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과 난간작업을 소개합니다.
통나무집의 철(쇠)제 난간과 조명기구 등은 목재와 어울릴 때 장식성이 강하게 드러나므로
순순 원목구조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 왔으며, 실제 북미와 유럽에서는 내부 인테리어에
광범위하게 적용하고 있지요.
나 또한 일찍이 난간을 포함한 철제장식에 대한 의욕이 많았으나 실제 전국 지역을 다니다
보면 마땅하게 일을 맡길 업체를 교섭하기조차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청주 캐빈을 상담하러 다니던 중에 알게 된 이 업체를 의뢰해 처음으로 금당통나무집 2층
다락방 난간 일부를 철제로 완성했지요. 그때만 해도 평창은 멀다 해서 내가 실측하고 대략
도면을 그려 해당 업체에 직접 주문했으며 다시 완제품을 찾으러 청주에 가서 트럭에 싣고
평창으로. 그해 추석 이틀 전쯤 아들과 둘이 설치했던 기억입니다.
아무래도 아쉬워서, 작년에는 진부통나무집 난간공사하기 전에 다시 상담을 했는데 역시나
멀다며 어렵게 거절하기에 일산의 다른 업체를 수소문해 진부통나무집 난간을 만들었어요.
삼세번 도전. 이번에는 현장이 괴산 칠성면이니 청주에서 거리가 멀다하지는 못할 것. 지난
토요일 아내와 청주작업장을 방문했고, 바로 다음날인 일요일 오후 현장에서 만나기로.
그렇게 해서 오늘 이렇게 철 단조 난간을 설치했습니다. 현장에서의 작업시간은 그야말로
순식간. 일을 마치고 헤어지기 전에 당부했지요. “내가 일의 양으로 보자면 보잘것없으나
이러저러하며, 앞으로는 철 제품 일을 더 잘 하고싶으니 협력해 주면 좋겠다. 현장이 다소
멀다 해도 필요할 때 와 주면 상응하는 보상을 할 것.” 그도 약속하고 돌아갔습니다.
집은 짓기 나름이라지만, 통나무집의 계단 또한 만들기 나름. 내 스스로 비교해도 전과는
그 다름을 실감합니다. 원목 구조와 계단 발판, 핸드레일… 일반주택이나 목조주택처럼
흔히 벽에 의지해 만드는 매립형이 아니라 원목노출형 계단을 만드는 것은 구조는 물론
조형적인 측면까지 정말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한답니다.
내게 그 절정은 진부통나무집 외부 원목 노출계단을 만들 때였는데, 고민하고 고생한 만큼
만족스런 결과를 만들어서 보람이 있었지요. 대게는 공간배치 때문에 계단면적을 넉넉하게
잡지 않기 때문에 원목 노출계단을 만드는 게 어렵다는 생각을 뼈저리게 하고 있습니다.
함평과 괴산통나무집의 계단작업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고민하고 망설였는지, 과연
“집짓기보다 훨씬 어렵구나!” 하고 한참동안 끙끙거렸어요. 특이 이번에는 두 집 다 계단
참(Landing) 중간에 기둥을 세우지 않는 구조를 효율적으로 만든다고 애 많이 썼네요. ㅎㅎ
그러면서 다음부터는 계단공간을 지금보다 10퍼센트 이상 더 크게 잡아야겠다고 결심.
우리가 계단과 난간을 마무리하는 동안 한편에서는 욕실 샤워부스를 설치하고, 주방에서는
조리대와 개수대 등 가구를 설치하느라 대단히 복잡.
이번에는 비교적 표준적인 제품. 원목과의 어울림을 고려해 발코니 난간은 철제로 마감하고
계단 난간에는 목재로 손 스침(Handrail)로 마감할 계획. 목재 핸드레일은 작업장에서 받아
사포질과 스테인 마감으로 다듬었고, 랩으로 정성스레 포장해 왔습니다.
목재 핸드레일을 얹자 마자 부드러움과 예쁨 폭발.
점점 내장(인테리어)목수가 되고 있는 프라하. 안주인은 ‘금손’이라는 표현을 쓰셨어요. ㅎ~
단면정리와 연결 부분 사포로 다듬고 에코그렉씰 스테인 칠로 마무리. 아직 원목에 바니쉬(
Varnish)계열의 칠은 마음속에서 받아들이지 않고 있어요. 최고급 스테인이 아니면 내장이나
가구류는 옻칠 성분으로 갈 생각을 하고 있는 중.
정리와 청소까지 끝내고 잠깐 다락방 발코니와 거실 전면창을 바라봅니다.
나무와 쇠의 어울림!
이사 짐 정리를 대강 마쳤을 3월 중순에 다시 내부구경 시켜드릴 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