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잎사귀 물들이지 말라고 했는데
빨갛게 물든 낙엽 한 이파리도
산기슭마다 산허리에 바람이 병풍을 치니
내 마음을 슬프게 물들게 한다
겨울이 아직 이른데 허락 없이
잎사귀 물들이지 마!
낙엽이 흩었다가 모이는 소리 귀 기울이니
풀벌레 소리에 귀가 따갑다
숲속에서 낙엽처럼 쌓이는 눈물도
울고 있는 나를 붉게 타는 노을에 맡기고
가을 사랑하며 지탱하자
여름이 올 때
가을이 소리 없이 온 줄 알았고
내가 허락 안 해도
나뭇잎에 물들인 줄 알았으며
이제는 가을도 나를 마음 깊이 들어 있는
서러움을 지워다오.
燦佰 전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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