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해졌습니다.
올해 붕어 볼 날도 얼마 남지 않은 듯해
잠시 짬을 내어 오빈낚시터를 찾았습니다.
관리실 앞 늘 앉던 자리에서 대를 펼칩니다.
채비 다 갖추어 놓고 깊은 숨 한번 고릅니다.
붕어 만날 기쁨에 가슴이 설레기 시작합니다.
조력을 떠나 이 순간은 누구나 같을 겁니다.
소풍 전날의 초등학생처럼 말입니다.
문제는 붕어들이 입을 쉬 열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번 주 들어 갑작스레 기온이 내려간 탓이겠지요.
하긴 사람들도 날 추워지면 움츠러들기 쉽지요.
조금 게을러지기도 하고 입맛을 잃기도 하니까요.
이럴 때는 그러려니 하고 기다리는 것이 상책입니다.
멀리 구름 낀 백운봉을 넋 놓고 올려다보다가
저수지를 두어 바퀴 돌며 잠시 상념에 젖어봅니다.
기다린 덕도 있었겠지요.
한줌 햇살이 저수지를 비추기 시작하면서
붕어들도 조금씩 활기를 찾기 시작합니다.
심심치 않게 올라오는 착한 붕어 덕에
가을 햇살 속 잠시 여유를 즐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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