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쓰기일반

매뉴얼 작가론 : 소비자의 마음을 훔치는 제품설명서 / 전철수

작성자또물또옹달샘|작성시간11.01.31|조회수580 목록 댓글 0

매뉴얼 작가론 : 소비자의 마음을 훔치는 제품설명서 / 전철수

출전 : 신동아 2003년 11월호 부록(http://shindonga.donga.com/)

 

매뉴얼은 제조회사와 소비자를 이어주는 의사소통 수단으로 제품 개발만큼이나 중요하다. 귀찮기만 한 매뉴얼을 좀더 쉽고 효율적으로 작성할 방법은 없을까.

 

테크니컬 커뮤니케이션(Technical Communication), 테크니컬 라이팅(Technical Writing)이라는 분야가 한국에 소개된 것은 불과 2~3년 전이다. 우리말로 옮기면 ‘기술 글쓰기’쯤 될 터인데 종래에는 회사 내에서 작성하는 문서만을 대상으로 했으나, 최근 그 영역이 매우 넓어져 매뉴얼(제품 설명서)이나 결산보고서까지 포함한다.

영남대 임재춘 교수가 ‘한국의 이공계는 글쓰기가 두렵다’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매뉴얼 내용이 잘못되어 소비자에게 손해를 끼친 경우 배상액이 엄청나고, 결산보고서도 대부분 기술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일반 주주가 이해하지 못하면 그 회사의 투명성이 손상을 입기 때문”에 기술 글쓰기에 대한 관심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새로이 도입되거나 개발된 기술을 일반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글을 쓰고 책을 펴내는 기술작가(Technical Writer)도 새로운 직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렇다면 기술 글쓰기란 무엇이며 어떤 업무에 필요한 것인가. 일단 기업이나 연구기관에서 근무하는 개발자나 설계자들이 쓰는 기술보고서가 있다. 이러한 보고서는 무엇보다 의사전달이 중요하다. 아무리 훌륭한 개발이라도 기술보고서가 지나치게 전문적인 용어로 서술되어 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 그 보고서는 실패한 것이며, 개발 제품 역시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기술자는 다양한 계층의 특정인이나 일반인도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도록 기술적인 내용을 쉽게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문제는 국내 현실에서 전문적으로 이런 능력을 기를 기회가 전무하다는 것이다.

매뉴얼 글쓰기란 무엇인가

‘기술 분야에서의 글쓰기’는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다양한 영역에서 필요로 한다. 특히 ‘제품설명서’라고 하는 매뉴얼 분야는 외국의 선진업체와 비교해 크게 뒤떨어져 있다. 그나마 가전제품이나 통신기기, 컴퓨터 관련 제품 등 수출이 활발하고 일반 소비자가 직접 사용하는 제품들은 세계 수준에 맞게 매뉴얼도 잘 만드는 편이다. 반면 내수 중심의 제품이나 산업용 설비, 생산 장비 등 소수가 사용하는 제품의 설명서는 형편없는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유는 간단하다. 주로 이러한 분야의 매뉴얼은 기술 글쓰기 훈련을 받지 않은 제품 설계자 또는 개발자의 눈높이에서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매뉴얼을 잘 만들어야 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매뉴얼의 기능부터 살펴보자.

첫째, 소비자보호운동과 제품의 법적 책임과 관련해 제조회사에게 매뉴얼은 매우 중요하다. 2002년 7월부터 시행된 ‘제조물 책임법’에 따라 사용자에게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는 사용설명서와 제품에 수반되는 경고문은 종종 제품의 책임 범위에 대한 소송에서 매우 중요한 근거가 된다.

둘째, 매뉴얼은 제품 그 자체라 할 수 있으며 그 회사의 다른 제품들과 함께 회사의 모습을 반영한다. 과거 중국에서 수입한 저가형 제품들은 설명서도 부실하기 짝이 없었다. 형태가 조악한 것은 물론이고 아무리 읽어봐도 도대체 어떻게 조작하라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허다했다. 좋은 매뉴얼은 소비자(사용자)를 만족시키고 지속적으로 그 회사의 제품을 구매하게 하며 사사로운 서비스 요청을 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보이지 않는 비용절감 효과를 거둔다.

셋째, 매뉴얼은 회사 자원으로써 활용 가치가 있다. 즉 제대로 된 매뉴얼은 판매 담당자의 교육 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넷째, ISO9000의 품질인증에서도 20여개의 시스템 요소 중 두 가지를 제외하고는 모두 문서기록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대외적인 품질보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매뉴얼이다.

 

좋은 매뉴얼은 소비자에게 제품의 올바른 사용법을 알려주고, 회사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준다.

 

이처럼 매뉴얼은 소비자들에게 제품의 올바른 사용법을 알려줄 뿐만 아니라 기업에 대한 신뢰를 높여 제품 구매력으로까지 이어지게 한다. 결국 매뉴얼이 기업의 이익 창출에 보이지 않는 공헌을 하는 셈이다. 그럼에도 매뉴얼 제작을 위한 전담 부서를 운영하는 기업은 극히 드물다. 대부분 매뉴얼 쓰기는 제품 설계자 혹은 개발자의 몫이다. 그러나 글쓰기 훈련이 안된 사람에게 단순히 그 제품을 개발했다는 이유로 매뉴얼 작성을 맡기는 것은 너무나 안이하다. 실제로 2001년 한 대기업에서 개발·설계 실무자를 대상으로 매뉴얼 작성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매우 흥미로운 사실이 발견됐다. 우선 제품 개발 및 설계 실무자들의 매뉴얼에 대한 인식은 다음과 같았다.

-제품이 출하되면서 해야 할 부가적인 과제다.

-촉박한 개발 및 연구 일정으로 항상 우선 순위에서 밀리는 과제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그렇게 할 수 없는 과제다.

-선임자의 관심 없이 담당자 자신만의 관점에서 작성되는 과제다.

-매번 할 때마다 일정한 형식이 없는 비표준화된 업무 중 하나다.

 

각 질문에 대해 실무자들이 ‘그렇다’고 대답한 비율은 다음과 같다.

여기서 기술분야의 매뉴얼 글쓰기가 실무자에게 얼마나 어렵고 귀찮은 일인가를 알 수 있다. 이를 토대로 매뉴얼 제작이 잘 안 되는 이유를 다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문서나 제품에 대한 사전계획 없이 임기응변식으로 작업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은 경영자들이 아직도 기업활동에 있어 매뉴얼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미국 공대와 같이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테크니컬 라이팅 훈련과정이 없다. 따라서 국내 공대에서도 이와 같은 제도를 도입하든지 전문가 양성 기관을 설립해야 한다. 셋째, 고도의 기술을 이해하고 소비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글쓰기를 하는 기술작가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실무지식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자질과 소양을 갖추어야 한다.

 

<표1> 매뉴얼에 대한 실무자들의 태도

 

두려워 말고 시도하라

매뉴얼 글쓰기를 하는 기술작가는 어문학적인 저술력, 기술지식에 대한 소화력, 그래픽 및 편집의 미적 감각, 다양한 프로그램 조작 등의 능력과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마음의 소양을 갖추어야 한다. 매뉴얼이란 항상 기술작가와 사용자라는 상관관계에 놓여 있기 때문에 자기중심적 사고를 가진 사람은 한마디로 기술작가가 될 수 없다. 여기서 기술작가란 저술, 조판, 삽화, 교열 전문가를 포함한다.

이와 같은 기초적 자질과 소양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기술작가의 역할은 글쓰기에 국한되지 않는다. 패트리샤 로빈슨과 린 에터의 공저 ‘글쓰기와 디자인 매뉴얼(Writing and Designing Manuals)’에서 매뉴얼 작가의 역할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교통 통제자 모든 정보의 흐름은 아주 빈번하게 기술문서 출판부서를 통하게 된다. 대부분 이러한 부서는 영업문서, 각종 매뉴얼, 부품 일람, 교육용 매뉴얼, CAD 도면, 그래픽 자료, 비디오 필름, 기타 모든 컴퓨터 정보가 모이거나 적어도 지나가는 유일한 장소가 되는데, 이러한 정보가 때로는 꽉 차 있거나, 부드럽게 소통되는 날이 있는가 하면 교차점이 빠른 이동만 있고 신호가 없는 날도 있어 늘 이를 조절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기술 통역사 기술작가는 흔히 기술적으로 부족한 인력의 기술 통역 지원 역할을 담당하기도 한다. 사용자의 지식 수준을 벗어나 형편없이 설계되어 사용자를 조금도 배려하지 않은 제품으로 고생해 본 소비자들은 바로 기술작가에게 도움을 구한다.

문제 해결사 제품 개발 단계에서 기업의 감춰진 자산 중 하나가 될 수도 있다. 즉, 기술작가는 개발 초기부터 참여하여 신선하면서도 가끔 기술 관련 설명을 부드럽게 하는 매우 친절한 질문자의 시각을 제공한다. 이렇게 설계상의 안전성 분석에도 조언자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엔지니어나 프로그래머, 다른 연구개발 인력이 제품을 구상하기 전에 사용자를 염두에 둘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이처럼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기술작가들은 몇 가지 전략적인 행동을 취해야 한다.

 

-창피함을 무릅쓰고라도 적극적으로 질문하라.

-세부 사항이 최종 매뉴얼에 기술되지 않는다 해도 이에 대한 관심을 가져라.

-스스로 배울 수 있는 능력을 가져라.

-항상 유머 감각을 키워라.

-유연성과 융통성을 가질 수 있도록 훈련하라.

-무엇이든 주의 깊게 경청할 수 있는 자세를 가져라.

-촉박한 시간 속에서 잘 쓸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라.

-완전한 것이 불가능하다는, 그리고 바람직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인식을 가져라.

 

물론 이 모든 것에 앞서 ‘항상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자세’가 기본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들한테 주워들은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경험담을 적듯이 쓰는 것이다.

자신조차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설명문을 어찌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겠는가. 그렇게 하려면 제품 설계자만큼이나 제품에 대해 잘 알고 이해해야 한다. 독자들이 제기할 수 있는 온갖 문제들을 미리 예상하고 설명할 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 매뉴얼 제작의 실무과정으로 들어가 보자.

 

<표2> 매뉴얼 제작 과정

아이디큐(기술 매뉴얼 작가)

작업 단계

고객(제품 제조사)

● 유사매뉴얼 및 자료 검토

● 내용, 형식, 자료, 및 그래픽 정리

● 작업 일정 수립

사전 검토

● 개발 및 설계 일정 공유

● 각 공정의 담당자 지정

● 내용 구성안 제시

● 매뉴얼 스타일 확정

● 기초 자료 제공 일정 조정

작업 개시

● 제품 개요 설명

● 개발 및 설계 계획 설명

● 보안 및 비밀에 대한 조치

● 기본 자료 요청 및 검토

● 그래픽 처리 사항 점검

● 제품 교육 및 매뉴얼 초벌 준비

작업 진행

● 작업 공간 제공

● 작업 일정 공유 및 제품 설명

● 요청 자료 제공

● 자체 검수 및 품평화 실시

● 고객 검토 요청

● 번역 작업(필요시)

검 수

● 담당자별 검수 실시

● 검수 결과 Feedback

● 보완 사항 정리 제공

● 표지 디자인 작업

● 매뉴얼 버전 및 관리 코드 부여

● 교정 출력

인 쇄

● 버전 및 코드 이력 관리

● 최종 출력 제본

● e-Manual 제작시 코딩 파일 제공

납 품

● 제품과 함께 배포

● e-Manual의 웹 서비스

좋은 매뉴얼을 얻으려면 자질과 소양을 지닌 기술작가를 길러야 한다. 회사 자체 인력이든 외부 전문가에게 의뢰하든 매뉴얼의 질은 기술작가에 의해 좌우된다. 다음으로 기술작가가 진행하는 매뉴얼 문서제작 과정을 얼마나 체계적으로 만드느냐에 달려 있다. 여기에는 반드시 기본과 규칙이 있다. 이를테면 매뉴얼 제작의 첫 번째 고려사항은 ‘사용자 분석’이다. 누가 사용할 것인가? 무엇을 하는 데에 사용될 것인가? 어디에서 사용될 것인가? 이러한 질문을 토대로 사용자의 일반적인 분석과 개별적인 특성, 그리고 매뉴얼 사용상의 여러 가지 조건들을 확인하고 분석해야 한다.

사용자 분석이 끝나면 다음으로 매뉴얼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결정한다. 사용자에게 도움이 되는 매뉴얼의 구조를 보여주는 몇 가지 전략은 다음과 같다.

 

1. 단서를 주어라

목차와 색인을 만든다/ 절 및 하위 절, 장의 제목을 정한다/ 각 장과 주요 단락의 개요 및 도입부에 대한 내용을 정리한다/ 반복되는 단어나 문장으로 흐름을 정하고 문장과 문장 사이의 일관성을 유지한다/ 문단의 병렬, 직렬, 비교 및 대조를 적절히 활용한다/ 단계별로 번호를 매긴다 /일련의 단계들을 연결하기 위해서 반복되는 그림.

2. 중요한 것을 반복한다.

3. 출입문과 진입로를 만든다.

4. 쓰기 작업을 모듈화한다.

5. 문장을 줄인다.

 

그러나 이 전략들은 독립적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오히려 기술작가는 부드러운 흐름과 내부적인 일관성을 위해 이들을 조합해서 사용한다. 글쓰기 전략을 세울 때 기술작가는 자신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야 한다.

사용자의 관점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파악하고 있는가? 반드시 알아야 하는 정보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가? 중요한 내용을 반복하고 있는가? 목차, 제목, 개요 그리고 마무리와 같은 단서들을 사용하여 사용자들이 쉽게 필요한 것을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있는가? 매뉴얼을 쉽게 넘나들면서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는가? 사용하기 쉬운 모듈 형식으로 구성하고 있는가? 논리적인 순서에 맞게 각 부분을 전개하고 있는가? 텍스트를 줄이고 대신 그림 등을 가능한 곳마다 사용하고 있는가? 그림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가? 위험한 작업 단계가 나오기 전에 안전을 위한 경고를 하고 있는가? 사용자가 궁금해 하는 사항에 답하고 있는가?

매뉴얼도 재미있어야 하는 이유

사용자가 보기에 쉬운 매뉴얼, 혹은 최상의 매뉴얼이란 일관적인 형식을 가지고 있으며 독립적인 모듈로 구성되어 있고 텍스트보다 그림이 중심이 되는 것이다. 대부분 사용자들은 집중력이 떨어지고 범람하는 정보에 시달리고 있어 첫 페이지부터 찬찬히 보지 않고 필요한 정보가 있는 페이지로 곧바로 넘어간다. 매뉴얼 작가의 어려움이 여기에 있다. 따라서 이런 특성을 충족시키기 위해 매뉴얼의 페이지를 구성할 때는 3가지 원칙을 지켜야 한다. 첫째, 좋은 페이지 구성은 단순하다. 둘째, 좋은 페이지 구성은 치밀하게 짜여져 있다. 셋째, 좋은 페이지 구성은 일관성이 있다.

효율적인 매뉴얼이란 단순히 일목요연한 설명과 깔끔한 그림을 모아놓은 것이 아니다. 궁극적으로 매뉴얼이 구석에 처박히지 않고 실제 사용되려면 사용자의 시선을 끌 필요가 있다. 또 사용자가 매뉴얼을 꺼내 읽을 때 필요한 정보를 쉽고 빨리 찾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즉 사용자는 매뉴얼을 꼼꼼히 읽을 시간이 부족하고 여러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또 훌륭한 매뉴얼 디자인은 그 회사와 제품과 시장을 하나로 연결해 준다. 따라서 제조업체는 제품으로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뿐만 아니라 문서로서도 경쟁을 한다(Value-in-Product). 사용자를 배려하고 유연하면서 모듈화된 매뉴얼은 국내시장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제 역할을 할 것이다(Value-in-Use). 이외에도 훌륭한 문서는 소비자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회사와 거래를 할 때 구매를 자극한다(Value-in-Purchase). 매뉴얼에 담을 메시지가 정해졌다면 디자인과 같은 세부사항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매뉴얼 표지가 시선을 끌고 정보를 전달하고 있는가?

-매뉴얼이 사용하기 편리한 크기인가?

-제본이 사용 조건에 적합한가?

-페이지 구성이 흥미를 끄는가? 너무 복잡하지 않고 뒤죽박죽이지는 않은가?

-각 항목이 그냥 한데 모아놓은 것이 아니라, 잘 짜여 있고 의도하는 바가 있는가?

-여백은 충분한가?

-제목 구조가 매뉴얼의 구성을 잘 드러낼 수 있도록 일관성 있는가?

-내용을 쉽게 찾을 수 있는 머리글, 바닥글이 있는가?

-읽기 쉽게 충분히 큰 글씨로 인쇄되어 있는가?

-상호 참조 기능을 사용하고 있는가?

-목차와 색인표가 있는가?

-개정하고 번역하기 쉬운가?

-매뉴얼 디자인이 사용자가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가? 매뉴얼이 읽기 쉽고 내용을 찾기 쉬워 보이는가?

 

다행히 오늘날 기술작가들은 컴퓨터 기술의 발달로 쉽게 고품질의 매뉴얼을 만들 수 있다. 특히 매뉴얼에 들어가는 그래픽은 텍스트를 보완해주고 아예 텍스트를 대신하기도 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물론 그래픽의 종류에 따라 장단점이 있다. 사실성이 필요할 때는 도면보다 사진을 넣고, 세부적인 사항을 강조할 때는 도면이 적당하다. 어떤 형태를 채택하든 텍스트처럼 신중하게 디자인해서 필요한 정보를 명확하고 읽기 쉽게 보여주어야 한다.

회사의 운명을 좌우할 안전경고문

기술작가에게는 가끔 제품에 대한 경고 라벨이나 매뉴얼에 포함될 경고문구를 작성하고 디자인할 임무가 주어진다. 이 작업을 위해서는 경고와 관련해 특정산업에 적용되는 법적 요건과 표준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경고문을 만드는 첫 단계는 사용자에게 위협이 될 만한 제품의 여러 측면을 확인하는 위험분석을 수행하는 것이다. 위험 분석이 되면 재설계를 해서 위험을 없애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불가피하게 경고 매뉴얼을 만들어야 할 때는 제품 자체의 경고와 일치해야 하며, 일반적으로 추가적인 변경 사항이 있더라도 동일한 지침에 따라야 한다.

경고문 작성과 동일한 원칙이 서비스·유지보수 매뉴얼에도 적용된다. 그러나 매뉴얼의 사용 대상과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내용, 스타일, 구성에 차이가 있다.

서비스 매뉴얼은 기술적으로 좀더 전문지식이 있고 주로 유지 및 보수 방법에 관심 있는 사용자를 위한 것이다. 따라서 매뉴얼에는 제품 시스템의 기술적인 배경이나 보수 방법에 대한 정보가 실려 있어야 한다. 사용자가 기술적인 전문지식이 있으므로 기술용어를 많이 사용하고 대화식 서술은 적게 사용한다. 이렇듯 사용대상과 목적을 확실히 정의하여 매뉴얼 작성에 반영해야 한다.

보통 매뉴얼을 만들 때는 두 가지 이상의 언어로 작성해야 한다. 어떤 언어로 옮기든 매뉴얼 용어를 표준화해야 한다. 또 작동 순서에 대해 설명보다는 그림으로 보여주고, 규격화된 구성에 따르며 독창적인 패키지로 마무리해야 한다. 처음부터 사전계획을 철저히 하면 어떤 언어로 옮기더라도 이해하기 쉬운 매뉴얼을 만들 수 있다.

지금까지 기술작가에게 요구되는 자질과 소양, 그리고 실제 매뉴얼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개략적으로 알아보았다.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사실을 깨닫게 된다. 기술작가는 마치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제품의 개발과 생산, 마케팅 과정에 관여하게 된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필자의 회사에서는 기술작가들에게 멀티 싱킹, 멀티 태스킹을 요구한다. 따라서 기술작가에게는 작업을 위한 충분한 시간, 정보 접근, 교육 그리고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그동안 기업들은 매뉴얼 작성이란 누가 하든 마지막 순간에 하는 귀찮은 업무쯤으로 여겼다. 그러나 매뉴얼은 제조회사와 소비자를 이어주는 가장 좋은 의사소통 수단이다. 기술작가는 제품과 소비자 사이에 통역자 역할을 한다. 그리고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기술작가들이 잘 만든 매뉴얼은 그 자체가 하나의 상품이다.

(끝)

 

글: 전철수 아이다큐 대표 charls58@idocu.co.kr

아주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에서 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삼성전자 메카트로닉스센터, 삼성중공업 산업전기사업부 등에서 근무했다. 현재 웹기반의 전자매뉴얼 작성과 매체 홍보업무 및 컨설팅을 전문으로 하는 ‘아이다큐’의 대표로 있다. 아이다큐는 2000년 6월 삼성전자 메카트로닉스센터에서 분사했다.

발행일: 2003 년 11 월 01 일 (통권 530 호)

쪽수: 114 ~ 123 쪽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