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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같은 다실을 편백나무로 감싼 한옥으로의 변신

작성자고동일|작성시간24.05.02|조회수47 목록 댓글 0
아파트같은 다실을 편백나무로 감싼 한옥으로의 변신
 
광주 이경연 씨의 다실

겉으로 보기에는 도시의 여느 아파트와 다를 것이 없지만 편백나무로 감싼 방에 들어서면
이곳이 도심 속 아파트 공간이라는 것을 잠시 잊게 되는 이경연 씨의 다실.
평범한 아파트의 특별한 개조 스토리를 담았다.






개조 포인트 1
수집한 자료와 머릿속 생각을 노트에 체계적으로 정리한다


이경연 씨는 꽤 오랫동안 절에 다니면서 절 문화의 하나인 차를 자연스럽게 접했고,
20년 넘게 다도 생활을 해오면서 자신만의 다실을 갖고 싶다는 소망을 늘 마음속에 품고 있었다.
그러던 중 큰아이가 유학을 가면서 방 하나가 비어, 마침내 꿈에 그리던 다실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다실’ 하면 으레 한옥을 떠올리게 마련이지만 한옥은 관리가 불편한 데다 다실 때문에
당장 한옥으로 이사를 갈 수도 없어서 다실 공간만이라도 최대한 한옥의 느낌을 재현하기로 했다.
평소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았던 그녀는 그때부터 각종 인테리어 잡지에서 본 것은 물론 절에 다니며
눈여겨보았던 다실의 모습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외관에만 치우친 화려한 인테리어보다는
다도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실용적인 공간을 만들고 싶어서였다.
개조 포인트 2
자연친화적인 마감재를 선택한다

딸아이의 방을 다실로 만들까도 생각해보았지만 다실로는 안방만큼 좋은 공간이 없었다.
바로 뒤에 산이 있어 아파트 6층의 안방 베란다에 서면 나무와 하늘의 풍경이 그대로 눈앞에 펼쳐졌다.
방에 딸려 있는 드레스룸은 다도 도구와 차 등을 수납하기에 안성맞춤인 데다
화장실이 따로 있어 손님이 왔을 때 불편함 없이 사용하기도 좋았다.

다실로 만들 공간을 결정하자마자 본격적인 리모델링을 시작했다. 한옥과 가장 가까운 형태로 만들고 싶다는 이경연 씨의 요청에 따라 시공업체는 벽과 천장은 나무, 바닥은 황토로 만든 대리석으로 마감재를 결정했다. 특히 천장과 벽에는 천연 접착제로 편백나무 패널을 붙여 최대한 자연친화적인 공간으로 만들었다. 처음에는 나무 대신 닥지 벽지를 권했던 시공업체도 완성된 다실을 보고는 방 안에 나무 향기가 은은하게 풍기고 피톤치드 효과까지 볼 수 있어 마치 숲속에 있는 것 같다며 그녀의 뛰어난 안목에 감탄했다. 바닥에 사용된 대리석은 오랜 시간 구운 황토 성분을 기반으로 만든 것이라 한옥의 느낌을 유난히 잘 살려준다.

특히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열을 머금기 때문에 냉난방 가스비용이 덜 드는 실용적인 장점까지 있다. 다실은 시공 못지않게 관리도 중요하다. 예전에 이경연 씨는 지인에게 좋은 차를 선물했다가 그 지인이 차를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차는 다른 어떤 것보다 냄새에 취약해 보관에 특히 신경 써야 해요. 마치 제습기처럼 습기를 싹 빨아들이기 때문에 다실과 차를 보관하는 곳에는 음식 냄새가 스며들지 않도록 방문을 꼭 닫아놓아야 하죠.” 이경연 씨는 차를 보관하는 안쪽 깊숙한 창고의 문을 3중으로 닫아 늘 음식 냄새가 들어가지 않도록 조심한다. 다실에서는 음식도 절대 먹지 않는다고. 한편 차는 대부분 습도에 약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발효차는 다르다. 온도와 습도가 적당히 필요해 건조한 가을, 겨울에는 물을 담은 그릇을 다실 곳곳에 놓아 습도를 유지한다.


개조 포인트 3
아파트 베란다 공간을 알차게 활용한다

아파트에는 베란다가 있게 마련이다. 보통은 빨래를 널거나 화초를 키우는 공간으로 많이 사용한다. 이경연 씨네 안방 베란다는 채광이 좋은 데다 창문을 열면 깨끗한 산바람이 그대로 들어왔다. 그녀는 이곳에서 숲속 정자에 앉아 있는 듯한 여유로움을 즐기기 위해 아이디어를 냈다. 베란다를 한옥의 마루처럼 꾸미기로 한 것이다. 한옥으로 따지자면 안방은 사랑채, 베란다는 툇마루가 되는 셈이다. 하지만 베란다를 툇마루로 만드는 일이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았다.

배관시설 등의 문제로 베란다의 높이를 방과 똑같이 맞춰 연결할 수 없었던 것이다. 시공업체는 안방만 다실로 만들자며 반대를 하고 나섰지만 이경연 씨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베란다의 턱을 올려 보온 효과를 높이고 베란다와 방 사이에 한지로 만든 전통 문양의 여닫이문을 달아 한옥의 사랑채에서 툇마루로 건너가는 느낌을 자연스럽게 연출했다. 이렇게 해서 자연스럽게 2중창이 생겼고, 겨울에는 다실 안의 보온 효과까지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이 덕분에 이경연 씨 부부는 새벽녘이면 툇마루가 된 베란다에서 갓 우려낸 차를 마시며 계절에 따라 시시각각 옷을 달리 입는 산을 바라보게 되었다고. 부부에게 생활의 크나큰 낙이 생긴 셈이다.


개조 포인트 4
공간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인테리어 소품에 신경 쓴다

이경연 씨는 물론 남편 역시 다도에 관심이 많고 다실을 아끼고 좋아하다 보니 부부는 크고 작은 소품을 자꾸 사들이게 되었다. 다도 생활을 즐긴 지 벌써 20년이 넘은 만큼 차와 관련된 소품도 많다. 소품마다 담긴 사연과 추억도 모두 남다르다. 그녀가 특히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이라며 다기를 꺼내놓으며 말했다. “절에 봉사를 다니던 어머니 밑에서 자랐어요. 한 번은 경상남도의 통도사에 가서 스님과 함께 차를 마시던 중 단정하고 정갈한 다기가 맘에 들어 한참을 들여다봤어요. 스님은 절 아래에 위치한 헌공묘의 안성모 작가가 두고 간 것이라며 저에게 그 다기를 선물했어요.”

그 후 이경연 씨는 안성모 작가의 다기를 모으기 시작했고, 지금의 컬렉션을 갖추게 되었다. 해외 출장이 잦은 남편이 그녀의 생일이나 결혼기념일 선물로 사온 중국 전통 다기도 꽤 많다. 이렇게 해서 하나둘 모은 다기들 모두 추억과 이야기가 깃들어 있어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다실 곳곳에는 눈에 띄는 전통 소품도 많다. 특히 방으로 들어가는 통로 정면에 자리한 장(소반)은 그녀가 특별히 아끼는 고가구다.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나주의 대목장 강인숙 작가의 작품인데 현대적 기법이 아닌, 오직 전통 고유의 방식 그대로 만들어졌다. 차를 올려두는 차탁은 ‘티월드’ 등에서 따로 구입했다. 전시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입한 것이다. 차탁은 한번 구입하면 10년 이상 사용하기 때문에 구입하기 전에 다양한 차 박람회를 돌며 제품을 두루 살펴보고 구입하라고 이경연 씨는 조언한다. 또한 그녀는 다도 도구 하나하나의 가치와 추억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덩치 큰 가구나 그림 등은 전체적인 인테리어를 고려해 그에 걸맞은 것으로 구입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가구나 소품은 대부분 따로따로 구입하는데, 그때마다 소품 하나하나에 욕심을 부리다 보면 결과적으로 공간 전체의 통일성을 해치게 된다는 것이다.

차를 마시면서부터, 특히 다실이 생기면서는 부부 금슬도 더욱 좋아졌다. 다도에 대해 처음에는 시큰둥하기만 했던 남편이 지금은 누구보다 든든한 아내의 후원자라고. 본업인 사업 외에 예술에도 조예가 깊어 광주 ‘예술의 거리’에 소속된 문화·예술인들과의 모임을 자주 갖는데, 여기서 아내가 권유한 차를 모임 사람들과 한두 잔씩 나눠 마시다가 결국 모두가 자연스럽게 차를 즐기게 되었다. 아내가 권한 차를 한두 잔 마시는 정도였지만 건강 등 여러 부분에서 차의 효능을 체험하고부터는 스스로 전문적인 공부를 하면서 지식을 쌓아나가고 있다.

다실은 아내뿐 아니라 남편의 모임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특히 한 달에 두 번 격주로 진행되는 광주의 차 모임이 바로 이곳에서 열린다. 부부의 지인들을 비롯해 그들과의 인연으로 알게 된 스님이나 신부님도 함께하니 자연스럽게 종교의 벽이 허물어지고 다양한 사람들과 두루 어울리게 되었다. 그들과 좋은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부부만의 특별한 모임을 갖게 된 것. 이렇게 인연을 쌓아 나가면서 광주의 많은 예술인들은 부부의 다실에 작품을 놓고 갔고, 스님들은 종교화 등을 선물하기도 했다. 그것들을 다실 공간 곳곳에 하나둘 전시하다 보니 다실은 어느새 문화교류의 장이 되었다. 다실로 인해 부부는 좋은 취미를 공유할 수 있게 되었고, 남편은 금연과 금주로 건강까지 되찾았다고 한다. 주부의 소망에서 피어난 아이디어로 탄생된 아파트 속 작은 다실. 이 공간은 지금 이경연 씨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과 지인들에게도 새로운 활력을 주는 장소가 되고 있다.




1 차탁 옆에 두는 다기. 자주 바꿔가며 사용해야 하는 만큼 가지런히 정리해두었다.
이것으로 커다란 차탁을 채워 공간에 생동감을 주었다.

2 차탁 맨 끝에 파인 홈에는 다기를 닦을 때 사용하는 마른 손수건을 두었다.
수놓은 그림이 작은 연못 속에 피어난 연꽃 같은 단아한 느낌을 전한다.

3 다실 옆에 딸린 드레스룸. 공간에 통일감을 주기 위해 편백나무 패널로 마감했다.
한쪽에 놓인 돈궤는 엽전을 사용하던 시대의 안주인이 따로 돈을 넣어두던 것인데,
은밀한 곳에 숨겨야 집이 부자가 된다는 속설이 있어 소품이지만 다실 안쪽에 보관하고 있다.


4 다기를 전시하는 수납장은 벽에 사용된 것과 같은 편백나무로 짜 만들었다.
아끼는 다기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넣어두는 것만으로도 아트월 효과를 볼 수 있어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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