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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움직이는 힘은 단 하나의 문장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명작으로 불리는 소설 속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을 살펴봅니다.
2020/01/08 현대자동차그룹
HMG 저널이 제작한 기사, 사진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단, 2018년 5월 4일 이후 제작 콘텐츠에 한하며, 워터마크 적용 사진은 제외)

첫 문장으로 시작해 마지막 문장으로 끝나는 주인공들의 여정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 이 길은 흡사 조명이 영원히 꺼지지 않는 어떤 무대 위 주인공들의 궤적입니다. ‘신이 내린 선물’에 대한 반가운 눈맞춤으로 시작해, 그래서 그 후로도 오랫동안 행복했을까 싶은 미스터리한 여운으로 남는 시작과 끝인데요. 오래도록 우리 시대를 사로잡고 있는 문학 작품 속 그들은 그렇게 시작했으나 결코 끝나지 않는 삶과 영혼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토끼굴에 빠지자 눈앞에 펼쳐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첫 문장으로, 마지막 문장으로의 여행을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마음을 훔치는 첫 문장, 마지막 문장
20세기를 대표하는 탐미주의 소설의 걸작, 설국
가와바타 야스나리, <설국>
첫 문장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마지막 문장
“몸을 가누고 바로 서면서 눈을 치켜뜬 순간, 쏴아 하는 소리를 내며 은하수가 시마무라 속으로 흘러내리는 것 같았다.”
책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뽀드득’ 하는 울림이 퍼져 나올 것 같은 예감이 드는데요. 20세기를 대표하는 탐미주의 소설의 걸작 <설국>은 일본 문단에 첫 번째 노벨문학상을 안겼습니다.
청춘을 위한 대서사시, 안나 카레니나
레프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
첫 문장
“행복한 가정은 모두 모습이 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제각각의 불행을 안고 있다.”
마지막 문장
“나의 생활 전체는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것과는 상관없이, 매 순간 순간이 이전처럼 무의미하지 않을 것이다.”
인간과 진리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았던 거장 톨스토이는 행복과 불행이 이분법된 세상을 상처를 딛고 일어선 두 청춘에게 합일시키며, 미약하지만 결코 무의미하지 않을 내일을 내려놓았습니다.
노인과 바다, 망망대해 속 인간의 열망
어니스트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
첫 문장
“그는 걸프 해류에서 조각배를 타고서 혼자 낚시하는 노인이었고, 고기를 단 한 마리도 잡지 못한 날이 이제 84일이었다.”
마지막 문장
“노인은 사자 꿈을 꾸고 있었다.”
망망대해에 홀로 떠 있는 고기잡이 노인으로 시작한 이 이야기는 치열한 사투 끝에 신의 선물처럼 찾아든 단잠으로 맺습니다. 비록 노인에게 남은 건 너덜너덜해진 청새치 한 마리였어도, 그 위대한 투쟁의 크기가 어찌 하찮을 수 있을까요. ‘인간은 파멸할 수는 있어도 패배하지는 않는다’라는 구절이 떠오릅니다.
7년의 밤, 한국형 서스펜스 문학의 힘
정유정, <7년의 밤>
첫 문장
“나는 내 아버지의 사형집행인이었다.”
마지막 문장
“해피 버스데이.”
한국형 서스펜스 문학이라 일컬어지는 <7년의 밤>은 흥미롭게도 세상에 나오기 전까지 ‘해피 버스데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었습니다. 소설 줄거리에 어울리지 않는 해맑은 느낌 때문에 작가는 출판사와 논의를 거쳐 지금의 제목으로 바꾸었습니다. 하지만 생일 축하해, 이 한마디가 갖는 메타포는 무척이나 강렬합니다.
내일의 태양을 기다리는 한 여인의 대서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마가렛 미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첫 문장
“스칼렛 오하라는 미인은 아니지만, 남자들은 그녀의 매력에 빠지면 이 사실을 거의 눈치 채지 못한다. 탈튼 쌍둥이 형제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마지막 문장
“그런 건 모두 내일 타라에 가서 생각하겠어. 그때는 버틸 힘이 생길 테니까. 내일 난 그이를 되찾을 무슨 방법을 생각해내야지. 어쨌든 내일도 또 다른 하루가 아닌가.”
미국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한 여인의 대서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사실, 여러 문장보다 여주인공의 마지막 대사로 더 유명한 작품입니다. 눈물을 훔치며 되뇐 마지막 대사,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를 테니까.”
글.소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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