리고 진도읍에 속하는 무인도는 모두 9개. 지명유래를 보면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섬 모양이 닭이 날개를 펴고 있는 모양과 비슷하다 하여 ‘닭섬’이라고 하였다 한다. 그러나 후대에 와서 ‘닥섬’을 한자로 빌어 쓰면서 닥나무 저(楮)자를 쓰는 잘못을 저질렀다.

   길 입구에 팔각정 형태의 쉼터가 있고 길은 좌우로 갈린다. 해안을 따라 모래밭 끝까지 가본 후 되돌아서 옆으로 난 길을 따라 마을 안으로 들어간다. 개 두 마리가 요란스레 짓는다. 백구이긴 한데 진돗개는 아닌 듯싶다. 간이화장실을 지나니 바로 옆에 마당에 들어선다. 그리고 인사를 한다. 남자가 어디서 왔느냐 묻는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남자가 커피 한 잔 하겠느냐 묻기에 좋다고 했다. 부인에게 커피 한 잔 타라고 이야기를 하고는 대화를 나눈다. 아직 8시도 채 안된 시각. 모닝커피가 따로 있나. 이런 섬에서 마시는 커피도 맛이 있다. 이 섬에는 모두 10가구가 살고 있다. 그 중 두 가구는 1년 내내 상주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이곳에는 객선으로 ‘섬사랑호’가 하루에 두 차례 운항하고 있다고 한다.

   커피를 다 마신 후 이곳에서 나와 마을 한 바퀴를 돈다. 저도는 섬의 남부와 북부는 넓고 중앙은 좁은 지협부로 이루어졌으며 이곳 평지에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그리고 이곳에도 학교가 있었는데 물론 지금은 폐교가 되었다. ‘장산동초등학교 저도분교장’. 마을 한 가운데에 위치해 있다. 바로 해변을 바라보고 있는 위치에 있는 폐교는 현재 마을회관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집들은 그렇게 좋은 것은 아니다. 아주 오래된 집들. 농막들도 더러 보이는 이곳 대부분의 집들은 단층에 슬레트지붕 일색이다. 그리고 담도 돌로 만들어진 것이지만 그렇게 좋은 돌들은 아니다. 별 매력이 없다는 의미다. 곳곳에 마을 공동 우물터가 있는 것으로 보아 이곳 역시 식수가 가장 큰 문제다.

   마을길을 걸어 서쪽으로 계속 가면 밭이 나오고 밭길을 걸어 더 안으로 들어가면 바로 해안이 나온다. 섬의 중간지대로 전체로 보면 움푹 들어간 형국이다. 여기서 바라보면 왼쪽으로 가사도가 보이고 그 뒤로 신안군의 섬들이 보인다.

   다시 마을로 돌아 나와서 마을을 구경한다. 간밤에 내린 비로 길은 축축하다. 저도라는 섬마을. 별 특징은 없다. 그다지 사람이 많지 않은 섬에 특별히 있을 것은 없어 보인다. 보건진료소 하나 없고 그 흔한 입출항신고소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저도 같은 외딴섬 사람들은 아프면 더 서럽다. 의료시설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물론 비록 여객선이 있더라도 쉽게 뭍으로 나오기가 어려운 사람들인 이들을 위해 지자체에서는 병원선을 운영하고 있기 하지만.

   이곳에 주민이 들어온 시기는 조선시대로 알려지고 있다. 섬이 수려하고 평탄하여 밭농사에 적절할 뿐만 아니라 어업도 적지라는 생각이 들어 심씨가 이주하였다고 전해온다. 주 양식은 톳양식이라고 한다. 톳 외 주요 수산물로 김, 미역 등이 있다.

   마을을 돌아본 뒤 다시 방파제 선착장으로 간다. 시간을 보니 8시 반이 훌쩍 넘었다. 섬을 한 바퀴 도는 데는 50여 분 정도 걸린 셈이다. 배를 부른다. 그리고 배에 올라타서는 다음 목적지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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