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육장
질병과 병인
한의학은 발병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관점을 가지고 있다. 인체는 정상적인 생리상황 아래서 체내의 음양․기혈․장부․경락이 모두 상호의존 ․상호제약하는 상대적 평형상태에 처해 있는데, 이것을 일컬어 “음평양비, 정신내치”(≪소문․생기통천논≫)라고 하였다. 그리고 인체의 생리활동과 외부환경 사이는 긴밀히 연계되어 있고 정상적 생리상황 아래서 그들 사이의 관계는 상대적 평형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만약 이러한 상대평형상태가 파괴당하면 한동안 스스로 조절작용을 회복하지 못하게 되어 질병을 발생시키는 내재적 근거가 된다. 그러므로 ≪내경≫에서 “혈기불화, 백병내변화이생”(≪소문․조경논≫)이라고 하였다. 또 “음양사시자, 만물부종시야, 사생불본야, 역지칙재해생, 종지칙가질불기”(≪소문․사기조신대논≫)이라고도 하였다. 그러나 인체의 정상 생리상태가 파괴당하여 질병이 발생하려면 일정한 조건이 구비되어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병인이다. 한의학에서 어떤 의가는 이것을 “삼인”으로 귀결시켰는데, 즉 외인, 내인과 불내외인이다. 외인은 외감육음과 여기를 가리키고, 내인은 내상칠정을 가리키며, 불내외인은 음식실조․노권과 방실부절․외상․기생충 등을 가리킨다. 이 밖에 어혈․담음 등과 같은 병리적 산물도 일종의 치병요인이다.
질병과 병인에 대한 한의학적 인식은 장기적인 임상경험이 누적되어 형성된 것이며, 임상에서 보편적인 의의를 가지고 있다. 이제 병인․발병 원리와 질병 발전과정 중의 두 가지 측면의 세 방면으로부터 설명한다.
제일절 병인
1. 육음과 여기
육음은 곧 풍․한․서․습․조․화이며, 여기는 누기라고도 한다. 한의학에서는 통칭하여 외사(외부에서 온 사기라는 뜻)라 한다. 이러한 개념은, 고대인들이 오랜 생산활동․생활경험과 의료경험을 하는 중에 자연계의 운동 변화는 직접․간접으로 인체에 영향을 미쳐 인체내의 음양․기혈․경락․장부에 일정한 변화를 일으킨다고 봄으로써 형성되었다. ≪영추․오륭진액별편≫에서 “천서의후, 칙주리개, 고한출”, “천한칙주리폐, 기삽불행, 수하류우방광, 칙위익여기”라고 한 것과 같다. 이것은, 춘․하에는 양기가 발설되어 기혈이 체표로 쉽게 추향하므로 피부가 느슨해지고 한공이 쉽게 개설하여 다한하게 되며, 추․동에는 양기가 수장되어 기혈이 체내로 쉽게 추향하므로 피부가 치밀해지고 한공이 쉽게 개설하지 못하여 한이 적어짐을 설명한 것이다. 이러한 인체의 생리면의 변화는 인체가 외계 기후의 자극에 대해 자연환경에 적응하여 생존하려는 반응현상이다. 그러나 외계 환경의 변화가 지나치게 급격하여 정상적 범위를 넘어서면, 예컨대 동한이 과심하거나 하열이 과심하거나, 또 동계에 오히려 따뜻하고 여름에 오히려 서늘하든지 하면, 인체의 자연조절기능이 저하되었을 때 치병 요소가 되어 질병을 발생시킨다. 외감 육음의 학설은 이같은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한 인식에 기초하고 있으며, 각종의 임상 현상에서 종합분석․개괄한 결과이다. 풍․한․서․습․조․화는 고대인들이 자연계의 기후변화를 개괄한 것이며, 보통 “육기”라 하지만, 질병을 일으키는 치병인자로 작용할 때는 육음(음이란. 정상이 아니라는 의미이다)이라 부른다. 육음이 일으키는 질병에는 일정한 계절성이 있다. 예컨대 여름에는 서병이 많고, 겨울에는 한병이 많다. 그러나 자연계의 기후변화가 복잡하고 인체마다 개체적 차이(생활환경, 정신요소, 저항력, 체질요소 등을 포함한다)가 존재하여 동일한 계절에, 동일한 외사를 감수하고 같은 질병이 발생하기도 하고, 다른 외사를 감수하고 다른 질병이 발생하기도 한다. 고대에 각종의 임상표현에 근거하여 부동한 병인을 탐구하고 각각 풍사․한사․서사․습사․조사․화사 등 6종에 귀속시켰는데, 통칭해서 외감질병이라 한다. “여기”는 명대의 의학가 오우가가 주장한 일종의 병인학설이다. 그는 광범위하게 유행하는 질병을 온역이라 하였다. 온역의 병인은 풍도 아니고 한도 아니며 서도 아니고 습도 아니고 천지간에 따로 존재하는 “여기”(여기)이며, 그 전염 통로는 구비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일반 상황하(온역이 유행하지 않는 기간)에서도 자연계에는 약간의 “잡기”(즉 치병물질)가 존재하여, 인체가 앓는 외감질병은 바로 이같은 “잡기”가 인체에 침입하여 병을 일으키는 것인데 그 병의 종류는 육음보다 더욱 많다. 만약 감수된 “잡기”가 다르면 그 병 역시 달라진다. 그러므로 “일병일기”라고 한다. 당시 현미경이 발명되지 않은 조건에서 이러한 인식을 가졌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므로 외감육음지사의 개념은 오랜 의료경험 중에서 큰 발전이 있었으며 변증시치를 지도하게 되었다. 임상에서 여러 외사의 특성과 치병 특징에 따라 각종 외감질병의 임상표현을 분석하여 어느 종류의 병사가 병을 일으키게 했는지를 가려서 각각 거풍, 산한, 화습, 청열, 윤조, 사화 등의 치료방법을 채용한다. 이러한 과정을 한의학적인 술어로 “변증구인, 심인논치”라 한다. 근자의 임상경험에 따르면, 절대다수의 세균, virus 등의 감염은 모두 외감육음의 범위에 속하여, 병사변증시치 등의 방법을 운용하면 대개 양호한 치료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 밖에 어떤 것들은 외감질병은 아니나 임상에서 풍․한․습․조․화와 유사한 증후가 출현하는데, 한의학에서 이를 외감육음과 구별하기 위해서 내풍․내한․내습․내조․내화라고 칭한다. 그러므로 본 절에서는 외감육음육사의 치병특징과 임상표현을 논술할 때 내풍, 내한, 내습 등을 대비시켜, 구별하고 파악 운용하는데 편의를 도모하였다.
⑴ 풍사
풍사의 치병특징과 임상표현은 자연계의 “풍”의 현상과 유사하다. 자연계의 “풍”은 내거가 빠르고 유동성이 커서 있다가 없다가 하며 나뭇가지를 흔든다. 그러므로 아래의 임상표현을 풍사의 치병특징으로 삼는다.
1. 발병이 급하고. 변화가 빠르므로 “풍자, 선행이삭변”이라 한다.
2. 추휵․진전․요두․현훈․유주성동통과 소양증 등의 증상이 있다.
3. 두부(신체의 상부)․폐부(내장의 상부)와 피부 등과 같은 인체의 상부와 기표를 침범하기 쉽다.
질병이 상술한 임상특징으로 표현되면, 대개 풍사로 말미암은 질병으로 판단한다 고대에는 이러한 질병을 모두 자연계의 “풍”이 일으킨 질병으로 간주하였다. 그러나 후대에 이르러서는 체내의 양기승동이 과도하더라도 풍과 유사한 증상이 출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컨대 간양, 간화가 화풍하면 현훈․진전․추휵 등의 증이 출현하는데, 이를 간풍이라 한다. 열이 극에 이르르면 생풍하고 고열․추휵․경항강직 등의 증이 나타나는데 이를 열극동풍이라 하는 등이다. 이들은 자연계의 “풍”이 일으키는 질병이 아니라 어떤 질병과정 중에서 출현하는 병리표현이므로 “내풍”이라 한다. 그러므로 “외풍”과 “내풍”의 구별에 주의해야 한다.
⑵ 한사
한사의 치병특징과 임상표현은 자연계의 한냉, 빙동, 응결 등의 현상과 유사하다. 그것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전신 또는 국부에 한냉한 징상, 예컨대 파냉․희열․사지불온․소복냉통 등이 있다.
2. 배설물이 청냉하게 표현된다. 예를 들어 비류청체․담액청희․구토청수․소변청장․복사희수 등과 같다. 그러므로 ≪소문․지진요대논≫에서 “제병수액, 징절청냉, 개속우한”이라고 하였다.
3. 기혈어체를 초래하여 극렬한 동통이 나타나므로 “한승칙통”이라 한다.
4. 한사가 경락에 침입하면 늘 근맥구련․수축이 출현하므로, “한주수인”이라 한다.
질병과정 중에서 이러한 증후가 나타나면 외부에서 온 한사가 일으키는 것인데 예를 들면 동상․감기․음냉 등이다. 그러나 더 많은 경우는, 인체 자체의 양기가 쇠퇴하여 정상적 온후작용을 잃어버림으로써 “한종중생”하는 것이다. 전자는 외한에 속하고, 후자는 내한에 속하지만 양자는 서로 연계되어 있고 서로 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양허한 사람은 외한을 감수하기 쉽고, 외래의 한사는 인체의 양기를 쉽게 상해하여 내한을 발생하게 한다.
⑶ 화
화사의 특징은 “열”이며, 화사는 즉 열사이다. 표현되는 증후는 다음과 같다.
1. 전신 또는 국부에 뚜렷한 열상이 있는데, 예를 들자면 고열․파냉․희열․면홍․목적․요적․설홍․태황․맥삭 등과 창양의 홍․종․열․통 등이 나타난다.
2. 배출물의 성상이 점조하며, 배출시에 작열감이 있을 뿐만 아니라 병세가 급한데, 예를 들면 비류농체․담액황농․구토산수․소변혼탁․변하농혈 및 급성복사․분변예취․항문작열 등이 나타난다. 그러므로 ≪소문․지진요대논≫에서 “수액혼탁, 개속우열”, “제구토산, 폭주하박, 개속우열”이라고 하였다.
3. 화사는 진액을 모상하기 쉽고, 설건소진․구갈음냉․대변건결 등의 증상이 출현한다.
4. 화사는 맥락을 작상하여 박혈망행하기 쉽고, 출혈을 일으키며 반진을 발생시킨다.
5. 화․열은 신명을 요난시키므로, 신지혼무․정신광조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므로 “제열무계, 개속우화”, “제조광월, 개속우화”라고 ≪소문․지진요대논≫에서 말하였다.
화는 실화와 허화의 구별이 있는데, 상술한 증후들의 표현은 주로 실화이며, 대부분 온열의 사를 직접 감수하여 일어난다. 또 풍․한․습․조의 사가 전화되어 화(열)가 됨으로써 발생할 수도 있는데 여러 외감열병의 열성기에 나타난다. 허화는 주로 음허하여 내열이 일어남으로써 발생하는테, 그 증후표현은 주로 실화와 다음과 같은 다른 점이 있다. 음허 증상이 있 고, 화열의 증상이 보통 실화보다 약하여 대개 내열․심번․설광홍이건조가 나타나는데 일반적으로 고열은 없다. 이 밖에 구갈불심, 맥삭무력이 나타난다. 화에는 내․외의 구분이 있다. 외감열병 중의 화성열증은 대개 외화에 속하며, 체내의 음양실조․“오지과극”(즉, 정신정지의 극렬한 변동)에서 출현하는 열상을 내화(열)라 한다. 외화는 대개 실화에 속하고, 내화(열)는 허와 실의 구별이 있으므로 주의해서 구분하여야 한다.
⑷ 습사
습사에 의해서 표현되는 증후는 자연계 기후의 다습․수습정체유적 등의 현상과 유사하다. 습사치병과 계절은 일정한 관계가 있어 대개 기후가 다습한 계절에 발생한다. 그리고 자주 습지에 좌와하든지 다습한 곳에 거주하든지, 수중에서 작업하든지 땀이 흘러 옷을 적신다든지 하면 계절과 무관하게 습병을 일으킬 수 있다. 습사의 치병특징과 임상표현은 다음과 같다.
1. 습성은 점니하고 쉽게 제거되지 않아 병정이 길고 속히 낫기 어렵다.
2. 습성은 정체한다. 체표에 침범하면 신체곤권․사지침중․두중여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경락․관절을 침범하면 관절의 동통이 한 곳에 고정되어 있거나, 활동이 불편해지는 등의 증상이 출현한다.
3. 습사는 범비하기 쉬워 대개 식욕부진․소화불량․흉민․범악․복창․대변희박․소변단소 및 설태후니․맥상유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4. 전신 또는 국부에 수습유적 또는 정체의 현상이 나타나는데, 예컨대 수종․각기․백대 ․습진 및 창양의 삼출액이 매우 많은 등의 증상이 있으며 모두 습에 속한다.
습에도 외습과 내습의 구별이 있어, 외습은 외감습사하여 일어나는 것을 가리키고, 내습은 비허하여 진액을 운화하지 못하여 발생한다. 외습과 내습 사이는 구분이 됨과 동시에 서로 연계되어 있어, 비허하면 내습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외습을 감수하기 쉬워진다. 외습이 인체에 침입하면 대개 비를 쉽게 손상시켜 내습을 발생하게 한다.
⑸ 서사
서사치병에는 특정의 계절성이 있다. 그것은 두 방면을 포괄한다. 하나는, 서열을 감수하여 일어나는 것이며 예컨대 중서같은 것이다. 두 번째는, 더운 날씨에 발생하는 외감질병인데, 습관적으로 통칭해서 서병이라 부른다. 예컨대 유행성 일본뇌염 같은 것이며 이를 서온이라 부른다. 더운 날씨에는 두 가지 특징이 있다. 하나는 기후가 염열한 것이며, 두 번째는 기후가 비교적 다습한 것이다. 그러므로 서사가 치병하면 서열과 서습의 두 가지 다른 증후로 표현된다.
1. 서열 : 고열․구갈․심번․무한혹대한출․맥홍대가 주요증상이다. 고열이 나면 쉽게 모기상진을 초래하므로 또 핍력․호흡단촉․설태건조 등의 증상이 출현한다.
2. 서습 : 신열기복․사지곤권․식욕부진․흉민․오심구토․대변비정상․소변단적․맥유․설태후니 등이 주요증상이다.
더운 날씨에는 상술한 두 가지 증후의 외감질병이 나타나는데, 전자의 두드러진 표현은 열상이고, 후자는 열중협습이다. 그러나 모두 서사치병에 속한다고 말할 수 있다.
⑹ 조사
조사의 치병특징과 임상표현은 자연계의 건조현상과 유사하다. 외래의 조사를 감수하여 일어나는 질병을 외조라 하는데, 대개 기후가 건조한 계절과 지역에서 나타난다. 그 표현으로는 비공건조(혹비뉵)․구건․순조이열․인후건모(혹동통)․건해소담(혹무담)․피부건조․설건소진 등의 증상이다. 체내의 진액․음혈이 휴모되어 출현하는 조상은 내조에 속하는데 그것은 기실 “사”의 표현이 아니라 ‘진액부족“의 반영이므로, 대개 직접 상진․상음 또는 진고혈조라고 칭한다.
2. 내상칠정
칠정은 사람의 정신정지 활동을 가리킨다. 한의학에서는 희․노․우․사․비․공․경의 일곱 가지로 나누므로 칠정이라 한다. 일반상황하에서는 대부분 생리활동의 범위에 속하여 치병시키지 않는다. 그러나 만약 오랜 동안 정신적 자극을 받거나 또는 갑자기 격렬한 정신적 상처를 받음으로써 생리활동이 조절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면 체내의 음양․기혈․장부의 기능이 실조되어 질병이 발생하는데 이를 “내상”이라 한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심신을 내상하면 경계․정충․건망․실면 등 증 또는 정신황홀․비우선곡․시시흠신의 장조증이 나타난다. 또 심화가 폭성하면 광조불안․정신착난 등의 전광증이 발생한다. 간기가 울결하면 정신억울․선노․협통․애기․인중여유경색(매핵)이 나타나며, 부녀에게서는 유방결괴․소복창통․월경부조 등의 증이 나타난다. 심비를 손상하면 심신불영의 증상이 출현하는 외에, 비위가 수곡정미를 운화하고 혈을 통제하는 기능에 영향을 미쳐 완복공통․구오․혹장명․복사․혹흉완비민․음식소사․경폐 혹은 붕루출혈이 출현한다.
3. 음식실조
음식실조에는 주로 세가지 정황이 있다.
① 생냉한 음식이나 불결한 음식을 먹을 때
② 폭음․폭식하거나 비감한 음식을 과식할 때
③ 음주를 좋아하거나 신랄하고 열성인 음식을 편식할 때 등이다.
음식실조는 직접 비위를 손상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화기능에 장애를 일으켜서 식적․위통․설사 등의 병증을 초래하고 또 생열․생담․생습(예컨대, 음주나 비감한 음식을 과식할 때) 할 수 있으므로 장부병리변화를 조성하는 중요원인이 된다. 동시에 자주 외감육음의 사와 합병되어 발병한다.
4. 방실과 노권손상
방실손상은 성생활의 무절제․조혼과 부녀의 과다한 산육을 포괄한다. 이러한 정황들은 모두 신정을 모상하고 신체를 허약하게 하여 쉽게 질병을 일으키게 하는데, 요산․유정․신피핍력․현훈 등과 같은 신허증상이 나타난다. 부녀가 과다하게 산육을 하면 충․임에 손상을 주어 월경부조․경폐․ 대하 등 증을 일으킨다. 노권은 비를 손상시켜 원기허약을 일으키게 하는 중요원인이다. 그러나 노권치병을 노동치병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노권”이란 노동으로 인한 피로가 과도한 상태를 가리킨다.
5. 외상․기생충 및 기타 요소
⑴ 외상
외상은 타박상․창상․화상․독사교상 등을 포괄한다 외상치병은 주로 인체의 피육․근골․기혈을 손상시키는 것인데, 예를 들면 타박상으로 인한 상근․골절, 창상으로 인한 실혈, 화상으로 인한 피육의 작상과 상음탈액 등이다. 독사교상은 사독에 의한 치병인데 한의학적으로는 주로 청열해독의 초약으로 치료하여 풍부한 경험을 누적시켜 왔다. 또 최근에는 치료효과가 높은 독사교상 치료약을 정리하였다.
⑵ 기생충
한의학은 각종 기생충의 치병상황에 대해 일찍부터 기본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예컨대 혈흡충병을 “수독”, “고창”이라 하였으며 충병의 범위에 귀속시켰다. 그리고 회충․구충․요충․조충 등 장기생충병에 대해서는 더욱 명확한 인식을 가졌으므로, 이들 기생충이 인체에 기생하여 병을 일으키며 이것의 발병은 음식의 불결과 유관하다는 것을 알았다. 예컨대 수대의 소원방 등이 편저한 ≪제병원후논≫(서기 610년)에서 명확히 지적하기를, 촌백충(조충)병을 앓는 사람은 삶지 않은 우육을 먹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한의학의 이론에서 “습열생충”이라 하였는데, 이것은 어떤 장기생충병들이 비위습열의 임상표현을 나타내는 것이지, 습열이 있으면 충이 생기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⑶ 담
담은 한의학 개염에서 체내의 병리적 산물인데, 기관에서 분필되는 담액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담의 형성은 주로 폐․비․신 등 내장의 수액대사의 기능 실상으로 말미암아 진액을 운화․수포하지 믓하거나, 사열울화하여 진액을 졸아붙게 하여 이루어진다. 비는 진액을 운화하고 수포하는 기능 중에서 주요한 작용을 하므로 “비위생담지원”이라고 하였다. 담의 임상표현에는 다종다양한 정황이 있는데, 예를 들어 담액이 폐에 옹체되면 해역담다가 나타나고, 담이 위에 유체되면 오심구토가 나타나며, 담이 경락에 유체하면 담핵을 형성하고, 담이 심규를 내미하면 신지실상 또는 혼미 등이 나타난다.
⑷ 어혈
어혈은 전신혈액의 운행이 불창하거나. 국부에 혈액이 정체하거나, 체내에 경을 이탈한 혈이 존재해 있는 것을 가리킨다. 어혈이 생성된 후에는 반대로 유관한 장부․조직․기관의 맥락의 혈행을 불창하게 하거나 조색불통하게 하여 일계열의 증상을 일으킨다. 그러므로 어혈이 나타내는 증상은 국부에서 동통, 종괴 또는 반점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전신에서 면색회체, 순․설청자, 설변의 반점, 맥세혹삽 등이 나타난다.
제이절 발병의 기전
한의학에서는 인체의 각종 생리활동, 예컨대 음양소장․기혈생화․영위운행 등은 모두 병사를 항어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인식하며, 이를 정(정기)이라고 한다. 사(병사)는 정기에 상대해서 한 말이며, 주로 외감육음 및 담음․식적․어혈 등을 가리킨다. 그리고 사․정간의 투쟁으로부터 발병기전을 논술하면, 사기가 병을 일으키는 것은 인체 정기의 변화를 통해서만이 가능하다. 만약 인체의 정기가 강성하거나 사의 치병력이 비교적 약하면 “정능어사”하여 발병하지 않는다. ≪영추․백병시생편≫에서 “풍우한열, 부득허, 사불능독상인. 졸연봉질남폭우이불병자, 개무허, 고사불능독상인(풍우한열은 인체가 허약해져 허점을 보이지 않는 한 단독으로 사람을 상해할 수 없다. 갑자기 질풍폭우를 만나도 병이 들지 않는 것은 인체에 허점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사는 단독으로 사람을 상해할 수 없다)”라고 한 것과 같다. 이는 결국 ≪소문․자법론≫에서 “정기존내, 사불가간(정기가 체내에 건재하면 사기가 끼어들 수 없다)”라고 한 말을 의미한다. 반대로 인체의 정기가 비교적 약하거나 사의 치병력이 비교적 강하면 “정불적사”하여 발병하게 된다. ≪소문․평열병론≫에서 “사지소주, 기기필허(사기가 모이면 정기가 반드시 허해진다)”라고 말한 것과 같다.
이와 같이 한의학 이론 중의 사정 투쟁의 관점은 질병 발생의 근본원인이 결코 외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체 내부의 상대적인 활동, 즉 병인이 인체에 작용된 후 인체 내부의 음양․기혈․경락․장부 등의 활동에서 드러나는 음양의 세력적 균형의 차질에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인체 정기의 항병 능력을 강조함과 동시에 병인이라는 치병조건을 배제하지 않는다. 이 밖에 한의학의 발병학설은 인체의 정체성에 매우 주의한다. 전신성의 질병에 음양․기혈실조가 있을 뿐 아니라 또 국부의 병변들이 전신에 영향을 미치며, 또는 전신성의 병변이 국부에 반영된다고 생각한다. 예컨대 구설미란과 옹저정창 등의 국부 병변은 모두 음양․기혈실조와 유관하다.
제삼절 질병의 발전과정
질병이 발생하는 근본원인은 인체 내부의 음양소장의 실조(간칭 음양실조라 한다)에 있고, 병인은 질병을 일으키는 조건이며, 질병은 병인이 인체를 통해서 작용함으로써 발생한다. 그러므로 어느 질병을 막론하고 그 발생․발전 과정 중에 천변만화의 임상특징을 나타내지만, 사정투쟁과 음양실조의 표현에 지나지 않는다. 전자는 인체의 항병력과 외내한 병인 사이의 관계이고, 후자는 인체 내부의 음양사이의 관계이다. 사정투쟁과 음양실조는 왕왕 각종 질병의 발전과정 중에서 동시에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외감질병은 사정투쟁의 대립이, 내상잡병은 음양실조의 대립이 비교적 두드러진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결코 고정불변하는 것이 아니다. 아래와 같이 분술한다.
1. 사정투쟁
외감질병에는 모두 외사가 존재하는데, 예컨대 풍․한․서․습․조․화 등이다. 외사가 인체를 침범하면 반드시 정기의 저항에 부딪쳐 사정이 투쟁하게 되는데, 이것은 외감질병 과정을 인식하는 중요한 관점이 된다. 한의학에서 외감질병의 사정투쟁을 “사정상박”이라 일컫는다. 외감질병 과정 중에 나타나는 파냉․발열․한전․한출 등의 증상은 모두 외사가 인체에 침입한 후 인체의 정기가 병사와 투쟁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이것은 곧 “사정상박”의 임상표현이다. 일반상황하에서 인체의 정기의 방어능력이 병사를 이기면 질병이 호전되어 낫는다. 그러나 일정한 조건하에서 사와 정의 세력적 균형에 변화가 발생하여 정기의 방어능력이 순간 병사의 침습을 막아내지 못하면 사정투쟁이 인체에 불리한 방향으로 발전되어 가므로 질병이 악화되고 심하면 사망하게 된다. 그러므로 질병의 전귀는 사정 쌍방의 역량 대비와 사정투쟁의 형세발전으로부터 결정된다. 즉 정기가 이기고 사기가 물러가면(정승사퇴) 질병은 낫는다. 사기가 성하고 정기가 쇠하면(사성정쇠) 질병은 악화된다. 의학의 임무는 병이 나기 전에 미리 병을 예방하고, 이미 병이 들었으면 정확한 치료를 통하여 정승사퇴의 결과를 얻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⑴ 정승사퇴
정승사퇴는 정과 사가 투쟁한 일종의 결과이다. 이것은 병사가 인체에 대하여 작용을 마감하여 인체의 장부․경락의 병리변화가 정상으로 회복되어 가고 기혈의 모상도 보충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바꾸어 말하면, 사정투쟁을 통해서 질병을 해결하여, 인체 내부의 음양․기혈이 정상적으로 상대평형을 얻은 것이다. 이 때 사정투쟁도 일단락을 고하고 회복기로 들어간다. 잠시 사퇴정허의 국면이 나타나더라도 결국에는 회복되어 건강을 찾게 된다.
⑵ 사성정쇠
사정투쟁의 발전과정 중에서 정기가 허하거나 혹은 사기가 성하여 병사가 모순의 주요방면을 점거한 것이다. 이 때 사기의 치병작용이 정지하지 않고 심하게 계속 증강되면 인체가 받는 병리적 손해는 계속 심화된다. 정기가 병사에 대해서 여전히 저항을 하고 있지만 역량이 부족하여 병세가 날로 악화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예컨대 외감열병 과정 중 “망양”, “망음” 등의 증후의 출현은 모두 정기가 사기에 대적하지 못하는(정불적사) 표현이며, 질병이 위중한 징상이다. 그러나 위중한 병증과 병세의 악화는 객관적으로 존재하지만 어떠한 병증도 일정한 조건하에서 모두 전화할 수 있다. 그러므로 위중한 병증이라도 전반적으로 자세히 분석하고 세밀히 관찰하여 적극적으로 응급조치하면 사정투쟁이 인체에 유리한 방향으로 전화되는 조건을 만들 수 있다. 이 밖에 어떤 질병들은 발전과정 중에 사정상박 또는 사거정상의 정황이 나타난다. 예컨대 질병이 급성에서 만성으로 변하든지, 혹은 후유증들을 남겨 인체 장부와 기혈의 기능이 신속하게 회복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러한 정황에 대해서는, 치료과정 중에 세밀한 주의를 기울여 그 발생을 막아야 한다. 그러나 일단 발생되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여 치료하여야 한다. 한의학의 임상경험에 의하면, 사정투쟁의 관점에서 인식될 수 있는 것은 질병에 대해서는 공법을 위주로 한다. 즉 병사를 제거하고 소멸시키는 것을 기본치료원칙으로 한다. 설사 부정을 응용한다 하더라도 더 나은 거사를 위해서이거나 공사로 들어가기 위한 준비로 삼는 것이다. 그러므로 “거사존정”과 “부정달사”라고 한다. 예컨대 해표․청열․해독․사하․소담․화습․이수․파어 등의 방법은 모두 거사하기 위하여 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정투쟁의 형세가 발전하는 여러 정황에 따라서 어떤 때는 부정의 방법과 배합하여 응용한다. 예컨대 자음해표․익기리수 등의 방법이 있는데, 여기에서의 자음․익기 등의 방법은 실제로 거사하기 위하여 쓰는 것이며, 부정의 수단을 통해서 더욱 훌륭하게 거사의 작용을 발휘한다. 또 선보후공의 치료원칙이 있는데, “보”는 바로 “공”을 하기 위한 조건을 만드는 것이며, 거사를 위해서 필요한 준비를 하는 것이다. 사거정쇠의 단계에서는 사정투쟁의 과정이 일단락을 고한 다음에야 보허를 주요 치칙으로 할 수 있다.
2. 음양실조
체내의 각종 생리활동은 음양의 상대적인 활동(예를 들어 음양의 출입승강과 양화기 음성형으로 표현되는 대사활동 등)으로 관찰될 수 있으며 음양실조는 이러한 음양활동의 세력적 균형이 조화를 잃게 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모든 질병 발생의 내재적 근거가 된다. 각종 질병을 일으키는 치병인소는 반드시 체내의 음양실조의 상황하에서 작용한다. 사람의 생리활동 중 상대성이란 보편적으로 관찰될 수 있는 현상이다. 즉 기는 행혈하기도 하고 섭혈하기도 하며, 비는 주승하지만 위는 주강하고, 간은 소설을 주로 하지만 신은 폐장을 주로 하며, 폐는 선기를 주관하고 신은 납기를 주관하는 것 등은 모두 상대성으로 관찰될 수 있는 현상들이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인체 내부의 상대적인 활동들을 음양으로 개괄하여 음적인 활동과 양적인 활동은 서로 상대됨과 동시에 통일되어 세력적 균형을 이룸으로써 정상적인 생명활동이 영위되는 것으로 보았다. 따라서 음양 세력의 음 또는 양의 어느 한편의 편승 편쇠는 정상적인 음양소장에 차질을 초래하여 질병을 발생시키는 요인이 된다. 음양실조는 모든 질병의 내재적 근거이며, 모든 질병이 발생․발전하는 처음부터 끝까지에 일관되게 존재하는 것이 있다. 그러나 외감질병의 발생․발전하는 과정 중에는 사정 투쟁이 비교적 뚜렷하여 외감질병을 관찰하는데 주가 되며 음양실조의 관점은 상대적으로 부차적이고 종속적인 관찰방법이 되는 것이다. 반대로 내상잡병의 발생․발전과정 중에서는 사정투쟁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음양실조의 관점에서 인식될 수 있는 측면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지므로 음양실조의 관점이 주된 관찰방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