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80여개의 부재 중 1차분 22개의 원목부재를 제재(필요한 면 평면절단)하는 중.
낭만이라고는 하지만, 전 같으면 원목을 이리 저리 굴려 면을 보고 양쪽에서 작도하고
다시 돌려가며 먹놓고 또 돌려서 Chain-saw 커팅(평면절단) 후 전동대패질을 반복하며
땀을 뻘뻘 흘릴 만큼 고된 일입니다. 체인 쏘웍(Saw work)의 기본기를 익히는 유익한
과정으로서의 의미가 있고, 나름 즐거운 추억도 있습니다만.
이런 호사스런(^^)환경을 누린 시간이 어느덧 3년 째...
어떤 면에서는 골조작업 할 때마다 이런 환경이 작업자 한사람 이상의 몫을 너끈하게
해낸다 할 수도 있는데 이는 포스트&빔 통나무집 원목작업과정에서 인력을 기계기능과
비교하는 효율적인 측면에서 그렇습니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점은 평면절단(Flat Cut
제재)한 원목부재의 ‘품질관리’에 있습니다.
삼만삼천가지가 넘는 Chain Saw Work 의 매력은 Full Log, Full scribed Log Home
원목작업에 있다는 굳은 믿음에는 변함없습니다. 그렇기에 북미에서도 Post & Beam
원목구조에 필요한 평면을 얻기 위해 Chain Saw를 이용한 여러 절단 기구를 만들고
활용해 왔으며, 최근에는 당연하게 소형제재기를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중입니다.
물론 여전히 풀 나치 가공작업 위주이기 때문에 포스트&빔 작업이 많은 우리 보다는
절실함이 그만큼 덜 하겠죠.
팀버(Timber 사면 제재한 각재) 활용이 많은 유럽방식의 중목구조는 응당 제재소에서
제재가공하고 필요에 따라 자연건조와 인조건조과정을 거친, 사각 원목을 사용합니다.
행복한집짓기에서도 강원 봉평과 경북 의성 그리고 장성 A프레임통나무집 원목작업은
4면 제재가공하고 3주간 인공건조를 거친, 품질 좋은 홍송 원목을 사용했답니다. 그냥
더글러스 퍼 통나무 생목을 체인쏘 4면 제재 가공한 경우와는 차원이 달라요.
비 가림 작업장과 제재시설의 가장 큰 장점은, ‘야외에서 작업하던 시절’보다 비교적
‘더 정밀한 사각(직각)부재’를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레일의 수평을 잘 유지하고
작업요령을 터득하면 훨씬 정확한 직각(Square, Right Angle)평면을 가진 원목부재를
만들 수 있지요. 작도, 먹놓기, 체인 쏘웍, 전동대패작업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미세한 오차의 총합을 줄이는 효과가 있음입니다.
거기에다 작업자들만 아는, 삼면 이상 평면절단 할 때 생기는 스파이크 자국이라든가
전동대패작업하면서 자주 경험하는 대패 날 자국과 숙련정도 차이에서 오는 결과 몫,
그리고 무엇보다 체인쏘 평면절단을 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많은 수고와 피로가 대폭
줄어든다는 것.
여기에 더해 일련의 가공작업과정 그리고 가공을 마친 완성제품을 그늘에서 보관할
수 있으므로, 현장이동 전 (대기노출결과)급격한 건조로 인한 변형과 손상을 미연에
방지하는 효과를 얻게 된답니다.
그러면 필링은? 어찌해야 할까요...
미국이나 캐나다 산지와는 상황이 다른 국내에서 더글러스(Douglas Fir 전나무속)는
흔히 미송이라 불리는데, 국내 소나무처럼 껍질이 두껍고, 표피와 단단히 붙어있어서
Peeling(껍질 벗기기)에 애를 먹고는 합니다. 때론 두렵죠.
다음 주에나 한 명이 보충되기 때문에 처음에는 나까지 세 명이 덤볐는데, 하필이면
이제 막 배에서 내린 놈들이라 70퍼센트 껍질이 빽빽한 상황. 미리 근력단련을 조금
했다(?) 해도 한참을 편히 굴린 몸이라 어찌 힘들던지... 헥헥 오전에 여섯 본 벗기고
다음을 기약했지요. 그리고 물에 젖은 나무껍질을 벗기기가 바짝 마른상태보다 훨씬
유리하기 때문에 비가 온 다음날을 노려 아침 두 시간 오전 티타임 전까지 필링하고
그날 작업에 들어가기를 반복했습니다. 다음 주부터는 상황이 좀 나아지겠지요.
십여 년 전까지 한 때 북미 산지에서 박피(껍질 벗기는)기계를 활용한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모양입니다. 그 과정에서 원목표면에 기계자국 등 상처를
많이 만들거든요.
넘버링, 중심선 먹놓기, 부재 규격 표시하고 장부(Joinery)그리기 그리고 모든 치수
확인 후 가공작업 개시! 엣지 스카프(Scarf) 역시 전에 설명한 적 있고요...
봉평통나무집(Timber Home) 원목작업 할 때부터 이전과 다른 작업 기준을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Chain Saw로 다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더 많은 도구를 활용해서라도
보다 정교한 Joinery를 만들자!”
그리고 2년 전 현재의 작업장으로 이전하면서 다시 한 번 이를 확인했어요. “체인쏘
플랫커트와 대패질에 들이는 시간과 수고를 줄이는 대신 그만큼의 노력을 기울여서
세부 가공 수준을 끌어올리자.”
체인쏘로 원목가공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면에서 효과적이라 할 수는 있어도 모든
작업자들이 체인쏘로 정교한 일을 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체인쏘 마무리는 전동 원형톱이나 손대패, 끌 보다는 거칠어요.
다시 몇 년 만에 하루 종일 체인쏘를 들고 일을 했더니, 저녁이면 무림의 고수들만이
누린다는 삭신(??)쑤시기를 맛보고 있습니다. 기절하듯 잠을 잔다는군요. 하이고~야!
완성된 부재는 스테인까지 발라 한편에 쌓기 시작.
어제는 비가 왔지만 하루 종일 원목골조 가공작업을 했습니다. 실내작업실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기도 하고, 그제 한나절 동안 크레인 안전검사 받느라 일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종일 내리는 비로 다소 침침한 분위기임에도 일에 집중했어요.
“비가와도 이처럼 작업할 수 있다는 거!” 하면서요... 좋기도 하고, 아니기도 합니다.
건축주, 건축사무소와 협의한 공정상 일정은 6월 초순에 기초공사를 하고, 열흘 정도
말린 다음 토대작업 후 현장이동 할 예정. 집터가 대지여서 농지전용절차가 생략되는
바람에 애초의 예상보다 보름 정도 인허가 기간이 단축되었습니다. 물론 구조계산 등
건축사무소에 긴밀하게 협력한 덕분이죠. 하여튼.....
투 비 컨티뉴 ~ 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