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자 꽃 향기 번지는 뒤뜰 마당에서, 나는 오늘도 된장국을 끓이네.
집 안 가득 냄새가 밸까 봐
구수한 냄새조차 조심스러워
비가 잠시 그친 젖은 마당 한 켠에 작은 버너 하나 놓고
된장국을 끓이고 있네.
고향은 아직 내 안에 살아 있는데, 막상 돌아가려 하면
마음만큼 가까운 길이 아니고
품 안에 안겨 재잘거리던 딸들은, 어느새 저마다의 계절 속으로 걸어가 이제는 저만치 에서 가끔 안부처럼 웃고 있네.
구십을 바라보시는 노모는
새벽마다 "내 이름 불러 기도하신다" 하시며
늘 건강해야 한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당부하시네.
아... 이제야 나는 알 것 같네.
사람은 밥으로만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염려와 기다림, 끝내 다 갚지 못할 사랑의 빚으로
하루를 살아간다는 것을...
치자 꽃 하얗게 피어난
이 먼 타국의 뒤뜰에서
된장국 냄새가 퍼지는 오후에
나는 치자향보다 더 진한
그 사랑을 조금씩 받아먹으며
이렇게 살아가고 있다네.
다들 잘 지내시죠?^^
여긴 날이 여름이 되었어요. 모두 건강한 주말 보내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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