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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와삶

자국어진흥정책 발표 논문 요약_국립국어원

작성자또물또옹달샘|작성시간12.12.08|조회수326 목록 댓글 0

발표 논문 요약문

* 민현식 편(2012). 세계화 시대의 자국어 진흥 정책(국립국어원 2012 국제학술대회 자료집). 국립국어원.

국가

발표자

발표문 제목 및 논문 요약

기조 연설

(덴마크)

로버트

필립슨

언어제국주의는 어떻게 진행되는가: 진단과 저항

언어제국주의란 특정 언어가 국제적으로 다른 언어보다 높은 위치에서 군림하는 현상을 말하는데, 이 글에서는 언어제국주의의 동향과 그에 대한 저항의 움직임을 영어를 중심으로 고찰하고자 한다. 언어제국주의는 문화, 교육, 매체, 의사소통, 경제, 정치, 군사 활동의 제국주의 구조와 맞물려 있으며, 지배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특권을 부여함으로써 다른 언어를 차별적으로 대우한다. 언어제국주의에 대한 연구에서 중요한 것은 권력이 특정 언어와 관련이 있으며, 이런 현상이 사회 정의의 역동적인 측면으로 인식된다는 것이다. 또한 현재 세계에서 가장 지배적인 언어인 영어가 어떤 맥락에서 어떤 목적으로 사용되며, 영어 사용과 학습량의 증가가 다른 언어와 그 언어 사용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하는 것이다.

식민지 경영을 위해 언어가 중요하다는 점은 오래전부터 인식되어, 언어는 국내 교육 체제의 표준이자 사회 통제의 수단이면서 다른 지역의 식민지 경영을 위한 도구로 사용되었다. 현재 아메리카, 아프리카, 아시아, 오스트랄라시아(Australasia)와 태평양 지역에서의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의 세력은 이를 그대로 반영한다. 또한 아메리카 원주민 언어는 처음에는 선교 사업과 교육에 이용되기도 하였지만, “언어는 영어를, 매너는 세련되게, 종교는 기독교를이라는 원칙이 교육에 반영된 결과 미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에 본래 존재했던 민족어 중 아주 소수만 살아남았는데, 이는 언어제국주의가 소수 언어에 미친 영향을 잘 보여 준다.

식민지 시대 이후 영어는 엘리트 집단을 형성하는 중요한 언어가 되었고, 현대에는 전 세계적으로 영어 교육의 광풍이 불고 있다. 특히 아시아의 몇몇 국가에서 수많은 영어 원어민을 교사로 채용하고 있는데 언어학적 지식, 문화적 지식, 풍부한 경험 등에 대한 검증 없이 그들을 데려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이러한 정책이 무계획적으로 실행되는 이유는 영어는 원어민에게서 배우는 것이 가장 좋다든지, 어릴 때 배울수록 더 좋다든지, 많이 배울수록 좋다든지 하는 등의 잘못된 인식이 미국과 영국에 의해 널리 퍼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제국주의에 맞서 자국어 보호 정책을 시행하는 나라들도 있다. 상당수의 북유럽 국가들은 영어 능력의 향상이 자국어의 영향력을 축소시켜서는 안 된다고 결정하였으며, 핀란드와 스웨덴의 많은 대학에서는 구성원들이 이중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정부와 대학들이 언어제국주의의 부정적 영향의 위험을 인식하고 이에 대응하는 정책을 실행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학자들이 최선의 영어 능력을 갖추고 수용적이고 생산적으로 말하고 저술해야 하지만, 이로 인해 자국어의 독창성이 희생되거나 국어가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은 국제적 기대에 부응하면서도 한국어의 생명력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정책을 시행해야 하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국가적·국제적인 면에서 문제의 중요성을 고려해 보았을 때, 이제는 조금 더 철저한 분석과 정책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

뉴질

랜드

글레니스 필립바버라

공동체 중심 마오리어 전략의 방향

뉴질랜드 원주민 언어인 마오리어는 1970년대까지만 해도 마오리 부족 공동체 내에서만 사용되었고, 그 사용자도 노인층에 한정되어 있었다. 그러다 1987년에 마오리어 법안(Maori Language Act)’이 제정된 뒤로 마오리어는 국가의 공식 언어로 그 지위를 인정받게 되었고 그 후로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다양한 단계에서 마오리어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져 왔다. 그동안 교육 기관 및 정부의 노력에 힘입어 마오리어의 위상이 높아졌고 취업을 목적으로 마오리어를 배우는 학습자들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필자는 보다 근본적으로 마오리어를 재생(revitalisation)시키기 위해서는 공권력을 통한 지위 향상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공동체 중심의 전략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공동체 중심의 마오리어 재생 전략으로 필자는 다섯 가지 핵심 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일상생활에서 실제로 마오리어를 사용하는 시간이 길어지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는 지역 공동체나 가정에서 자연스럽게 마오리어 몰입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최적의 환경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둘째, 세대 간 의사소통을 활성화해 노인층의 마오리어가 후속 세대에 자연스럽게 전승되도록 해야 한다. 아이들이 자라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마오리어를 습득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부모 세대에게 마오리어 사용을 적극 권장해야 한다. 셋째, 2 외국어로 마오리어를 배운 세대들이 지속적으로 마오리어 구사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교육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이들로 하여금 격식체, 문학체, 구어체 등 언어의 사용 상황에 따라 적합한 마오리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할 필요가 있다. 넷째, 언어 재생 전략을 공유하는 공동체 간의 교류 활동을 활성화해야 한다. 이를 통해 같은 목표를 가진 서로 다른 공동체가 공통적으로 경험하는 문제들을 함께 해결해 나가도록 해야 한다. 다섯째, 언어 공동체가 외부의 위협에 흔들리지 않고 장기적으로 발전을 지속해 다음 세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공동체의 문화적 정체성을 강화하고, 구성원들이 공동체의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며, 국가의 정책이나 사회적 압력으로부터 자유롭게 공동체 스스로 사안들을 결정할 수 있도록 자기 결정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

헝가리

터마시 바러디

세계화 시대의 헝가리어

마자르어라고도 불리는 헝가리어는 현재 헝가리 및 인근의 인접 국가들에서 사용되고 있다. 헝가리어를 구사하던 헝가리 민족은 제1차 세계 대전 이후 1920년에 체결된 트리아농 조약(Treaty of Trianon)에 따라 루마니아, 체코슬로바키아, 유고슬라비아 등 인접 국가에 영토의 일부를 할양해야 했다. 이에 따라 약 3백만 명에 이르는 헝가리 민족이 외국에서 소수 민족으로 살아가게 된 것이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으로 인해 헝가리어는 헝가리 국경 내에서는 국어로 기능하지만 국경 밖에서는 소수 언어의 지위를 갖게 되었다.

헝가리어는 19세기 전반기 세계사의 격동 속에서 헝가리 민족을 정신적으로 단결시켜 주는 결정적 역할을 했고, 1830년에는 헝가리어를 보호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헝가리 과학원이 설립되었다. 하지만 그 후로 국내적으로 헝가리에 언어와 관련해 유효한 단일 법안이 제정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 문제로 제기되어 왔다. 현재 헌법을 통해 국어로서의 헝가리어의 지위를 보장하고 있고, 이름이나 지명, 외래어 표기 등에 관한 규정이 마련되어 있긴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이 발전되어 2011년 헝가리 의회는 오늘날 헝가리어의 지위를 파악하고 당면 과제들을 분석하기 위한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 결의안은 교육과 대중 매체, 종교, 예술 등 제반 분야에서의 헝가리어의 지위를 분석할 것과, 1113일을 헝가리어의 날로 지정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헝가리어에 관해서는 위와 같은 국내적 차원뿐 아니라 국외적 차원에서도 문제가 제기되었다. 학자들뿐 아니라 일반 대중들도 앞으로 헝가리어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표하는 것이다. 비록 헝가리 국경 밖에서는 헝가리어가 소수 민족의 언어로 취급되지만, 여타의 소수 민족 언어들과 달리 헝가리어는 헝가리라는 독립 국가가 그 지위를 확실히 보장해 주고 있기 때문에 언어 자체의 소멸을 논하는 것은 지나친 우려로 보인다. 하지만 고등 교육에서 영어의 가치가 점점 높아지고 상대적으로 헝가리어의 가치는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장차 특정 전문 분야에 있어서는 헝가리어보다 영어가 선호될 우려가 있다.

앞으로 헝가리어를 지키고 발전시키기 위해 필자는 디지털 통신 문화 속에서 헝가리어가 존속 가능하도록 적절한 기반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실제 쓰인 대량의 언어 자료를 전자화한 말뭉치(corpus)’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말뭉치는 언어 사용 현황을 분석하는 데에 실증적인 자료가 되며, 이를 토대로 철자법 및 문법 검사기, 인식기, 번역기 등을 개발할 수 있기 때문에 디지털 시대의 헝가리어 발전에 크게 공헌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대표적인 헝가리어 말뭉치로는 헝가리어 국가 말뭉치(Váradi 2002)’가 있는데 이 말뭉치는 헝가리 국내의 5개 분야(언론, 문학, 과학, 공공, 민간) 언어 자료와 인접국에 살고 있는 소수 헝가리어 사용자의 언어 자료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말뭉치는 18,500만 단어로 구성되어 있으며 현재 십억 단어에 이르도록 규모를 늘리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시하우켈레 응구바네

위협받는 언어들: 아프리카 토착어의 보존

현재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11개 언어를 공용어로 인정하고 있다. 이는 하나의 공용어만을 인정하고 있는 아프리카의 여타 국가들과 다른 점이다. 남아공의 11개 공용어에는 영어와 10개의 토착어, 즉 아프리칸스어, 줄루어, 코사어, 소토어, 페디어, 츠와나어, 스와지어, 벤다어, 총가어, 은데벨레어가 포함되어 있다. 남아공 헌법에서는 남아공의 모든 언어들이 동등하게 존중받아야 하고 공평하게 다루어져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이러한 헌법 정신이 효과적으로 구현되지 못하고 있다.

남아공의 언어 사용 상황과 관련된 첫 번째 문제는 사회 전반에 걸쳐 영어가 토착어들에 비해 독보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남아공에서 영어를 모어로 하는 화자는 전체 인구의 8%에 불과하지만, 정치, 경제, 교육, 문화, 언론 등 사회 제반 영역에서 영어가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토착어 화자들은 사회적 성공을 위해서는 반드시 영어를 배워야만 한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로 말미암아 자녀 교육에서도 토착어를 배제하고 영어를 선호하며, 그 결과 머지않아 토착어가 사라지게 될 위험성이 제기되고 있다.

두 번째 문제는 서로 다른 토착어를 구사하는 두 화자가 만났을 때, 이 둘이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영어이며, 영어를 모르는 경우에는 소통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이 문제는 공통어로서의 토착어가 부재한 상황으로 인해 야기된 것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서로 다른 토착어 화자 간의 의사소통을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모어로서의 토착어 외에도 다른 토착어에 대한 교육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볼 수 있다.

이상의 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남아공 언어위원회는 언어 옴부즈맨 제도의 도입과 정부 부처의 세 가지 공용어 사용을 제안하였다. 언어 옴부즈맨 제도란 언어 권리와 관련해 피해를 입은 사람이 언어 옴부즈맨에 해당 문제를 회부하고 언어 조사 위원회에서 이를 검토해 관련 법안을 시행하는 것이다. 그리고 남아공 언어위원회는 공청회를 통해 의회에 이러한 의견들을 개진해 기존 법안을 수정하기도 했는데, 수정 법안인 공용어 사용 법안 2011’에서는 정부 부처들이 행정 목적으로 적어도 세 가지 공용어를 규정할 것을 명시하게 되었다.

인도네시아

수기요노

인도네시아의 언어 다양성 보호

현재 전 세계에는 약 6,500여 종의 언어가 있는데 해마다 100여 종의 언어가 사라져 21세기 말까지 세계 언어의 약 90%가 소멸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 언어가 더 이상 발달하지 않고 사용자가 감소하거나 없어진다면 그 언어는 소멸의 위협을 받게 되는데, 이것은 제1 언어가 일반적으로 사용되던 곳에서 다양한 목적을 위해 다른 언어가 채택되고 사용되는 이중 언어의 사용 때문이다.

인도네시아에는 1,128개 이상의 부족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들은 약 726종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 중 인도네시아 공용어(Bahasa Indonesia)는 세계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언어이지만, 유네스코의 소멸 위기에 처한 세계 언어 분포 지도640종 이상의 인도네시아 토착어가 포함되어 있으며, 이 중 약 139종의 언어는 소멸 위기에 처했고 15종의 언어는 이미 소멸되었다.

도시화와 이민족 간 결혼으로 토착어 사용자는 공용어인 인도네시아어를 사용하게 되고 이로 인해 인도네시아의 토착어 사용자 수가 감소하게 되었다. 1 언어 또는 제2 언어로서 인도네시아어를 사용하는 인구수의 증가는 정치·경제적으로 인도네시아어에 대한 국가의 전략적 입장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인도네시아어의 국어 지정(1928)과 표준어 선언(1945) 이후 인도네시아어는 많은 언어 계획과 정책을 통해 발달되어 왔다.

인도네시아 언어 다양성은 문자 체계의 다양성에 반영되어 있다. 인도네시아는 19세기까지 최소 11개의 토착어 문자 체계가 사용되고 발달되었는데 이는 당시 문명화 과정에서 중요한 사항이었다. 그런데 라틴 문자가 들어오면서 토착어 문자 체계는 서서히 사라지게 되었으며 현재 대부분 더 이상 사용되지 않아 토착어 문자 체계를 사용하는 사람 수가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문자 텍스트를 읽고 이해하는 사람 수도 줄어들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언어 관련 전문 기관들을 설립하여 계획적이고 통합적인 방식으로 언어 다양성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언어 발전 진흥 기구(ALD)를 설립해 1990년대 이래 언어 지도 제작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늦어도 2015년에는 언어 지도가 완성될 것이다. 또한 국가 교육 체계에서는 인도네시아어가 교육에 우선적으로 사용되는 언어이지만 토착어 및 외국어를 상호작용의 매개체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법령 24/2009에서 개발, 강화, 보호의 대상이 되는 언어는 국어(national language)와 토착어뿐만 아니라 외국어를 포함하지만, 언어 사용에 관한 모든 법령은 인도네시아어의 사용을 필수적인 것으로 규정하고 주요 보충어로 외국어보다 토착어를 우선순위에 놓는다.

인도네시아는 국가의 다양성을 유지하기 위해 토착어의 발달, 강화, 보호에 관한 법적 기반을 마련하여 토착어를 보호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언어 다양성을 보호하는 것은 모든 언어학자들과 문화 학자들에게 커다란 도전이다.

대한

민국

김세중

한국의 언어 보존 정책

한국어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은 세종대왕의 훈민정음의 창제이다. 중국어와 분명히 계통이 다른 언어였음에도 불구하고 독자적인 문자가 없어 한자의 음과 훈을 빌려서 매우 불편한 문자 생활을 영위하다가 표음문자를 가짐으로써 한국어를 자유롭게 적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글을 이용한 문자 생활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19세기 말부터이다.

갑오경장 때부터 공문서에 한글이 사용되기 시작하고 교과서, 신문, 잡지 등에서 한글이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이때에 주시경의 공헌은 대단히 커서 맞춤법의 토대를 놓았을 뿐 아니라 문법 연구, 새말 만들기 등에서 큰 업적을 남겼다. 20세기 전반의 일제 강점기는 일제의 탄압으로 한국어가 사라질 뻔한 위기에 놓인 시기였다. 일본의 패망으로 한국어는 다시 부활했고 문맹 타파 운동이 급속히 진행되었으며 일본어 잔재를 몰아내기 위한 노력이 꾸준히 계속되어 결실을 보았다.

그 대신에 영어로부터의 외래어 유입이 꾸준히 늘어났고 20세기 말에 이르러서는 아예 영어 자체를 공용어로 삼자는 논의가 시작되었으며 일부 기업, 대학에서는 회의와 강의에서 영어를 쓰는 일까지 나타났다. 그러나 영어로부터 한국어에 들어오는 어휘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하더라도 언어 자체를 위협하는 정도에까지 이른 것은 아니다. 한국어는 7천만 한국인들의 의사소통의 도구로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고 한국어의 보존과 진흥에 아무런 장애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한글 전용은 뿌리를 내렸지만 한자 교육을 얼마나, 어떻게 할 것이며 외국인을 위한 한자 표기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이 여전히 과제이다. 영어가 한국어를 대체하도록 용인해서는 안 되지만 한국어를 지켜나가면서도 지구촌의 유용한 소통 수단인 영어를 언제부터, 어느 정도 가르칠 것인지는 중요한 문제이다. 이밖에 한국어 어휘에 외래 요소를 얼마나 받아들이는 것이 바람직한지, 남북한의 언어 차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사라지고 있는 각 지역 방언을 어떻게 보존할 수 있을지 등도 한국어의 유지, 발전과 관련하여 이 시대에 주어진 과제로서 현명한 선택과 대처가 요구된다.

핀란드

피르코 누올리예르비

핀란드의 자국어 보호와 진흥

핀란드는 핀란드어와 스웨덴어를 공용어로 인정하고 있는 이중 언어 국가이다. 두 언어의 헌법상의 지위는 동등하지만 국민 중 핀란드어 모어 화자는 90%에 이르는 반면 스웨덴어 모어 화자는 5.4%에 불과하다. 필자는 현재 핀란드에서 중점이 되고 있는 언어 문제를 두 가지로 정리하고 있다. 하나는 세계화 시대의 권력 언어인 영어가 핀란드어의 지위를 위협하고 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핀란드어가 소수 언어인 스웨덴어의 지위를 위협하고 있다는 점이다.

영어에 의한 핀란드어의 지위 약화는 특히 대학을 비롯한 학계 그리고 외국계 기업 등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필자는 영어의 위협으로부터 핀란드어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교육, 정책, 매체 등 다차원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첫째, 교육 분야에 있어서는 대학 자체에서 핀란드어 사용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해 헬싱키대학(University of Helsinki)과 이위베스퀼레대학(University of Jyväskylä)은 핀란드의 자국어가 학문과 교육의 언어로서 공고한 지위를 확보하도록 자국어로 된 교재 편찬, 자국어 학술 용어에 대한 특별 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헬싱키대학은 핀란드 학술국(Academy of Finland)과 공동으로 2011년부터 5년 계획으로 과학·예술 분야 핀란드어 전문 용어 뱅크(Bank of Finnish Terminology in Arts and Sciences)를 구축하고 있다. 둘째, 핀란드 자국어의 특질을 보존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핀란드 정부는 핀란드 언어원(Kotimaisten kielten keskus)을 설립하여 핀란드어 및 스웨덴어 사전 편찬, 말뭉치 구축, 언어 정책 제정 등의 언어 관련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셋째, 교육, 문학 영역과 신문, 잡지, 라디오, 텔레비전 등 대중 매체, 새로운 통신 매체 등 모든 영역에서 핀란드의 자국어가 그 지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한편 핀란드어에 의한 스웨덴어의 지위 약화는 일반적으로 말하는 언어 소멸 위기의 차원까지 가지는 않지만, 스웨덴어 모어 화자들이 일상적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스웨덴어 모어 화자의 비율이 높은 남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행정 서비스 등이 모두 핀란드어 위주로 제공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학교의 교과 과정에서도 핀란드어가 스웨덴어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아동들의 스웨덴어 구사력은 핀란드어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상황이다. 이러한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핀란드어를 모어로 하는 아동들을 대상으로 스웨덴어 집중 교육이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스웨덴어를 구사하는 교사가 부족하고 지방 자치 단체들도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스웨덴어 집중 교육의 규모를 확장시키기가 어려운 여건이다. 핀란드 학교 교육에서 스웨덴어 교육을 강화하는 일은 스웨덴어 모어 화자의 관점에서는 그 언어와 문화를 보존·발전시킨다는 차원에서 중요성을 갖는다. 하지만 이는 사회 구성원의 다수를 차지하는 핀란드어 모어 화자들에게도 중요한 문제이다. 그들이 소수 언어에 대한 구사력을 갖추면 그만큼 소수자에 대한 상황을 더 잘 이해하게 되고 이중 언어 환경에서 일자리를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자흐스탄

스카코프 마하트

국가 통합의 주요 요소

문명국에서 국어의 지위는 매우 확고하며 그 우월성과 권리는 법에 의해 합당한 보호를 받는다. 국어를 소유하는 것, 국어를 국가의 토대로 확립하는 것은 세계 역사를 보았을 때 매우 중요하다. 독립을 위해 투쟁한 나라들이 언어적 독립에서부터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한다는 사실을 봐도 국어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카자흐어는 투르크 어족에 속하는 언어로, 전 세계에서 약 1,500만 명 이상의 인구가 카자흐어를 사용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구소련에서 독립한 이후 국가 번영과 언어의 지위 강화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 언어 정책들을 추진하였다. 카자흐스탄의 언어 정책 개발 단계는 3단계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 단계(1988~1994)는 카자흐 민족을 포함한 인종 집단의 민족적 의식의 각성 및 재발전 시기로, 카자흐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의 언어 관련 법률이 최초로 승인되었고(1989922) 카자흐어가 국어의 지위를 부여받았다. 두 번째 단계(1995~2000)는 대통령의 정책적 지원과 새로운 헌법의 승인에 기초한 언어 개발 시기로, 국어로서의 카자흐어를 국민들에게 제공하고 러시아어의 사회적 기능을 보존하는 등 민족 언어 개발 방향이 체계화되었다. 세 번째 단계(2001~2005)는 국어 사회 통신 서비스의 수립과 확장, 러시아어의 일반적인 문화 서비스 보전, 소수 민족 그룹 언어 개발 등을 논의하는 시기였다. 2006년 이후 새로운 언어 정책의 방향이 제시되었는데 주요 방침 중 하나가 사무 업무에서 국어를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었으며, 카자흐스탄 모든 시민이 대통령령에 따라 카자흐어, 러시아어, 영어를 배우는 데 필요한 조건을 마련하기 위한 언어 통합(Languages unity)문화 프로젝트가 수행되었다.

언어는 정신적인 것이며 국가 통합의 주요한 요소이므로 카자흐어를 공식화하는 작업은 국가 통합에 큰 기여가 될 것이다. 현재 카자흐어의 교육 인프라는 매우 넓어졌으며, 카자흐어를 배우려는 성인의 비율도 증가하고 있다. 문서를 국어화하는 작업 역시 시행되고 있으며, 해외 거주 동포와 문화적인 유대를 발전시키고 강화하기 위한 정책도 구상 중이다. 또한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시행되는 카자흐스탄 공화국의 언어 사용 및 개발을 위한 국가 프로그램을 통해, 카자흐어를 배우는 사람의 비율을 95%까지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여러 활동과 정책이 시행되고 있지만 앞으로 카자흐스탄 민들을 위한 국어로서의 카자흐어 교육, 해외 거주 동포를 위한 카자흐어 교육, 그리고 카자흐어를 활성화하기 위한 국가 기관, 카자흐어 학교, 유치원 설립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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