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집에서의 공양은 묵언(默言)의 수행이다.
수덕사 발우공양
충남 예산군 덕산면 사천리 20 / 수덕사 041-337-6565
발우공양이라 함은 승가의 전통적인 식사예법의 법도를 이르는데,
자신의 양대로 받아서 남기지 않고 먹는 습관은 예로부터
수행자들이 음식에 대한 탐심을 버리고
수행에 몰입할수 있는 보조수단으로의 역할이다.
덕숭산 수덕사는
현존하는 유일한 백제 사찰로 위덕왕(554~597)에 창건 되었으며, 선지 종찰로 인정되어 덕승총림으로 승격되었다.
현재 대한 불교 조계종 제 7교구의 본산으로 일대의 60여개의 말사를 지니고 있다.
그 역사가 깊고 깊듯, 수덕사와 함께 담긴 무수한 이야기도 깊고 깊다.
조선말엽, 전통의 법맥을 이어 선불교를 일으킨 경허스님을 시작으로, 일제 강점기를 지내신 만공스님이 그 뒤를 잇는다. 수덕사의 옛 이야기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만공스님은 제자로 만성스님과 일엽스님의 일대기와 바로 앞 수덕여관과 우리나라 최초의 신여성으로 불리는 나혜석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어 1940년 부터 벽초스님이 덕숭총림 2대 방장으로 추대 되어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것이 모두 수도이다"라 하여
지금의 수덕사를 이은 고승이다.
유서깊은 천년고찰, 수덕사에서 템플스테이의 하나인 발우공양체험을 한다.
발우공양의 자체는,
불교의 독특한 식사법이지만 부처탄생 이전인 고대종교 브라만교(흰두교의 원형)때 부터 인간의 자아를 탐구하던
수행자들이 끊임없이 떠돌며 걸식으로 배를 채우고 다닌것을 시작으로 볼 수 있다. 지금의 탁발의 형태다.
집없는 수행자들은 음식을 받기 쉽게 큰 그릇이 필수품이 되고 그것이 '발우', 인도말로 '발타라'이다.
무소유와 수행을 근본으로 삼는 불교에서도 이 전통을 답습하여 탁발하여 식사를 하였는데 이것이 지금의 발우공양의 시작이다.
부처님 당시의 발우는 발우하나씩을 들고 거리로 나가 음식을 탁발하여 일정한 처소로 돌아가 식사하는 방식이었는데,
북방불교권에서는 매번 탁발하지 않고 곡물, 야채등을 탁발하거나 시주금으로 사와서 사찰에서 직접 만들어 먹되,
대중방에서 모두가 둘러 앉아 법식에 따라 공양하는 것을 위주로 한다.
그러니까 부처님 당시에는 큰 발우하나를 썼으나,
언제부터인가 여러벌의 발우를 동시에 쓰기도 하며, 우리나라에서는 공양을 할때 4벌의 발우를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발우공양 체험이 아닌 공양간에서의 공양을 할때는 하나의 발우를 사용한다.
공양은
그 자체가 수행의 길이다. 식사를 단순히 배고픔을 해결함이 아닌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으며,
스님의 공양은 시주자들의 신심어린 공양물을 소비하는 것이기에 그렇게 시주받아 먹는 일이 결코 공짜로 대접받는 것이 되어서는 아니되며 반드시 그 이상의 이익을 시주자들에게 돌려줄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 들어 있다..
그렇게 올리는 시주의 공양은 그들로 하여금 복을 짓제 하기 위함이며, 몸을 의지하여 법을 수행하기 위함이다.
그렇기에 살을 찌우고 신수를 훤하게 하려고 이것 저것을 분별하여 먹거나 맛을 탐하여 필요 이상 많이 먹어서도 안되며,
식사때가 아닌때에 먹어서도 안된다. 음식이 좋건 나쁘것에 구애받지 않고 그 음식이 자기에게 오기까지의 수고한 많은 이들의 노고를 생각하며 감사하며 겸허한 마음으로 공양에 임하는 것이다.
절집에서의 시식사는 시간을 정확히 하여야 하며, 과식의 욕심은 없다. 그래서 절밥을 먹고 나면 쉬 배가 고프게 되는 이유인 것이다.
'밥 한끼 먹기를 뭐 이리 힘들게 먹나~' 라는 생각도 있겠지만,
그도 또하나의 수행과정이라 생각한다면, 굳이 뭐라 할 이유도 없다. 발우공양 자체가 스님들의 수행방식이고, 그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 체험을 하기 위한 과정의 하나가 발우공양체험으로 스님들의 식사 법도를 같이 따라 하는 것이니 미리 알고 간다면 미리 짐작은 가능하다.
일반인들이 평상시에도 이런 예법을 지켜 가기에는 쉽지 않으나,
절집에서의 공양이니 만큼, 알고 가서 공양을 받는다면 조금이나마 공양의 예절을 지키지 않을까 싶어 발우공양법을 생각나는대로 옮겨본다.
발우공양은 총림과 규모가 큰 대중사찰에서 지금도 이어져 오고 있으며,
그 법도가 '청정을 체로삼고, 위의를 상으로 삼으며, 적정을 용으로 삼는다' 한다.
청정은 공양을 받기 위한 마음가짐의 자세이다. 공양물, 공양받은자, 공양올린자가 모두 공한 것을 삼륜이 공한다고 한다. 이처럼 삼륜이 공하므로 발우는 그 바탕이 청정하며, 그 바탕이 청정하므로 공양에 임하는 모든 대중이 공양가운데 청정하며, 대중이 청정하므로 그 작법이 청정하다.
위의는 여법한 위의를 지키면서 수행자답게 먹는 과정을 말한다. 앉는 차례를 지켜 앉고, 주위를 둘러보지 않으며, 발우를 들어올려 먹지 않으며, 음식을 입안 가득 밀어 넣거나 맛으로 인한 얼굴 찡그림을 해서는 안된다. 이 음식이 나에게 오기까지의 과정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남기거나 버리는 일이 없도록한다.
적정은 공양을 할때 소리를 내지 않고 조용히 하는 묵언이다. 배식중의 발우를 들고 내릴때 조용히 할것이며, 수저를 달그락거리지 않으며, 발우나 수저를 떨어뜨려 큰소리를 내지 않도록 주의 하며, 음식을 맛거나 씹는 소리가 크게 나지 않도록 주의 한다.
좀 복잡스럽긴 하나
어디까지나 수행의 하나이며, 그것을 체험하고자 하는 목적이니 그대로 따라 해본다.
발우공양의 순서는 스님의 죽비 소리에 맞추어 진행된다.
발우공양 체험의 발우는 4벌로
밥, 국, 찬, 물을 담는 그릇이다. 담아져 있는 그릇을 안쪽부터 빼어 바로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놓으면 된다.
제일 큰 그릇이 밥을 담는 곳으로 젖가락이 들어 가선 안되는 곳이며
두번째 그릇이 국을 담는 곳이며,
바로위가 물, 밥그릇의 위가 찬을 담는 그릇이 된다.
제일 먼저,
밥 그릇에 적당량의 물을 받아 살짝 흔들어 물기를 적셔 주고,
물은 그대로 국그릇으로 옮겨 적셔 준다. 물은 다시 찬그릇에 옮겨 적셔 주며,
마지막으로 물그릇에 옮겨 놓고 수저와 젖가락을 적셔 준다.
처음에는 모두 동일한 양의 밥과 국을 받으며, 그 양이 나와 맞다면 합장을 하고,
모자르다 싶으면 추가로 덜어 받으면 된다.
이제 식사를 시작 하면 된다.
밥그릇의 단무지는 맨 마지막에 발우를 정리 할때 쓰이는 것으로
다른 경우에는 배김치나 숭늉으로 대신 하는 경우도 있다. 먼저 먹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한다.
식사를 마쳤으면 물그릇의 물을 밥 그릇으로 옮겨 단무지를 이용하여 깨끗이 씻어 주고,
물과 단무지를 국 그릇으로 옮겨 씻고,
마지막으로 찬그릇에 옮기에 씻는다.
그 물은 마시는 것 또한, 양념 하나도 내것이 아닌 나에게 오기까지의 감사를 드리는 수행으로
원칙으로는 마셔야 하나, 일반인의 체험시에는 그렇지 않아도 된다.
새물을 받아 다시 한번 같은 순서로 헹구어 주고
준비된 수건으로 물기를 가셔 준다.
처음과 같이 발우는 순서대로
포개어 넣고 위에 수저집과 수건을 올려 놓는다.
처음과 같이 되돌려 놓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발우공양 체험은 마쳐지게 된다.
수행자가 아니기에 법도에 따라 체험을 마치고 나면,
스님들은 그 그릇을 다시 깨끗이 닦으니 청결에 대해서는 염려 안해도 된다.
스님들과 한데 어울려 발우를 닦는다.
한끼의 식사이지만,
수행자들은 매일매일 이루어지는 수행의 길이다.
잠간의 체험으로 그것을 모두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나름의 법도와 의식이 있는 자리..
한끼의 식사도 소중함을 조금이나마 깨우치고 나온다면 그 또한 작은 득도(得道)를 한것리라.
오관게(오관상념게:五觀想念偈)
이 음식이 어디서 왔는고
내 덕행으로 받기 부끄럽네
마음의 온갖 욕심 버리고
몸을 지탱하는 약으로 알아
도업을 이루고자 이 공양을 받습니다.
by 박수동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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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길손旅客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09.07.21 저도 배고팠어요. 원래 절밥이란게 먹고나면 허기가 지는 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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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동글이 사랑 작성시간 09.07.21 ㅎ~ ~ 사진도 깔끔하고 .... 정말 멋집니다... 길손님 덕분에 어떻게 해야할지... 조금은 알것도 같습니다... 아직 배워야 할 일들이 산더미 같지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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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길손旅客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09.07.21 어혀~..이래 쓰시면 아니 되옵니다. 동글이님의 느낌이 가장 중요하지요. 블로거의 느낌을 그대로 적어 가는게 가장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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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라니 작성시간 09.07.21 와, 포스팅이 너무 훌륭하십니다. 알찬 글과 깔끔한 사진 즐겁게 잘 보고 갑니다! 제가 발우공양을 체험했을 당시에는 다먹은 그릇에 물을 넣고 헹구고 그 헹군 물까지 다먹었던 기억이 남아있는데..일반인은 먹지않아도 된다는..! 반전을 보고 가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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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길손旅客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09.07.21 참고로..저 많은 사람중에 그거...다 마신사람은 저 하납디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