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중순 강원도 대관령 아래 진부 오대산역 뒤편 산골짜기...
고맙고 또 고맙게도 날씨가 더 큰 어려움을 더해주지 않았습니다.
골조 조립(Assembly) 나흘째. 마지막 고비... 일명 <찰주>를 임시 고정하고 그 위에
여덟 개의 상부 도리(Top Purline)를 연결하는 작업과정을 준비합니다.
바닥에서 찰주와의 높이는 대략 5.6미터... 안전하게 작업발판을 만들어 중앙에 찰주(
팔각구조물의 중심기둥)을 배치하고, 쐐기(Wedge) 등으로 높이를 최종확인하며 도리를
얹을 계획. 이 또한 처음 해 보는 시도이나 원리를 이해하므로 예상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염두에 두고 작업(조립)순서를 서로 공유합니다. 끝까지 안전하게...
찰주 위치잡고, 방사형 순서로 하나씩 차례차례...
높이가 있는 만큼 작업발판 위에서도 매우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만, 저저... 저런...
쌍둥이아빠는 너무나 태연하네요.
두 번째는 첫 번째의 반대위치.
안착!
그 다음은 이들과 90도 위치 가운데 그리고 이 반대위치... 이처럼 정확하게 4방위를
먼저 안착시킨 다음 찰주의 높이와 위치를 다시 한 번 조정하여 이들과의 연결 상태를
점검합니다. 오차범위 내 위치 확인!
다음 순서는 이들 사이사이 8방위 위치로 팔각 도리를 올립니다.
확인하여 안착시키고
또 다른 위치로 이동
다시 그 반대... 그리고
또 이동
마지막 위치...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안착시킵니다.
찰주와 도리의 연결 상태를 다시 점검하고 조정할 수 있는 부분은 미세조절. 바닥부터
6미터 높이의 이 지점까지 수제가공원목을 팔각구조로 연결(Joinery)해 그 틈이 5밀리
미터 내외, 1센티 미만으로 묶어두었다면 가공과 조립을 아주 잘 했음을 증명하는 것.
이런 결과를 이뤄내기 위해 수고한 스태프들에게 매우 고맙고 스스로 아주 만족합니다.
다시 한 번 최종 확인하고 길이300센티 스크루 볼트 16개로로 찰주와 결합시킵니다.
어쩌다 보니 1톤 체인블록이 두 개, 임팩트드릴도 2개가 되었는데 특히 체인블록이
두 개가 아니었으면 어쩔 뻔 했나 싶을 정도로 유용했습니다.
쌍둥이아빠가 나더러 일흔 살까지는 이처럼 골조 위를 오르내리라지만 이전과는 달리
자꾸 다리에, 발가락에 힘이 들어갑니다. 뭔가 불안하다는 신호로 봐야죠. 에궁~
나흘 째 점심시간 전, 이렇게 원목골조조립이 모두 끝났습니다. 필로티 위 마루작업과
적삼목(Red Cedar) 토대 깔기를 마치고 난 다음부터 꼭 사흘 반. 현장여건을 생각해서
나름 많은 준비를 한다고 했음에도, 사이사이 새롭게 작전을 짜며 이끌어 왔음에도...
이만큼의 시간이 걸렸네요. 내심 이틀이면 다 마칠 수 있지 않겠나? 하고 있었거든요.
연 초부터 대략 열 달 가량... 상상하고 꿈꾸고 계획하고 실행하고 수정하기를 반복한
시간들 그 여정이 주마등처럼 스쳐가고 있습니다. 막연했던 꿈이 현실로 드러났습니다.
통나무빌더로서 절정의 순간, 그동안의 수고를 확인하고 알몸 그대로인 아름다운 원목
구조를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 바로 지금입니다. 곧 대부분은 지붕으로 가려질 것이나
가까이 다가서고, 안으로 들어가면 더 웅장한 모습으로 그 자태를 드러내 보이겠지요.
깊은 신뢰가 바탕에 깔려있는 ‘기대’로 나에게 상상하고 꿈꿀 기회를 주신 집주인께
감사합니다. 애초의 기대에 얼마나 화답하고 있는지... “가능한 만큼 지원하겠다!”
앞으로도 내가 더 많은 상상을 할 수 있기를 바라시니 더 할 나위 없이 또 감사할 뿐.
작업 초기부터 내내 수고한 만주르와 프라하 그리고 아들... 절실한 시기에 딱 맞춰서
합류한 아놀드와 쌍둥이아빠... 모두 모두 고맙네.
뱀발 – 팔짱을 낀 이유는 춥고 손이 시려서 임. 절대 폼 잡을 의도가 아니ㅇ...
행복한집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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