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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어디에도 없는 필립섬 펭귄들의 밤 퍼레이드

작성자최준희|작성시간23.04.30|조회수22 목록 댓글 0

몰라봐서 미안하다 사랑한다 멜버른

 멜버른 시티에서 100㎞ 떨어져 있는 자연생태섬 필립(Phillip) 아일랜드는 청정 바다와 내륙의 매력을 두루 갖춘 모닝턴 반도 동쪽에 있다. 섬의 크기는 수원시의 2배가량인 260㎢이며, 산래모 해안과 연륙교로 연결돼 있다.

멜버른은 남서쪽 질롱방향 벨라린반도와 남동쪽 모닝턴반도를 두 팔 삼아 동그란 바다를 감싸안고 있다. 이른바 ‘멜버른 허그(hug).’

▶필립만 밖에 있는 필립섬의 가치= 필립섬이 이 만(Bay)의 바깥에 있음에도 만의 이름을 ‘포트 필립’이라 했을 정도로, 빅토리아주 남부에서 필립섬의 가치는 그레이트오션로드 만큼이나 크다고 여겨진다.

자식 먹일 음식을 2~3일간의 목숨을 건 조업끝에 배에 채운, 닭 만한 페어리펭귄이 해질녘 퇴근하고 있다.

남쪽 해안은 우리나라의 제주도격인 타즈마니아섬을 마주하며 파도가 비교적 거친 배스해협에 면하고 있고, 꼬불꼬불한 서쪽 해안은 웅장한 해안 절벽이 장관을 이루는 곳으로, 닭 만한 크기의 귀여운 페어리펭귄의 집들이 있는 곳이다.

필립섬이 자연공원으로 지정된 것은 무엇보다 이 리틀펭귄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물론 이곳에서 서식하는 바다표범, 라군에서 노니는 블랙스완, 캥거루를 닮은 짙은색의 왈라비, 코카두앵무새, 두 발 걸음도 가능한 사구토끼쥐 쿼카 등 역시 보호대상이다.

필립섬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페어리펭귄의 가족사랑 집단퇴근길 퍼레이드이다. 세상에서 빅토리아주와 남호주에서만 볼수 있다. 해마다 수만명이 조업을 마치고 귀가하는 펭귄의 행진을 보러 온다. 펭귄퍼레이드 비지터센터는 이곳의 가치를 고귀하게 여기고 있음을 시위하듯 예술적으로 지어졌다.

펭귄퍼레이드 방문자센터를 외계 비행체 처럼 예술적으로 지어졌다.

일몰 직후 저녁마다 남서쪽 해변으로 돌아오는 펭귄의 수는 2000마리 안팎. 지난 2월27일엔 일몰후 40분간 측정결과 2222마리가 귀가했다. 측정시간 외 귀가자를 포함하면 더 많다.

펭귄은 하루에 최대 51㎞를 헤엄치며 먹이를 사냥한뒤 동네별로 무리 지어 필립섬에 퇴근한다.

▶리틀펭귄 퍼레이드 관람법= 페어리펭귄 퇴근 퍼레이드 관람법은 세가지이다. 펭귄 스카이 박스는 해설을 들으며, 별도의 안락한 전망박스 속에서 셀룰로이드 투명창을 통해 펭귄들의 걸음걸이와 자태를 자세히 볼수 있다. 가장 흔한 방법은 계단식으로 되어 있는 의자에 앉아 펭귄이 오는 모습을 보는 것이다. 티켓을 업그레이드하면 지하에 있는 관람석에서 지상으로 난 유리 창문을 통해 펭귄을 더 가까이서 볼 수 있다.

“하이고 힘들어라..사람 구경이나 좀 하자” 제주해녀 같은 생활력으로 자식사랑을 가득 품고 퇴근하는 페어리 펭귄

일석삼조 관람법은 이렇다.

퍼레이트 초반 계단식 나무의자에 앉아 바다에서 막 나온 펭귄들의 상륙을 지켜보다가, 지하 박스로 옮겨 그들의 걸음걸음을 자세히 관찰한다. 이어 퍼레이드가 대규모로 이어질 경우 오히려 바다에서 먼, 관람석 진입데크길로 후퇴해 보면 긴 행렬과 각 자 집으로 흩어지는 모습을 관찰하게 된다. 이 3단계 관람법을 모두 이행하기 위해 몸을 움직일 때 퍼레이드를 방해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이동하자.

“하이고, 이넘아 왠 뽀뽀여~” 페어리펭귄 가족의 볼뽀뽀.

새끼들은 부모가 돌아올 시간이면 둥지 앞에 마중 나와 울어댄다. 마치 우리와 닮은 따뜻한 가족애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다.

자식 먹일 음식을 잔뜩 배에 담아 뒤뚱거리며 해변에 나타나, 스위트 홈인 자기 굴로 돌아온다. 99.9%가 자기집을 잘 찾지만 어쩌다 남의 집앞을 서성거리던 펭귄과 주인펭귄이 소리를 지르면 싸우기도 한다. 보통 새끼를 한 마리 낳지만, 상황이 좋을 때에는 새끼를 두 차례 낳기도 한다.

한 어미펭귄은 자신보다 7~8배 덩치 큰 왈라비가 자기집 앞을 서성거리자 째려보고, 이에 왈라비는 한동안 몸을 움직이지 못하다가 언덕 위로 되돌아갔다. 사람이든 펭귄이든 엄마는 가족앞에서 무서울 것이 없어진다. 사진 촬영이 금지되는데, 휴대전화의 플래시 조명에도 이 작은 펭귄이 시력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필립섬 코알랍 보호센터

▶흑조의 호수, 오리 몰고다니는 블랙스완= 펭귄 퍼레이드 외에 가볼만한 곳은 ‘흑조의 호수’ 블랙스완 라군, 처칠 아일랜드, 코알라 보호센터이다. 이 밖에도 자연환경 그대로 야생동물을 볼 수 있는 곳은 릴 인렛(Rhyll Inlet), 울라마이(Woolamai), 노비(the Nobbies) 지역이다.

공원 스태프들의 노력 속에 필립섬 야생동물보호구역은 3년 연속 빅토리아주 관광상을 거머쥐는 역사를 남기기도 했다.

필립섬의 왈라비
한국인들이 ‘흑조의 호수’라고 이름 붙인 필립섬 라군

필립섬 코알라 보호 센터(Koala Conservation Center) 데크 산책로 사이사이 나무에서 느리게 움직이는 코알라를 만나는 곳이다. 조금 일찍 문을 닫기 때문에 필립섬에 가서 가장 먼저 살펴 볼 곳이다.

블랙왈라비가 필립섬 들판에서 껑충껑충 뛰노는 모습과 잔잔한 호수 위에 블랙스완이 유유자적 떠다니는 풍경은 대조적이다. 몸집이 커다란 블랙스완은 자기 새끼가 아닌데도 오리새끼들을 몰고 다녀 이채롭다.

큰 대륙과는 뚝 떨어진 호주의 필립섬의 야생동물은 이처럼 모든 개체가 색다른 모습, 색다른 인상을 주고, ‘생태학적 상대주의’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힌다.

필립섬의 부속섬 처칠아일랜드

▶필립 부속섬 처칠아일랜드= 멜버른 동남쪽 내륙의 서쪽끝 산래모 해안에서 연륙교를 타고 필립아일랜드로 들어가는 초입 오른쪽에 필립섬에 딸린 조그만 처칠섬이 있다. 소가 한가로이 노니는 농촌, 보존구역으로 지정된 청정 어촌 풍경, 오래된 이 마을 유적을 감상하면서 카페 데크에서 차 한잔 마시며 목가적인 전원의 삶을 느껴보는 곳이다.

전통적 관리인인 부누롱(Bunurong)족의 수만년 삶의 흔적, 이 섬에 사는 특이한 기러기의 길고 카랑카랑한 목소리, 풀이 무성한 목장과 누렁소의 한가로운 “음메”소리 모두 정겨운 곳이다.

유럽인들이 정착한 이후엔 부유한 사람들의 농장이자 여름 휴양지였다. 빅토리아 정원은 전통적인 전원과 유럽의 미학이 잘 조화를 이뤘다.

처칠섬 일대 바다풍경을 관람하는 레인저토큰데크

농장에서는 양털 깎기, 젖소 젖 짜기, 근세의 마차타기, 채찍질하기 등을 목도하고 체험할 수 있다. 웨스턴 포트 베이의 바다풍경도 일품이다. 채찍은 잘 휘두르면 “윙-위이잉” 하며 공기를 때리는 멋진 타악기로도 기능한다. 채찍은 팔기도 하는데 25만원쯤 한다.

다른 대륙에서 보기 힘든 동물을 많이 가진 호주는 자연보호 세계 1위 국가이다. 동물보호를 위해 금지하는 행동을 여행자가 되풀이할 경우 스태프가 달려와 “고 유어 홈!”이라 강력 경고하며 멱살잡이까지 한 사례가 있을 정도로, 필립섬 동물보호에 진심인 빅토리아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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