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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딸나무 우산/이상인

작성자최영순|작성시간26.06.10|조회수12 목록 댓글 0


산딸나무 우산



ㅡ 이 상 인




누님은 늘 고운 빛으로 오시네.

여린 손목 한번 잡아보지 못하고

슬며시 건너온 세월

누님에게 불어넣어 드리고 싶은 입김이듯

하늘에 후드득 빗방울이 일었고

나는 무심결에

익은 산딸나무 아래로 이끌었네.



하얗게 피었던 산딸꽃,

오랜 기다림으로 충만하게 여물어

우리 향긋한 우산이 되어주었네.



산딸나무 아래서

잘 익은 시간의 바람은 팔랑대며

천 년을 숨 쉬듯 고즈넉이 흘러가고

흰 웃음 지그시 깨문 치아 사이로

내 작은 이름이 보일락 말락



후드득 빗방울 듣는 산딸나무 우산

빙그르르 돌리고 싶었네.

오신 분 영영 떠나지 못하게

빙빙 돌며 말없이 지켜주고 싶었네.



아직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은

가장 맑고 아름다운 시처럼

누님은 늘 고운 빛으로 내려오셨다가

잠시 머물다 떠나가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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